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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를 뛰게하는 감독” 이영표 극찬한 케이로스, 한국 맡나

 
지난 6월 1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B조 1차전 모로코-이란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모로코의 자책골이 터지자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기뻐하고 있다.[뉴스1]

지난 6월 1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B조 1차전 모로코-이란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모로코의 자책골이 터지자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기뻐하고 있다.[뉴스1]

“전술, 전략보다 선수를 뛰게 하는 감독이다.”
 
이영표(41) KBS 해설위원은 2018 러시아 월드컵 기간 중 사견을 전제로 자신이 생각하는 ‘명장’에 대한 정의를 내린 적이 있다.  
 
이 위원은 “같은 선수가, 같은 경기장에서, 같은 팀과 경기해도 벤치에 누가 감독으로 있는지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명장과 그렇지 않은 감독의 차이가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경기장 안에서 선수들의 멘털은 감독이 결정한다. 한 경기에서 내 공도 네 공도 아닌 상태로 떨어지는 게 평균 40~50번 정도 된다. 선수들이 그 공을 따내는건 감독의 능력이다. 이란이 줄기차게 뛸 수 있는 건 케이로스 감독이 만든거다”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을 4강에 올려놓은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감독을 예로 들었다. 이 위원은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은 엄청 뛰었는데, 체력 훈련만으로 된 게 아니라 히딩크 감독님의 평소 한마디가 쌓여 만들어 놓은 거다”면서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시절 히딩크 감독은 3~5분짜리 스피치를 했다. 그걸 들으면 잔잔했던 마음이 ‘내가 이 사람을 위해 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뀐다. 단지 스피치가 좋은 게 아니라 평소 교감이 형성돼 영향을 발휘하는 거다”고 말했다.
 
6월 1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B조 1차전 모로코-이란의 경기에서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이 답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뉴스1]

6월 1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B조 1차전 모로코-이란의 경기에서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이 답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뉴스1]

 
이 위원의 말처럼 케이로스 감독이 이끄는 이란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줄기차게 뛰었다. 비록 1승1무1패로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질식 수비’, ‘짠물 수비’라 불릴 만큼 지독한 축구를 선보였다. 모로코를 1-0으로 꺾었고, 스페인에 0-1로 석패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뛴 포르투갈과 1-1로 비겼다. 
 
이 위원이 극찬한 ‘명장’ 카를로스 케이로스(65·포르투갈) 감독이 차기 한국축구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급부상했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이란을 이끌었던 케이로스 감독이 한국 감독직을 두고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메흐디 타즈 이란축구협회장이 5일 이란 반관영 ISNA 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대한축구협회에 연락해 케이로스를 감독으로 영입할지 의사를 타진했다. 대한축구협회가 ‘케이로스와 접촉해 감독 선임을 협의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지난달 31일 이란축구협회와 계약이 끝난 뒤 연장 여부를 협상 중이다. 선수들의 병역문제와 자신의 연봉문제 2가지 사안 탓에 난항을 겪고 있다. 케이로스와 이란축구협회의 협상이 해결되면 계속 이란을 맡을 것으로 보이고, 결렬될 경우 한국으로 향할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한국 사령탑 후보로 급부상한 케이로스 감독. [중앙포토]

한국 사령탑 후보로 급부상한 케이로스 감독. [중앙포토]

 
대한축구협회는 우선협상대상자 3명을 선정해 연봉, 코치진, 계약기간 등 계약조건 협의에 들어간 상황이다.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월드컵 예선 통과 경험이 있는 감독, 대륙컵 우승 내지 세계적인 리그 우승 경험이 있는 감독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케이로스 감독은 여기에 부합한다. 연봉도 25억원 수준으로 대한축구협회가 감당할 수 있다.
 
선수 시절 골키퍼로 뛰었던 케이로스 감독은 1991년 포르투갈을 이끌고 20세 이하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남북단일팀을 꺾은 뒤 우승까지 차지했다. 2004년~08년에는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석코치를 맡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보좌하며 황금기를 열었다. 
지난해 8월3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한국 대 이란 경기.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연합뉴스]

지난해 8월3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한국 대 이란 경기.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연합뉴스]

 
케이로스 감독은 2011년부터 7년간 이란을 이끌면서 아시아 최강팀으로 변모 시켰다. 조직력을 극대화시키는 한편 밸런스를 기가 막히게 잡았다. 이란이 수비만 하는 팀은 아니다. 강력한 수비를 펼치다가 기습적인 카운터 펀치로 해결한다. 자바드 네쿠남이 은퇴한 뒤 자한바흐슈(23) 등 20대 초중반 젊은 선수들로 세대교체도 잘 이뤄냈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휘어 잡았다. 
 
2013년 한국과의 경기 직후 주먹감자를 날리고 있는 케이로스 이란 감독. [사진 MBC 화면 캡처]

2013년 한국과의 경기 직후 주먹감자를 날리고 있는 케이로스 이란 감독. [사진 MBC 화면 캡처]

 
‘한국 킬러’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을 잘 안다. 이란을 이끌고 한국을 상대로 4승1무를 기록했다. 별명은 ‘그라운드 여우’다. 경기 전 독설을 퍼부으며 상대를 자극하고, 경기 후엔 존중을 표하는 신경전의 대가다. 지난해 9월 한국과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0-0으로 비긴 뒤 “36년 만에 선수에게 유니폼을 달라고했다. 손흥민(토트넘)에게 유니폼 받았다”고 말한 적도 있다. 
 
하지만 약점도 분명하다. 툭하면 이란축구협회와 마찰을 겪으면서 지휘봉을 내려놓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흥분을 잘한다. 2013년 6월18일 울산에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한국을 1-0으로 승리한 뒤 한국 벤치를 향해 ‘주먹감자’ 를 날린 악연도 있다. 한편 한국 감독은 9월7일 코스타리카와 평가전 이전엔 최종확정될 전망이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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