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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관들 감방 사고 막기 급급, 교정·교화 엄두도 못내

2018 교도소 실태보고서 ④ 
수용자 복도에 놓인 온도계는 지난 3일 오후 1시 33.5도를 가리켰다. [사진 의정부교도소]

수용자 복도에 놓인 온도계는 지난 3일 오후 1시 33.5도를 가리켰다. [사진 의정부교도소]

전국의 교도소·구치소 52곳(민영교도소 1곳 제외)엔 1만5602명의 교정공무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직급에 따라 1~3년마다 근무지를 옮겨 다녀야 한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기러기 생활’이 필수다. 업무 강도도 높은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교정 현황을 기록한 프리즌스터디(prisonstudies.org)에 따르면 한국은 교도관 1명이 맡는 재소자 수가 둘째로 높다.  
 
전국의 재소자 수는 지난 5일 기준 5만4821명으로, 교도관 1명이 재소자 3.46명을 맡고 있다. 한국과 재소자 수가 비슷한 일본은 교도관 1명이 재소자 2.8명을 담당한다. 네덜란드는 교도관이 재소자보다 많다. 이 비율이 1대 0.6에 불과하다. 한국보다 수치상 사정이 좋지 않은 곳은 미국(1대 4.5)이 유일하다.
 
한국의 교도관들은 대부분 실질적인 교정·교화 업무를 할 수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 약 70%(1만801명)가 교도소 내 경비·질서유지(보안과)를 맡거나 미결수의 검찰 조사·재판 출석 때 계호 업무(출정과)를 담당한다. 이 같은 현실은 교정본부의 한 해 예산에도 잘 나타난다. 특별취재팀이 분석한 전국 교도소 53곳의 올해 예산(1조5536억원) 중 ▶집중 인성교육 ▶학과 교육 ▶심리치료 등 순수 교정·교화에 쓰이는 예산은 0.47%(73억5800만원)에 불과했다.
 
최제영 법무부 교정기획과장은 “과밀·혼거 수용에 미결·기결수가 한 시설에 뒤섞인 상황에선 사고 방지를 위한 계호 업무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안식 백석대 교정보호학과 교수는 “교정시설 절반 이상이 1970~80년대에 지어진 노후 건축물이어서 열악한 시설로 인해 생기는 불필요한 업무도 많다”며 “교도관 1명이 대부분 1인 2, 3역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은 지 37년이 지나 단열이 잘 되지 않아 덥고 춥다. 지난달 20일부터 매일 재소자들에게 얼린 생수 1400여 개를 나눠 주고 있다. 생수 구입부터 창고 보관, 운반까지 경비·질서유지를 맡는 보안과 직원들의 업무가 됐다. [사진 의정부교도소]

지은 지 37년이 지나 단열이 잘 되지 않아 덥고 춥다. 지난달 20일부터 매일 재소자들에게 얼린 생수 1400여 개를 나눠 주고 있다. 생수 구입부터 창고 보관, 운반까지 경비·질서유지를 맡는 보안과 직원들의 업무가 됐다. [사진 의정부교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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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특별취재팀이 방문한 의정부교도소가 대표적이다. 형이 확정된 기결수보다 미결수가 더 많아져 사실상 구치소 역할까지 하게 됐다. 교정·교화 기능의 핵심 축인 교도작업은 지난해 9월까지 단계적으로 폐쇄해 전기면도기조립장 등 세 곳 만을 남겨놨다. 4년 전엔 직영작업장 2개 등 총 13곳이 있었다. 이 같은 변화로 인해 교도관들의 업무 부담은 최근 몇 년 새 크게 늘었다. 미결 수용자의 검찰 조사, 법정 출석, 변호사 접견이 늘면서 출정과 직원 수(35명)가 4년 전의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출정과의 한 직원은 “하루 평균 70~80명의 수용자들이 검찰청과 법원에 출석한다. 미결수 1명당 직원 3~4명이 동행해야 하는데 사람이 부족해 보안과 등에서 상시 지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보안과는 인력 부족에 시달린 지 오래다. 야간 근무 땐 각각 13명으로 구성된 선·후팀이 전체 수용자(1400여 명)를 책임져야 한다. 특히 순찰이 시작되는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 사이가 취약 시간대다. 1개 순찰조(2명)가 1시간 간격으로 9개 사동을 전부 돌아야 한다. 자해나 자살 위험이 높은 관심 수형자 20여 명과 고령 수형자의 응급 상황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요즘처럼 폭염이 심한 여름철엔 사고 위험성이 높아진다. 수용자 거실 온도가 한밤중에도 33~38도를 기록해 예민해진 재소자들이 다투거나 소동을 일으킬 때가 있다고 한다.  
 
12년차 보안과 직원 한모씨는 “야간 근무 때 보통 5~6번, 많을 땐 10번 넘게 재소자들이 비상벨을 누른다”며 “더위로 인한 야간 사고에 대비해 오후 4~5시쯤 얼린 생수 1400여 개를 재소자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교도소 밖 얼음 창고에서 이걸 꺼내 트럭에 싣고 재소자들에게 배달하는 일도 우리 보안과 직원의 몫”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윤호진·윤정민·하준호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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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