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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또 페미니즘 검열?…'연예가중계' 이어 '골든벨'도 논란

장수 퀴즈프로그램 '도전! 골든벨'. '동일범죄, 동일처벌', '낙태죄 폐지' 문구를 블러 처리했다. [사진 KBS]

장수 퀴즈프로그램 '도전! 골든벨'. '동일범죄, 동일처벌', '낙태죄 폐지' 문구를 블러 처리했다. [사진 KBS]

 
'연예가중계'에 이어, KBS의 장수 퀴즈 프로그램인 '도전! 골든벨'이 "페미니즘을 검열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였다. '동일범죄 동일처벌' '낙태죄 폐지' 문구를 적은 참가 학생의 화이트보드를 제작진이 블러(흐릿하게 만들어 잘 안보이게 하는 효과) 처리해 방송에 내보내면서다.

 
지난 5일 '도전! 골든벨'은 안양 근명여자정보고 편을 방송했다. '도전! 골든벨'은 2000년부터 방송되고 있는 KBS의 간판 장수프로그램이다. 1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퀴즈 문제를 내고, 마지막 문제인 50번째 문제까지 모두 맞히는 학생에게 장학금과 어학연수 등의 혜택을 준다. 학생들은 문제를 듣고 화이트보드 판에 정답을 써서 들어 올리는데, 정답 외에 자신이 쓰고 싶은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색다른 재미 중 하나였다.
 
그런데 지난 방송에서는 한 학생이 치켜든 화이트보드의 일부분이 블러 처리된 채 방송됐다. 해당 학생의 화이트보드는 수차례 방송에 비쳤지만 역시 계속해 같은 부분이 블러 처리돼 글자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날 방송이 가린 문구는 이후 '동일 범죄, 동일 처벌', '낙태죄 폐지'인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동일 범죄, 동일 처벌'은 피해자가 남성이었던 홍대 남성 누드모델 영상 유출 사건을 계기로, 그간 경찰이 피해자가 여성이었던 불법 촬영 사건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수사를 해왔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나온 문구다.  
 
KBS '도전! 골든벨' 시청소감 게시판 [사진 홈페이지]

KBS '도전! 골든벨' 시청소감 게시판 [사진 홈페이지]

 
방송 후 해당 문구를 화이트보드 판에 적은 학생은 SNS를 통해 "'도전! 골든벨'에 나가서 동일 범죄, 동일 처벌'과 '낙태죄 폐지'를 써뒀는데 그걸 다 가렸다"며 "KBS 편집팀인지, 위에서 지시를 내렸는지 잘 알았고, 나는 그게 정치적 발언인 줄은 몰랐다"고 KBS를 비판했다. 현재 해당 학생의 SNS는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방송 이후 '도전! 골든벨' 시청자 게시판에는 KBS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6일 오후 한 시청자(조**)는 "KBS '도전! 골든벨'은 차별을 지향하는 프로그램이냐"며 "KBS는 당연한 저 말을 왜 가리느냐. 거기에 대체 어떤 정치적 요소가 들어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KBS 제작진은 이에 대해 "도전 골든벨은 청소년들이 여러 분야에서 자신의 입장을 표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옹호한다"며 "하지만 공영방송에서 첨예하게 주장이 엇갈리는 정치적, 종교적, 문화적 이슈의 경우, 한쪽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방송할 수 없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제작진은 "청소년 출연자가 이러한 이슈 다툼에 휘말려 입게 될 피해를 우려해 항상 녹화 전 출연자에게 '프로그램 취지를 벗어나는 멘트를 자제하라'고 사전 고지해왔다"며 "이러한 원칙에 따라 지난 방송에서 정답판에 쓰인 글 일부를 모자이크 처리했다. 시청자 여러분의 이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연예가중계 페미니즘 검열 논란 [사진 KBS]

연예가중계 페미니즘 검열 논란 [사진 KBS]

 
앞서 지난달 27일 KBS '연예가중계'도 '페미니스트를 조롱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날 방송에서 '연예가중계'는 DJ DOC 김하늘이 "페미니스트"라는 말을 꺼내자 비상 사이렌 소리와 함께 화면에 빨간색을 입혔고, 이후 "잠시 화면 조정의 시간을 가져보겠다"며 산으로 둘러싸인 전경 화면을 삽입했다. 당시 제작진은 "워낙 돌출 발언을 많이 하는 인물이다 보니 그 정도 선에서 말을 끊으려고 한 것일 뿐 절대 가치 판단을 하고 의도적으로 편집한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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