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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2일만 석방 김기춘…“치료 전념, 도주하면 사망할 상황"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6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를 나선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뉴스1]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6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를 나선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뉴스1]

구속 562일만에 석방된 김기춘(79)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병원과 서울 평창동 자택 등에 머물며 심장병과 최근 악화된 치아 치료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실장 측 관계자는 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병인 심장병은 물론 최근 고령에 따라 치아 상태가 나빠져 치료를 받을 예정”이라며 “구치소 수감 당시 치아 문제가 생겨 김 전 실장이 수차례 통증을 호소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블랙리스트’ 사건 공판에서도 “제 심장에 스탠트라는 금속 그물망이 7개 꽂혀 있다”며 건강 문제를 호소하기도 했다.
 
김 전 실장은 대법원 선고를 앞둔 블랙리스트 사건과 별도로 진행 중인 화이트리스트, 세월호 보고시간 조작 사건 재판에는 불구속 상태로 출석할 예정이다. 김 전 실장 측에 따르면 그는 최근 대법원의 석방 결정 전후로 주변에 “(석방 후 재판에 불참하는 등) 도주하는 즉시 사망에 이를 정도로 건강이 나쁜 상황이다. 치료를 받으면서 재판에 모두 출석하고 재판부의 심리에 충실하게 따를 것이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김 전 실장은 또 건강을 회복하는대로 교통사고를 당해 거동을 못하는 아들도 돌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석방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6일 구속 기한 만료로 석방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차량을 저지하고 있다. [뉴스1]

석방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6일 구속 기한 만료로 석방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차량을 저지하고 있다. [뉴스1]

김 전 실장은 정부 성향에 반하는 문화ㆍ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인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혐의로 지난해 1월 21일 구속됐다. 1심에서 징역 3년, 2심에서는 형량이 1년 더 늘어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 6일 최장 구속 기한인 1년 6개월을 모두 채웠다.  
 
앞서 대법원은 블랙리스트 사건을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또 김 전 실장의 구속 기간 만료 전 블랙리스트 사건의 심리를 끝내기 어렵다고 판단, 직권으로 구속 취소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다른 1심 사건들이 진행 중이므로 구속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블랙리스트 사건의 전원합의체 선고까지는 최소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새벽 0시 30분쯤 검은 정장 차림으로 서울 동부구치소를 나선 김 전 실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석방에 반대하거나 찬성하는 시민들이 몰려들면서 약 40분간 일대에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김 전 실장은 이날 석방됐지만 앞길은 순탄치 못하다. 이미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은 데다가, 정부에 우호적인 보수 단체를 불법지원 했다는 ‘화이트리스트’ 의혹 사건, ‘세월호 보고시간 조작 사건’은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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