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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들 여왕’ 대관식 기다리는 ‘허들 공주’ 정혜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허들 공주’ 정혜림. 30대 초반 나이에 아시안게임에서 첫 금메달 획득을 노리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허들 공주’ 정혜림. 30대 초반 나이에 아시안게임에서 첫 금메달 획득을 노리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육상 허들 100m는 높이 84cm에 놓인 장애물 10개를 빠른 속도로 넘는 경기다. 8.5m 간격으로 놓인 허들을 순조롭게 넘으려면 순발력과 근력, 리듬감이 필수적이다. 여자 육상 국가대표 정혜림(31·광주광역시청)은 이 삼박자를 모두 갖춘 선수로 꼽힌다. 그는 18일 개막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아시아 ‘허들 여왕’의 자리를 노린다. 
정혜림(30·가운데)이 지난해 7월 제22회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여자 100m 허들 금메달을 딴 뒤 시상대에 오른 모습. [사진 대한육상연맹]

정혜림(30·가운데)이 지난해 7월 제22회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여자 100m 허들 금메달을 딴 뒤 시상대에 오른 모습. [사진 대한육상연맹]

지난해 7월 인도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 허들에서 13초16의 기록으로 쟁쟁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던 그는, 올 시즌 아시아 랭킹 2위에 올라 있다. 정혜림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던 이연경(36·은퇴) 이후 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린다.
 
한국 육상계에선 “여자 허들에서 마의 13초 벽을 깰 선수는 정혜림뿐”이라고 말한다. 최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정혜림은 “출발선에 설 때마다 가슴이 설렌다. 부상도 없고, 몸 상태도 좋아서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허들 공주’ 정혜림. 30대 초반 나이에 아시안게임에서 첫 금메달 획득을 노리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허들 공주’ 정혜림. 30대 초반 나이에 아시안게임에서 첫 금메달 획득을 노리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정혜림은 그동안 ‘허들 공주’란 별명으로 불렸다. 지난해 한국 기록(13초00)을 보유한 이연경이 은퇴한 뒤엔 국내에선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중장거리 선수로 시작해 중학교 때 허들로 전향한 정혜림은 “허들을 하나씩 넘을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 각각 다르다. 그냥 평지를 달리는 것보다 장애물을 넘을 때의 즐거움을 다른 사람들은 알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혜림은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처음 출전한 2010년 광저우 대회 때는 예선 탈락했다. 2014년 인천 대회에서도 4위에 머물러 메달을 따지 못했다. 특히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엔 결승에서 두 차례 실수를 범한 탓에 고개를 떨궜다. 6번째 허들을 넘다 한 차례 걸리고, 마지막 허들에서도 다리가 걸려 거의 넘어질 뻔했다.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허들 공주’ 정혜림. 30대 초반 나이에 아시안게임에서 첫 금메달 획득을 노리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허들 공주’ 정혜림. 30대 초반 나이에 아시안게임에서 첫 금메달 획득을 노리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정혜림은 “경험이 부족했고, 자신감도 없었다. 막연하게 앞만 보고 달리다가 큰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아시안게임 경기가 끝나자마자 숙소에서 짐을 싸서 나와 바로 집으로 돌아갔다. 남은 대회 경기를 보지도 않았다. 나 자신이 밉기도 했고, 분하기도 했다. 선수 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정혜림은 서른을 바라보던 2016년 뒤늦게 허들에 눈을 떴다. 광주광역시청으로 팀을 옮긴 뒤 ‘허들 강국’ 일본에서 훈련하면서 기량이 부쩍 늘었다. 그는 “그동안 나는 우물 안 개구리였다. 국제 경험도 부족했다. 그런데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일본 선수들과 함께 뛰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국제 대회에 나가도 편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일정한 간격의 허들을 넘기 위한 자신만의 리듬도 찾았다. 그는 “84cm 높이의 허들을 살짝 스쳐 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공중에 떠 있는 체공 시간을 고려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한 리듬을 유지해야 좋은 기록이 나온다”면서 “예전에는 중반 이후 가속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근력 훈련을 거듭하고,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는 방법을 터득한 덕분에 요즘은 레이스 막판 가속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허들 공주’ 정혜림. 30대 초반 나이에 아시안게임에서 첫 금메달 획득을 노리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허들 공주’ 정혜림. 30대 초반 나이에 아시안게임에서 첫 금메달 획득을 노리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실제로 정혜림은 2016년 6월 고성통일 전국실업대회에서 역대 한국 선수 2위 기록(13초04)을 세웠다. 지난 6월엔 일본 그랑프리대회에서 13초11의 개인 시즌 최고 기록을 냈다. 정혜림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2014년 인천 대회 금메달리스트 우수이자오(중국)와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정혜림은 “그동안 고맙게도 ‘허들 공주’라는 별명으로 불렸는데 이제 30대니까 다른 별명이 생겼으면 좋겠다”며 “이번 대회가 내겐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다.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마음으로 레이스를 펼쳐 ‘허들 여왕’이 되겠다”고 말했다.
 
정혜림
출생: 1987년 7월 1일, 부산
출신교: 부산토성초-부산중앙여중-부산체고-
건국대-조선대 교육대학원
체격: 1m68㎝, 52㎏
소속: 광주광역시청
주종목: 여자 100m 허들
주요 경력: 2017 아시아선수권 금
     2018 코리아오픈 국제육상 금
개인 최고기록: 13초04(2016년 고성통일 전국실업대회)
별명: 허들공주
 
진천=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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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