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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 피해 이재민들 빈집만 턴 좀도둑들

경북 포항시 흥해읍 대성아파트 E동. 지진 피해로 기울어져 있다. 이곳에 살던 주민들은 다른 곳으로 이주했다. [중앙포토]

경북 포항시 흥해읍 대성아파트 E동. 지진 피해로 기울어져 있다. 이곳에 살던 주민들은 다른 곳으로 이주했다. [중앙포토]

경북 포항의 지진 피해 이재민들의 빈집만을 골라 턴 '좀도둑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해 11월 포항 흥해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이재민 240여명이 포항시에 마련한 체육관과 컨테이너 등 임시시설에서 생활 중이다. 
포항 희망 보금자리 이주단지 [뉴스1]

포항 희망 보금자리 이주단지 [뉴스1]

포항 북부경찰서는 6일 이재민들이 살던 텅 빈 아파트에서 물품을 훔친 A씨(45) 형제 등 6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6월부터 붕괴 등 2차 피해를 우려해 이재민들이 비워두고 나간 흥해지역 빈 아파트 2곳에서 20여 차례 걸쳐 에어컨 설비 부품, LED 조명 등을 훔친 혐의다. 
 
경찰 관계자는 "문이 잠긴 아파트는 절단기로 창문을 뜯고 들어갔다. 훔친 물품은 100만원 상당으로 고물상에 팔거나, 집에 가져가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 6명은 모두 이재민들과 같은 동네에 사는 흥해지역 주민들로 조사됐다. A씨 형제 등은 "에어컨 설비 부품을 팔아 번 돈은 술값이나 담뱃값으로 사용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뉴스1]

[뉴스1]

그동안 이재민들은 경찰에 "비워 두고 나온 아파트에 좀도둑들이 있다"고 여러 차례 신고했었다. 경찰은 지진 피해 아파트에 폐쇄회로TV(CCTV)가 없어 수사의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해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 이후 집을 잃은 이재민들은 현재 임시 주거시설이나 흥해실내체육관에 흩어져 살고 있다. 
 
집단 이주단지인 '희망보금자리 이주단지'에 31세대, 각 마을 인근에 설치한 개별임시거주시설에 84세대, 흥해실내체육관에 이주 대상에 선정되지 못한 100여 명이 묵고 있다.
 
이들은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폭염 탓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특히 주거형 컨테이너로 이뤄진 임시거주시설은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실내 온도가 바깥과 별반 다르지 않을 정도로 더위에 취약하다. 
 
하지만 이재민들은 더운 날씨에 에어컨을 오래 틀었다가 '전기세 폭탄'을 맞을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냉방도 마음껏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한국전력은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임시거주시설 전기요금 감면을 6개월 연장(3개월 100%·3개월 50% 감면)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앞서 포항시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돼 이재민이 사는 임시거주시설에 한해 복구기간 중 최대 6개월까지 전기요금이 100% 감면됐었다.
 
흥해실내체육관에 거주하고 있는 이재민들도 더위로 고생하긴 마찬가지다. 체육관 안에 에어컨 6대가 가동 중이지만 천장이 통유리로 돼 있는 데다 체육관 가득히 겨울용 텐트와 장판이 깔려 있어서 실내 온도는 30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 100여 명의 이재민들이 함께 살고 있는 것도 더운 이유다.
 
이곳에서 지내고 있는 양모(54)씨는 "정부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지진 이재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며 "특히 아파트 안팎에 금이 쩍쩍 갈라져 있는데도 이주 대상에 오르지 못한 이재민들의 가슴은 펄펄 끓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김윤호·김정석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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