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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교사 1만5000명 더 채용 … 1조2000억 추가 재원 숙제

어린이집 보육서비스 지원체계 개편을 위한 보육지원체계 개편 TF 정책토론회가 7일 오후 서울 한국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패널로 참석한 전문가·부모·교사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어린이집 보육서비스 지원체계 개편을 위한 보육지원체계 개편 TF 정책토론회가 7일 오후 서울 한국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패널로 참석한 전문가·부모·교사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7일 제시된 보육 개편안은 ‘박근혜 지우기’ 성격이 강하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지난해 청문회에서 “맞춤형 보육을 폐지하겠나”라는 질문을 받고 “그런 방향으로 가겠다. 종일반을 기본으로 운영하겠다”고 답변했다. 보육과 거리가 먼 비전문가 장관 후보가 불쑥 폐지를 약속했고, 올 들어 지방선거가 끝나자 밀어붙이고 있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는 박 전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다. 개인 사정에 맞게 필요한 복지를 제공하는 게 기본 개념이다.  그 중 하나인 맞춤형 보육은 전업주부 0~2세 아동의 어린이집 이용을 제한하고 맞벌이부부 이용을 쉽게 하는 게 골자다. 정효정(중원대 보육학과 교수) 한국영유아보육학회장은 “맞춤형 보육은 무상보육 도입 이후 아이들이 무조건 어린이집으로 내몰리는 현상을 수술하기 위한 제도”라고 평가한다. 2012년 국회가 갑자기 0~2세 무상보육을 시행하자 임채민 복지부 장관이 손보려다 국회 반발에 부닥쳐 실패했고, 이게 진화해 맞춤형 보육이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0~2세의 어린이집 이용률이 30%를 넘지 않도록 권고한다. 하지만 0~2세 아동의 이용률이 매년 올라가 지난해 52.6%가 됐다. 주당 이용시간은 38시간(2015년)으로 OECD 평균(30시간)보다 길다. 맞춤형 보육은 일부 효과를 냈다. 지난해 맞벌이가정 아이의 어린이집 이용시간이 2015년 7시간38분에서 지난해 7시간58분으로 늘었고, 전업주부 아동은 29분 줄었다. 개편안 시행은 무상보육의 효율화 포기를 뜻한다.
2015년 1월 29일 인천 남동구에 있는 한 국공립 어린이집을 방문해 그림수업을 참관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청와대사진기자단]

2015년 1월 29일 인천 남동구에 있는 한 국공립 어린이집을 방문해 그림수업을 참관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번 ‘기본보육+추가보육’ 개편안이 시행되면 기본보육시간(무료)이 7시간 또는 8시간으로 늘어난다. 현재 약 20%의 아동이 오후 5시까지 남아 있는데, 개편안이 시행되면 이런 아이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중원대 정효정 교수는 “자칫 0~2세 영아들이 어린이집에 더 오래 남아있게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오후 7시30분까지 추가보육시간을 쓸 경우 부모가 부담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정부 관계자는 “부모에게 비용을 부담시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보육-추가보육 구분이 희미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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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체계는 정치권이 망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직 득표 전략으로 접근했다. 2010년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치고 나오자 2012년 이명박 정부에서 0~2세, 5세 무상보육을 시작했고, 박근혜 정부가 2013년 0~5세 무상보육을 완성했다. 2013~2018년 62조2802억원을 무상보육에 쏟았지만 부모, 아이, 어린이집 원장, 교사 어느 누구도 만족하지 못한다.  
 
최은영 충북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12시간 무상보육을 하는 나라는 없다”며 “무상보육이 ‘어린이집에 안 가면 손해’라는 인식을 심어줬고, 가수요가 번졌다”고 진단한다. 어린이집 이용 아동이 급증하면서 질이 따르지 못했고, 이런저런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개편안의 관건은 인력과 돈이다. 보육교사가 많게는 2만7000명, 적게는 1만5000명이 필요하다. 이들이 추가보육시간 전담교사를 맡는다. 지금은 오후 4시 이후 나이 구분없이 아이들을 모아놓지만 앞으로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직장맘이 ‘아이 혼자 우두커니 엄마만 기다리는 게 아닐까’라고 걱정하지만 앞으로는 걱정이 줄 수 있다. 또 교사 업무가 줄어 아이에게 더 집중하게 된다. 1만5000명 채용에 연 1500억원(절반은 지방정부 부담)이 필요하다. 26개월 아이 아빠 이원철(37·맞벌이부부)씨는 “6시 이후에 남아 있는 아이가 없다고 해서 장모님이 일찍 데려와서 봐준다”며 “(보육체계가 개편되면) 인력이 충원되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개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아킬레스건은 보육료 지원금이다. 어린이집이 협조하지 않으면 진도를 낼 수 없다. 이라 한국어린이집 총연합회 부회장은 “지금도 어린이집 운영이 어렵다. 8시간 기준으로 표준보육료를 도입해야 한다”며 “(시설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바탕 위에 부모의 요구를 수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측은 정부 지원금 단가가 원가에 못 미친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기본보육시간 단가를 낮게 잡을 경우 집단 반발이 예상된다. 교사 인건비, 단가 인상에 1조2000억원(절반은 지방정부 부담)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정부는 재정 대책에 아직 손도 못 대고 있다.
 
게다가 0~2세는 복지부가, 3~5세는 교육부가 예산을 관리한다. 이번 개편안은 3~5세에도 적용된다. 돈 주머니가 다른 데다 이번 개편안 마련에 교육부가 빠져 있어 향후 조정 과정에 난항이 예산된다. 이런 게 해결돼도 전산 개발에 최소 8개월 이상 걸려 개편안은 일러야 2020년 3월에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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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참에 부모가 소득에 따라 비용의 일부를 차등적으로 부담하고, 이걸 질 개선에 집중 투자하자고 제안한다. 김송이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지금은 너무 무상보육 전액 지원에 갇혀 있다 보니 한계가 많다. 품질을 높이는 데 정부로선 예산 부담이 있다”며 “일부 수익자(학부모)가 부담해도 좋다고 본다. 어린이집에서 장시간 보육이 해결되면 부모가 부담할 의사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충북대 최은영 교수도 “어린이집 가수요를 줄여나가고, 계층별로 차등 부담해 그 돈을 교사한테 투자해야 질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이에스더·이승호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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