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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냉방권은 기본권 … 전기요금 체계와 수급계획 재검토해야

정부가 7~8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현재 3단계인 누진제 구간 중 1·2단계 구간의 상한선을 각각 100㎾h씩 올리기로 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가구당 전기요금이 평균 19.5%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례없는 폭염에도 전기요금이 걱정돼 에어컨 트는 것을 겁냈던 소비자가 반길 소식이다. 하지만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이런 졸속 처방이 바람직한가는 다른 문제다.
 
한국의 여름은 계속 무더워지고 있다. 삶의 질이 올라가면서 에어컨도 사실상 필수품이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4년 가구 에어컨 보급률은 9%였다. 이 비율이 가장 마지막으로 조사했던 2013년에는 78%에 달했다. 지금은 최소 80%는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의 생활 패턴이 이렇게 변했는데 국내 사용량의 13%를 차지하는 가정용 전기에만 누진 요금제를 적용하는 건 불합리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누진제는 전기를 많이 쓰는 가구의 부담을 늘려 전기를 절약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1974년 도입됐다. 이후 누진제 요금은 2004년에 6단계 구간에 최대 11.7배 요금 차이로 벌어졌다. 정부는 2016년 12월 3단계 구간에 최대 3배 요금 차이로 축소했지만 여전히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크다.
 
전기를 낭비해선 안 된다. 하지만 재난 수준의 폭염에 요금이 부담돼 에어컨을 못 틀면 국민 건강에 문제가 생기고, 경제의 생산성도 떨어진다. 그런데도 정부는 근본적 해법보다 매년 임기응변 대응만 해왔다. 이번 기회에 누진제를 없애는 것을 포함해 전기요금 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재정비가 필요한 이유다. 이 과정에서 저소득층의 전기요금 부담이 커지면 다른 지원책을 마련하면 된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전력 수급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2017~2031년)에서 올여름 최대 전력 수요를 8750만㎾로 예상했다.  
 
지난달 24일 전력 수요는 9248만㎾에 달해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안정적 전력 수급 기준으로 삼았던 예비전력 1000만㎾, 예비율 11%는 툭하면 깨진다. 예상보다 수요가 넘치다 보니 국민은 언제 대규모 정전(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할지 불안하다.
 
이렇게 기본계획의 예상이 틀리는 건 정부가 탈(脫)원전 논리를 뒷받침하기 위해 전력 수요를 의도적으로 낮게 전망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여름 폭염과 겨울 혹한이 일상화하고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하면 전기 수요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정부는 탈원전 도그마에 빠져 공급 확대책은 찾지 않고 한시적인 요금 인하 같은 일회성 대응만 하고 있다.
 
달라진 전기 소비 형태와 경제 환경을 바탕으로 정부는 장기수급 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 그 첫걸음은 탈원전 정책 재검토다. 안정적 전력수급 대책이 없으면 경제 발전과 개인의 후생 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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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