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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잃은 경비원에…전근향 의원 "왜 같이 일했나" 막말

부산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여성 운전자가 몰던 SM5 차량에 20대 경비원이 치어 숨졌다. [사진 부산경찰청]

부산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여성 운전자가 몰던 SM5 차량에 20대 경비원이 치어 숨졌다. [사진 부산경찰청]

 
20대 아들을 잃은 아파트 경비원에게 근무지 변경을 요구한 지방의원이 비난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아파트 경비원을 상대로 전보 조처를 요구한 부산 동구의회 전근향 의원을 제명했다고 6일 밝혔다.
 
앞서 지난달 14일 오후 6시30분쯤 부산 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여성이 몰던 승용차가 경비실로 돌진해 경비원 김모(26)씨를 들이받았다. 아버지와 함께 한 조로 경비 근무를 섰던 김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논란은 이 아파트 입주민 대표였던 전 의원이 장례를 마치기 전에 아버지 김씨에 대한 근무지 변경을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전 의원은 사고 직후 경비업체에 연락해 “아버지와 아들이 왜 한 조에서 근무했느냐”며 “숨진 김씨의 아버지를 다른 사업장으로 옮겨달라”고 했다. 이 소식을 들은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분노했다. “상이 끝나기도 전에 그런 얘기를 하는 건 경우에 맞지 않는다”며 지난달 20일 민주당 부산시당에 징계청원서를 냈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전 의원이 고인의 아버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발언을 함으로써 유족은 물론 입주민들에게도 큰 실망과 분노를 야기했다”며 전 의원에 대한 제명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해당 경비원이 사고 후 트라우마를 겪을 것으로 생각해 전보 조처를 요구한 것”이라며 “근무지 변경은 유족이 장례를 마친 뒤 해달라고 업체에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런 해명에도 주민들은 “자식을 잃은 아버지의 심정을 위로는 못 해줄망정 전보 조처부터 운운한 것은 부적절한 처사였다”며 전 의원을 비난하고 있다.
22년만 충북에 발생한 최악의 폭우피해를 뒤로하고 유럽 연수를 강행했던 충북도의회 자유한국당 소속 김학철 의원이 지난해 7월 23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레밍 발언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중앙포토]

22년만 충북에 발생한 최악의 폭우피해를 뒤로하고 유럽 연수를 강행했던 충북도의회 자유한국당 소속 김학철 의원이 지난해 7월 23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레밍 발언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중앙포토]

 
전 의원 외에도 막말로 구설에 오른 지방의원은 많다. 대표적인 게 ‘레밍’ 발언 사건이다. 지난해 7월 청주에 폭우가 내려 큰 피해가 난 상황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김학철 전 충북도의원 등 4명이 유럽으로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났다. 여론이 들끓었지만 김 전 의원은 한 언론에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이 제가 봤을 때는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말해 공분을 샀다. 레밍은 ‘집단 자살 나그네쥐’로 불리는 설치류로 맹목적인 집단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빗댈 때 사용한다.
 
이 발언으로 김 의원은 한국당에서 제명 조처됐다. 김 의원은 이후 태극기집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한 세력은 미친개”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또 다시 물의를 일으켰다. 잇따른 막말 파문으로 그는 지난 6월 치러진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
 
한국전쟁 당시 희생당한 주민들을 모욕했다가 유족에게 배상한 시의원도 있다. 경기 고양시의회 A의원은 2014년 9∼11월 고양시의회 본회의 등에서 금정굴 희생자에 대해 “전시에 김일성을 도와 대한민국에 총부리를 갖다 대고 죽창을 들이댔다. 김일성의 앞잡이 노릇과 대한민국 체제를 뒤흔들었다” 등의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 소송에 휘말렸다. 법원은 지난해 5월 ”유족들에게 29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지난해 김해시청 외벽에 걸린 현수막. [연합뉴스]

지난해 김해시청 외벽에 걸린 현수막.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경기 성남시의회 B의원은 고교 무상교복 예산통과를 촉구하는 학부모에게 “시민이면 함부로 소리 질러도 되는 거야”라는 막말을 했다. 경남 김해시 공무원노조는 지난해 12월 시의원들의 막말에 항의하며 ‘시의원님 반말 그만하세요’라는 글귀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시의회 청사에 내걸었다.
 
충북참여연대 오창근 사회문화국장은 “예산 심의권을 쥔 지방의원이 공무원에게 대우를 받다 보니 갑의 위치에 있다는 착각에 빠져 막말이나 갑질 행태가 끊이지 않는 것 같다”며 “공인인 만큼 언행을 스스로 통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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