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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서 스타트업 대표로,내 명함 내가 만들다

기자
더오래 사진 더오래
[더,오래] 인생환승샷(43) 명품 세일즈매니저에서 스타트업 대표로, 민은미
인생에서 누구나 한번은 환승해야 할 때와 마주하게 됩니다. 언젠가는 직장이나 일터에서 퇴직해야 하죠. 나이와 상관없이 젊어서도 새로운 일, 새로운 세계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한번 실패한 뒤 다시 환승역으로 돌아올 수도 있겠지요. 인생 환승을 통해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생생한 경험을 함께 나눕니다. <편집자>
 
2017년 스타일링 강의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 민은미]

2017년 스타일링 강의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 민은미]

 
카르티에, 티파니, 샤넬…. 제가 다녔던 회사 이름입니다. 모두 명품시장을 이끌어 나가는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입니다. 1993년도에 시작된 저의 직장생활은 2017년에 끝이 났습니다. 제가 끝을 내기로 결정했습니다. 사춘기의 두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병행하기에는 역부족인 시기가 찾아와 잠시 생활의 안정을 찾은 후 다시 취업하리라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나 쉽지 않았습니다. ‘경단녀’라는 말이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말로만 듣던 취업난을 실감했습니다.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구직을 위해 이력서도 내고 몇몇 회사와 인터뷰도 했습니다. 한 회사와는 5달에 걸쳐 4번의 면접을 진행했으나 불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어떤 회사와는 1차 면접에 합격하고 2차 대표이사와의 최종면접 일정이 정해진 상황이었으나 채용계획이 취소되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최종합격 통보를 받은 모 회사에게는 사업계획이 변경되어 채용을 무기한 연기하게 되었다는 연락을 받기도 했습니다. 
 
2002년 큰아이와 놀이동산에서 찍은 사진이다. [사진 민은미]

2002년 큰아이와 놀이동산에서 찍은 사진이다. [사진 민은미]

 
커리어의 공백이 길어질수록 저 자신에 대한 실망감이 커졌습니다. 항상 바쁜 워킹맘에서 주부로 바뀐 생활에 적응이 쉽지 않아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하루하루가 무기력하게 느껴지는 날이 계속되었습니다. 우울증도 찾아왔고, 몸과 마음에 병이 들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둔 지 1년이 조금 더 지난 어느 날이었습니다. 나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얻은 답은 ‘내가 하고 싶던 일을 직접, 혼자 해보자’는 것이었죠. 
 
2004년 까르띠에코리아 신년회에서 찍었다. 맨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 나다. 당시 둘째 아이 임신 7개월때였다. 빨간색 한복 입은 사람이 당시 로랑 그로고쟈 까르띠에코리아 사장님이었고, 회색 상의가 당시 티에리 마티 이사님(현 루이비통코리아 사장님)이다. [사진 민은미]

2004년 까르띠에코리아 신년회에서 찍었다. 맨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 나다. 당시 둘째 아이 임신 7개월때였다. 빨간색 한복 입은 사람이 당시 로랑 그로고쟈 까르띠에코리아 사장님이었고, 회색 상의가 당시 티에리 마티 이사님(현 루이비통코리아 사장님)이다. [사진 민은미]

 
1인 회사, 스타트업 대표로의 환승. 이 답을 찾기까지 왜 그리 오래 걸렸을까요? 왜 지금까지 해왔던 어떤 조직에 들어가서야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요? 아마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지금까지 해오던 것을 버리는 것에 대한 불안,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 대한 낯섦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은 주얼리(jewelry)였습니다. 주얼리 하면 자칫 사치품으로만 생각할 수 있지만 알고 보면 의미 있는 물건입니다. 학교 졸업 반지, 사랑을 시작한 연인들의 커플링, 결혼할 때 서약으로 주고받는 결혼반지 등 인생의 소중한 순간을 담고 있는 물건이기도 하죠.

 
2016년 티파니코리아에 근무할 당시 고객 행사를 진행할 때 찍은 사진이다. [사진 민은미]

2016년 티파니코리아에 근무할 당시 고객 행사를 진행할 때 찍은 사진이다. [사진 민은미]

 
저는 제가 알고 있는 주얼리에 관한 내용을 기록하고 정리하기 위해 블로그를 만들어서 문서화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49세의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꿈꾸며 지금 1인 회사, 스타트업 대표로 ‘환승’했습니다. 2018년 7월 14일, 회사의 조직원으로서가 아닌 제가 직접 만든 첫 명함이 나왔습니다. 환승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환승’이라는 새로운 선택을 하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고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신기하게도 지금까지는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길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나 스스로가 나 자신을 격려하고 동기부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스스로에 대해 격려를 할 수 있게 된 것이 저에게는 가장 큰 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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