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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신부 입장

신부 입장
-신미나(1978~ )
  
시아침 8/6

시아침 8/6

날계란을 쥐듯
아버지는 내 손을 쥔다
드문 일이다
 
 
두어 마디가 없는
흰 장갑 속의 손가락
쓰다 만 초 같은 손가락
 
 
생의 손마디가 이렇게
뭉툭하게 만져진다
  
 
아버지는 열심히 일해 돈을 벌기도 하고 사업에 실패해 낙담하기도 했을 것이다. 술타령도 하고 고함도 쳤을 것이다. 딸은 귀하고 곱게 자랐을 것이다. 그러나 야단도 맞고 때 묻은 얼굴로 울기도 했을 것이다. 이제 아버지는 늙고 딸은 다 커서, 이 축복의 자리에서 헤어지려 한다. 그의 손이 어쩐 일일까 싶게 조심조심 딸의 손을 쥔다. 아버지의 사랑은 거칠고 뭉툭한 손가락에 묻어 있고, 딸의 눈물은 행간에 숨어 얼비친다.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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