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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이 컬스데이였다면, 이번엔 세팍걸벤저스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첫 대회 금메달을 꿈꾸는 한국 여자 세팍타크로 대표팀. 진천=프리랜서 김성태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첫 대회 금메달을 꿈꾸는 한국 여자 세팍타크로 대표팀. 진천=프리랜서 김성태

 
세팍타크로(Sepaktakraw).
 
국내에서 많이 하는 스포츠 종목은 아니다. 경기를 볼 기회도 거의 없다. 그래도 동남아시아에서 인기가 높다는 정도는 많이 안다. 또 아시안게임이 다가오면 주목받는다. 명칭은 말레이시아어로 ‘차다’인 ‘세팍’과 태국어로 ‘공’인 ‘타크로’의 합성어다. 배구나 배드민턴처럼 네트를 사이에 두고 경기를 한다. 손과 팔을 제외한 몸 전체, 특히 발을 주로 쓴다. 화려한 공중 동작이 매력적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세팍타크로에는 남·여를 합쳐 6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한국은 전 종목에 출전한다. 최근 충북 진천선수촌을 찾아 한창 훈련 중인 여자대표팀 선수들을 만났다. 12명인 이들은 단체전인 팀 이벤트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2010, 2014년에 이어 세 번째 아시안게임을 앞둔 김동희(27·부산환경공단)는 “삼세번 도전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꼭 따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한국 여자 세팍타크로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린다. 연습 경기 도중, 공격수 박선주(11번)가 스파이크를 시도하자, 건너편의 전규미(4번)가 블로킹을 시도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한국 여자 세팍타크로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린다. 연습 경기 도중, 공격수 박선주(11번)가 스파이크를 시도하자, 건너편의 전규미(4번)가 블로킹을 시도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세팍타크로를 쉽게 설명하면 ‘발로 하는 배구’다. 세 번의 터치 안에 볼을 상대 코트로 넘겨야 한다. 족구와 다른 점은 무게 160g의 플라스틱 재질 공을 땅에 떨어뜨리면 안 된다. 상대 공격을 막기 위해 배구처럼 네트 앞에서 블로킹도 한다. 공을 아래로 내리꽂는 ‘롤링킥’이나 다리를 틀어 차는 ‘시저스킥’은 시속 100㎞를 넘기도 한다.
 
국내에 세팍타크로가 처음 도입된 건 1987년이다. 한국은 2002 부산 아시안게임 남자 서클에서 금메달을 땄다. 서클은 네트 없이 하는 경기인데,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공을 공중으로 차고 이를 채점해서 순위를 매긴다. 여자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레구(3인제)에서 은메달을 땄다. 여세를 몰아 지난해 12월 태국 방콕 세계선수권 레구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땄다.
 
대표팀 베테랑 김희진(34·경북도청)은 "올해도 짧은 시간에 호흡을 맞춰서 태국에서 열린 국제 대회에서 은메달을 땄다. 동남아시아 강국들에 비해 가족같이 편안하면서도 탄탄한 팀워크는 한국 여자 팀만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공격수 이민주(28·부산환경공단)는 “우리 팀에는 키 큰 선수와 작은 선수가 골고루 있다. 간혹 ‘체조선수랑 농구선수가 함께 뛰는 거냐’는 말을 듣기도 한다”며 “각양각색의 선수들이 있다 보니 ‘세팍타크로의 어벤저스’라고 할 만하다”고 말했다.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첫 대회 금메달을 꿈꾸는 한국 여자 세팍타크로 대표팀. 진천=프리랜서 김성태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첫 대회 금메달을 꿈꾸는 한국 여자 세팍타크로 대표팀. 진천=프리랜서 김성태

 
이들이 세팍타크로에 인생을 걸기 시작한 건 대개 중·고등학교 때다. 육상을 했던 이민주는 중학교 1학년 때 학교에 세팍타크로부가 신설되면서 입문했다. 엘리트 선수 경력이 없었던 김동희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세팍타크로부가 있는 학교를 찾아가 운동을 시작했다.
 
세팍타크로 ‘고수’ 되기는 고단한 과정이다. 공격수 김이슬(29·부산환경공단)은 “공이 워낙 딱딱한 데다, 하루 수천 개의 리시브를 하다보니 등과 다리가 퍼렇게 멍드는 건 기본”이라고 말했다. 현재 여자의 경우 고교팀 8개, 실업팀 7개까지 생겼지만, 여전히 생소한 종목의 굴레를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세팍타크로를 더욱 널리 알려 대중화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게 이들의 또 다른 목표다. 이들은 매일 7시간씩, 1000개의 볼을 받아내는 강훈련으로 메달의 꿈을 일구고 있다. 한국 여자가 꼭 넘어야 할 벽이라면 종주국 태국이다. 태국은 아시안게임 여자 종목 통산 15개 금메달 중 10개를 땄다.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첫 대회 금메달을 꿈꾸는 한국 여자 세팍타크로 대표팀이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하고 있다. 진천=프리랜서 김성태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첫 대회 금메달을 꿈꾸는 한국 여자 세팍타크로 대표팀이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하고 있다. 진천=프리랜서 김성태

 
이민주는 “그간 국제 대회에서 태국을 한 번도 못 이겼다. 이번엔 꼭 이기고 싶다”며 “평창올림픽에서 여자 컬링이 컬링 불모지에 꽃을 피웠던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이슬은 “세팍타크로는 보기에 시원한 종목이다. 세팍타크로를 보면 여름철 폭염도 싹 가실 테니 많이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진천=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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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