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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용두사미’ 대입개편, 시민은 없었다

성시윤 교육팀 기자

성시윤 교육팀 기자

“일본이 대입 시험을 논술·서술형으로 개혁하려다 ‘용두사미’가 되고 있어요. 원인이 무엇이었냐 하면 일본이 미래역량평가에 합당한 문제를 채점할 능력을 아직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7일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가 현재 중3에게 적용할 대입개편 권고안을 발표했다.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 김진경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개편이 얼마나 지속돼야 할 것으로 보느냐”는 기자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이렇게 말머리를 꺼냈다.
 
김 위원장 답변에서 나온 ‘논술·서술형’ ‘미래역량’ 같은 용어는 이번 대입개편 논의에선 별로 등장하지 않았다. 국가교육회의가 정한 대입개편 공론화 범위 밖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공론화 범위는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위주 전형과 수능 위주 전형 간 비율을 어떻게 할 것이냐,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활용을 대학 자율에 맡길 것이냐, 수능을 현행대로 상대평가로 할 거냐, 아니면 전 과목 절대평가로 전환할 거냐였다.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대입개편특위 위원장이 7일 대입제도 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대입개편특위 위원장이 7일 대입제도 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국가교육회의 제도는 이 정부에서 처음 생겼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입에 손댄 것에 대한 반성에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1993년 도입 이후 최근까지 25년간 19번 바뀌었다. 이번 권고안에 따라 현재 중 3 대상 대입에서 제2외국어·한문에 절대평가 방식이 도입되면 20번째 변화를 맞는다.
 
현재 중 3 대상의 대입 개편처럼 단기적 이슈는 국가교육회의가가 논의할 대상이 아니었다. 적용 시점이 너무 촉박해서다. 결국 이번 논의는 ‘어떻게’ ‘허용할 것이냐, 말 것이냐’ ‘상대평가냐, 절대평가냐’ 위주의 질문들로 치환되면서 ‘기술적(technical)’ 문제가 돼버렸다.
 
기술적 선택은 공론화 대상일 수 없다. 국민 혹은 시민이 가치를 선택하면 이를 어떻게 실현할 것이냐는 전문가, 교육 당국의 몫이다. 그러나 이번 대입 개편 논의에선 전문가들의 책임을 시민에게 떠넘겼다. 시민의 결정은 함부로 바꾸기 어렵다.
 
김 위원장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수능 출제·채점기관)이 논술 채점 능력을 갖추기까진 최소 7~8년, 길게는 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 그런 실력이 갖춰지기 전에 섣부른 대입개편은 안 좋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으로 10년간은 대입 개편 논의는 하지 말자는 얘기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공론화를 거치고도 우리는 대입이 장기적으로 추구할 가치조차 제대로 논의하지 못했다. 공론화를 ‘전가의 보도’로 꺼낸 정부가 공론화라는 제도를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성시윤 교육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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