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늙어서 비행기 못 타지만 여긴 재밌어" 인천공항 노인 피서객 북적

인천공항 제2터미널 5층에 위치한 전망대에서 노인들이 비행기 이착륙을 보고있다. 박해리 기자

인천공항 제2터미널 5층에 위치한 전망대에서 노인들이 비행기 이착륙을 보고있다. 박해리 기자

양손 가득 큰 짐을 끌고 다니는 여행객들. 여름 휴가철 공항의 풍경이다. 하지만 큰 짐 대신 가벼운 부채 하나 달랑 들고 공항을 찾는 이들이 있다. 더위를 피해 이곳을 찾은 '공항 피서객' 노인들이다.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인천공항이 노인 피서객으로 붐비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이 공항의 풍경을 바꿔놓은 셈이다.
 
6일 오전 10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만난 김모 (76 여) 씨는 “짐 없이 부채 하나 들고 온 노인들은 다 피서객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모 (76) 씨는 “너무 더워 집에 있을 수 없어서 남편과 아침부터 공항에 와서 밥을 먹었다”며 “미국 사는 딸이 한국 오갈때 얼굴보러 공항에 왔는데 와보니 시원해서 이제는 그냥도 자주 온다”고 말했다. 김 씨는 “여기는 좀 덜 붐비지만 제2터미널 가면 항상 노인들이 바글바글하다”고 덧붙였다.  
인천공항 제2터미널 5층 홍보관에서 노인들이 바닥을 자동으로 청소하는 청소 로봇을 구경하고 있다. 박해리 기자

인천공항 제2터미널 5층 홍보관에서 노인들이 바닥을 자동으로 청소하는 청소 로봇을 구경하고 있다. 박해리 기자

인천공항은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공항철도도 지하철처럼 65세 이상이면 무료로 탈 수 있다. 6일 공항철도에 따르면 공항철도를 이용해 인천공항1, 2터미널역을 찾은 노인 이용객 수는 6월 7만4670명에서 7월 13만0510명으로 한달만에 74%가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이용객 수는 110만9370명에서 123만 4761명으로 늘어 11%가 증가한 데 그쳤다. 노인 이용객 수 증가율이 7배 가까이 높은 셈이다. 
 
제2터미널에서 만난 서울 화곡동에 거주하는 70대 정 모(여) 씨는 “집도 가깝고 공항철도를 타면 공짜로 여기 올 수 있다”며 “집에서 선풍기 틀어놓으면 전기세만 많이 나오는데 여기 와서 놀면 구경거리가 많아 혼자서 자주 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공항철도를 타보니 노인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열차의 끝에 위치한 노약자석에는 1~3명의 노인이 앉아있었다. 공항철도는 승객들이 짐을 많이 갖고 타기 때문에 노약자석이 다른 지하철과 다르게 마주 보지 않고 한쪽에만 위치한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바로 전 역인 공항화물청사역에 이르러서도 칸마다 1~2명의 노인이 꼭 앉아있었다. 
인천공항 제2터미널 5층에 위치한 홍보관을 찾는 사람들. 홍보관과 전망대는 공항 안에서도 노인들이 가장 많이 가는 장소다. 박해리 기자

인천공항 제2터미널 5층에 위치한 홍보관을 찾는 사람들. 홍보관과 전망대는 공항 안에서도 노인들이 가장 많이 가는 장소다. 박해리 기자

올해 1월 개장한 인천공항 제2 여객터미널 4층에 위치한 홍보관과 전망대는 노인 피서객들의 핫플레이스다. 인천 계양동에 거주하는 변 모(80) 씨는 “이제 너무 나이가 들어서 비행기는 못 타는데 여기서 가만히 비행기 뜨는 걸 보면 재밌다”고 공항에 피서 오는 이유를 설명했다. 70대 정모 씨는 공항 바닥을 자동으로 청소하고 있는 청소 로봇을 바라보며 “집에 있으면 이런 구경 못 한다”며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인천공항공사 홍보관 관계자는 “이전에도 어르신들이 꾸준히 왔지만 더워지면서 더 늘었다”며 “항공기 이 착륙을 볼 수 있고 VR 체험 등 볼거리가 많아 하루 최대 5000명의 방문객이 오는데 그중 어르신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공항에 노인들의 방문이 늘면서 생긴 고충도 있다. 제2터미널에서 청소를 담당하는 한 청소노동자는 “여행객들은 잠깐 왔다가 비행기 타러 가지만 어르신들은 계속 있기 때문에 화장실도 더 많이 쓴다“며 ”더워서 오는건 뭐라 할 수 없지만, 손님이 많을 때는 청소하기가 더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5일 인천공항 이용객은 21만9000여명으로 개항이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지난 5일 인천공항 이용객은 21만9000여명으로 개항이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지난 5일 인천공항 일일 이용객은 21만9000여명으로 개항 이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출국객이 10만7000여명, 입국객은 11만2000여명이다. 이는 지난 2월25일 역대 최다인 21만5000여명 보다 4000여명이 많은 수치다. 여기에 단순히 공항에 피서온 노인들의 숫자는 포함되지 않는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