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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9000년 전 구석기인이 물고기 잡던 그물추

강원도 정선 후기 구석기 시대 지층에서 출토된 그물추. [사진 연세대박물관]

강원도 정선 후기 구석기 시대 지층에서 출토된 그물추. [사진 연세대박물관]

강원도 정선 매둔 동굴에서 2만9000년 전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그물추가 나왔다. 그동안 물고기잡이는 신석기 시대 농경을 시작하며 함께 등장했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그물추는 후기 구석기시대(약 4만년 전~1만년 전)에 그물을 이용한 어로 활동이 이뤄졌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고고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연세대박물관(관장 한창균)은 지난 6월부터 약 40일에 걸쳐 강원도 정선군 남면 낙동리에 자리한 석회암 동굴을 조사한 결과, 4개 층으로 나뉜 구석기시대 문화층(특정 시대 문화 양상을 보여주는 지층)에서 그물추(어망추) 14점을 찾았다고 7일 밝혔다.
 
한창균 연세대박물관장은 “매둔 동굴 발굴 조사는 2016년 처음 시작한 이래 이번이 네 번째”라며 “1차 조사 당시 퇴적층에서 수습한 나무숯 조각의 방사성탄소연대를 측정한 결과, 약 2만9000년 전에 해당하는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앞으로 좀 더 많은 연대 측정 분석을 보완해야 하지만, 이 연대에 근거 한다면 유적에서 발견된 그물추는 인류의 물고기잡이 역사에서 시기적으로 가장 이른 유물로 기록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발굴 조사단이 그물의 원료로 쓰인 식물을 추정하며 직접 만든 그물추에 버드나무 속껍질 노끈을 묶은 모습. [사진 연세대박물관]

발굴 조사단이 그물의 원료로 쓰인 식물을 추정하며 직접 만든 그물추에 버드나무 속껍질 노끈을 묶은 모습. [사진 연세대박물관]

그물추는 그물 끝에 매달아 쓰던 도구로 어로 생활과 관련이 있는 유물이기 때문에 주로 강가나 해안의 유적에서 많이 발견돼왔다. 현재까지 가장 오래된 그물로는 핀란드와 러시아의 접경지대에서 버드나무 속껍질로 만든 중석기 시대의 안트레아 그물(약 9000여년 전)이 있다. 또 일본 후쿠이 현의 토리하마 조개더미(패총)에서 약 1만년 전의 그물추가 발견된 적 있으며, 청주 사천동 재너머들 유적에서도 1만년 전의 그물추가 발굴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조사단이 발굴 조사를 한 동굴은 1층부터 4층까지 형성된 구석기 시대 퇴적층으로, 그물추는 1층에서 3점, 2층에서 1점, 3층에서 10점이 발견됐다. 그물추는 대부분 석회암으로 된 작은 자갈돌을 이용해 모루망치떼기(모룻돌에 작은 자갈돌을 올려놓고 그 자갈돌 윗부분을 망치로 떼어내는 수법)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3층에서 발견된 그물추는 새의 주둥이처럼 끝을 뾰족하게 한 부릿날 석기 등이 함께 나왔다.
 
이번 조사에서는 1층에서 11점, 2층에서 4점, 3층에서 5점 등 작은 물고기 등뼈 화석 20점도 함께 나왔다. 물고기 등뼈 화석의 형태와 크기는 참마자(메자) 또는 피라미 등 개울에 서식하는 물고기와 유사하다. 한 관장은 “이들 물고기 뼈 화석은 발굴된 모든 흙을 정밀하게 체로 거르는 과정에서 나왔다”며 “이틀 통해 정선 지역에 터를 잡았던 후기 구석기인들이 육상 자원뿐만 아니라 그물추와 그물을 이용해 수산 자원을 활용하는 능력을 갖췄음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굴 유적에서 출토한 그물추의 가벼운 무게로 볼 때, 대체로 얕은 물가에서 작은 물고기를 잡는 데 필요한 소형 그물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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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서는 그물추뿐만 아니라 사슴·노루·사향노루·산양 곰 등의 대형 동물 화석과 갈밭쥐·비단털쥐·박쥐 등의 동물 화석도 발견됐다. 한 관장은 “앞으로 더 많은 연대측정 자료를 확보·분석하는 과정이 과제로 남아 있다”며 “인류사에서 그물을 이용한 물고기잡이가 언제 시작돼 어떻게 주변으로 확산했는지 밝히기 위해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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