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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일본선 개인끼리 전기 팔고 사는데, 우리는 …

‘모든 건물에 재생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니 발전소가 생긴다. 불규칙하게 생산된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한 기술이 보급된다. 인터넷을 활용해 개인들이 에너지를 사고팔 수 있게 된다.’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이 저서 『제3차 산업혁명』(2012년)에서 예견한 미래 전력망 모습이다. 그의 예견은 현실이 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개인 간 거래(P2P)로 이뤄지는 ‘가상발전소’는 유럽·일본에선 상용화 직전 단계에 진입했다”며 “국내 태양광 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미국과 독일·덴마크·일본 등 선진국의 ‘가상발전소’ 관련 기술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가상발전소’란 태양광·풍력 등 지자체·기업·가정에 산재한 신재생 발전기로 생산한 전력을 하나의 발전소에서 생산된 것처럼 효율적으로 분배하기 위한 정보기술(IT) 플랫폼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모은 잉여 전력을 송전해 누구나 전기를 중고품 거래 장터에서처럼 사고팔 수도 있다. 이 플랫폼은 바람과 햇빛이 드문드문 수집되는 데 따른 신재생 에너지의 비효율성을 극복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로 꼽히기도 한다. 독일 넥스트 크라프트베르케, 노르웨이 스타크크라프트, 덴마크 동에너지 등은 지역에 분산된 발전 사업자들을 모아 가상 전력 중개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일본 경제산업성 자원에너지청도 2016년부터 가상발전소 상용화를 위한 시범사업을 처음 시작했다.  
 
국내 태양광 패널 제조사 한화큐셀의 일본 현지법인 한화큐셀재팬도 7일 외국계 태양광 패널 제조사로는 처음으로 일본 가상발전소 구축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P&S 마켓리서치는 전 세계 가상발전소 시장 규모가 2023년에는 약 11억8700만 달러(1조3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은 한국에선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203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2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정작 관련 업계에선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핵심 기술 개발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재생 에너지 업계에선 기반이 거의 없다시피 한 국내 신재생 에너지 상황에선 정부가 적극적으로 관련 산업 진흥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구형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에너지 인터넷’으로 표현되는 가상발전소는 대규모 인프라 구축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도 전력 공급 능력을 높일 수 있다”며 “독일·덴마크 등이 관련 기술을 주도하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연구개발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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