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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후진타오·시진핑 ‘3대 책사’ 왕후닝의 추락

왕후닝. [연합뉴스]

왕후닝. [연합뉴스]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시진핑(習近平) 3명의 총서기를 보좌해 ‘살아 있는 제갈량(諸葛亮)’으로 불려온 왕후닝(王滬寧·63)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반쪽’ 상무위원으로 추락했다.

 
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진핑 주석의 위탁을 받은 천시(陳希) 중앙조직부장이 4일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여름 휴가 중인 전문가들을 문안 위문하고 좌담회를 열어 의견과 건의를 청취했다”고 보도했다. 왕후닝이 지난해까지 좌담회를 주관한 전임자 류윈산(劉雲山) 상무위원의 업무를 인계받지 못하면서 그의 정치적 위상이 위협받고 있다.
 
베이다이허 전문가 좌담회는 중국 전·현직 최고 수뇌부의 연례 비밀회의인 베이다이허 회의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다. 류윈산 이전에는 시 주석이 국가부주석 신분으로 주관했다. 왕후닝으로서는 류윈산이 맡았던 중앙당교 교장을 시 주석의 대학 동창인 천 부장에게 넘겨준 데 이어 또다시 굴욕을 당한 셈이다.
 
지난달 12일에는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 및 국가기관 정치건설추진회의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홍콩 명보는 “왕후닝은 류윈산이 맡았던 이데올로기 관리 권한은 인계받았지만 조직 인사와 중앙당교 관리에서 배제됐다”고 분석했다.
 
왕후닝의 위상이 추락하면서 실각론까지 등장했다. 미국에 망명한 인권운동가 웨이징성(魏京生)은 최근 미국의소리(VOA)에 “많은 사람이 왕후닝의 처세술에 불만”이라며 “시진핑의 속죄양 1순위가 왕후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낙마설은 억측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베이징 소식통은 “시 주석이 현직 상무위원을 속죄양으로 삼는다는 것은 반중 매체의 희망일 뿐”이라며 “1인 숭배와 과장된 선전 책임을 물어 선전 계통의 구세력 물갈이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왕후닝은 1995년 공산당의 핵심 싱크탱크인 중앙정책연구실 정치조 조장을 맡은 이래 23년간 장쩌민 주석의 ‘3개 대표론’, 후진타오 주석의 ‘과학발전관’, 시 주석의 ‘시진핑 사상’을 입안하며 줄곧 출세 가도를 달려왔다.
 
왕후닝의 추락이 회복 추세인 북·중 관계에 영향을 끼칠지도 주목된다. 왕후닝은 지난 3월과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이징 방문 당시 영접부터 회담·시찰·출국까지 모든 일정에 배석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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