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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두려운 당신, 성공한 퇴직선배 사례부터 찾아보라

기자
박영재 사진 박영재
[더,오래] 박영재의 은퇴와 Jobs(25) 
작년에 공기업에서 차장으로 정년퇴직한 주동석 씨(61세)는 지금 하루가 너무나 힘들다. 주변 지인들은 “아니 남들이 50세도 되기 전에 퇴직하는 상황에서 정년퇴직했으면 축복받은 것이야!”라며 부러워하지만, 본인 입장에서는 모든 것이 익숙하지 않다.
 
아직도 과거 버릇이 있어 새벽 5시면 일어난다. 집 근처 스포츠센터에서 2시간 운동한 뒤 집에 돌아와 아침을 먹고 과거에는 출근했는데, 지금은 갈 곳이 없다. 집에 우두커니 있다보니 본인이 그렇게 한심하게 느껴지고, 사회에서 버려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부인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니 부부 싸움 횟수도 늘어났다. 물론 일방적으로 당하는 것이지만.
 
퇴직 초기에는 친구들도 만나보고, 현직에 있는 후배도 만나 점심도 함께하곤 했다. 어느 시기가 지나서 보니 바쁜 후배들의 시간을 빼앗고 있는 본인의 모습이 보였다. 자연스럽게 후배들과의 만남도 끊겼다.
 
친구들도 처음에는 반가왔는데 만나게 되면 쓸데없이 술만 마시게 되고 “왕년에 내가 어땠어”하며 옛날 이야기만 하는 모습이 좋지 않아 보였다. 수입이라고는 달랑 국민연금과 오피스텔 한 채에서 나오는 임대수입이 전부인 상황에서 경제적으로 부담도 되고 하다 보니 친구들과의 교류도 뜸하게 됐다.
 
공기업을 정년퇴직한 후 인간관계와 경제적 부담감으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주동석씨.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공기업을 정년퇴직한 후 인간관계와 경제적 부담감으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주동석씨.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그러던 중 함께 퇴직한 최 부장이 서울 근교 대학교에 산학협력중점교수로 부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부동산 운용 전문가인 최 부장은 현직에 있을 때 2년간 적용됐던 임금피크제 기간에 대학원을 진학해서 부동산과 관련된 석사학위를 받았고, 그때 만들어 놓은 인맥을 활용해서 재취업에 성공했다.
 
순간 주 씨는 자신이 현역에 있을 때 퇴직 후에 대해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임금피크제가 적용됐을 때 본인은 급여가 주는 것에 대해 불평하고 보직이 없어진 것에 대한 짜증만 냈는데, 동일한 상황에서 최 부장은 대학원에 진학해 퇴직 후를 준비한 것이다.
 
나는 한국 은퇴생활연구소 대표로 있으면서 퇴직자나 퇴직예정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강의활동을 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6개월, 1년 후면 퇴직할 직장인들이 ‘퇴직’이라는 단어에 커다란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다.
 
직장인들에게 퇴직에 대한 느낌을 물어보았다. ‘퇴직하면 어떤 단어가 제일 먼저 생각납니까?’라고 물었을 때 두 가지 상반된 이미지가 나타났다. 먼저 긍정적인 이미지인데 ‘여행’, ‘여유로운 생활’, ‘취미·여가생활’, ‘전원생활’, ‘안정적’, ‘편안함’, ‘자유로움’ 등의 단어를 떠올렸다. 반대로는 부정적인 이미지도 나타났는데 ‘나이가 든’, ‘쉬어야 할 나이’, ‘사회에서 퇴장’, ‘황혼’, ‘쓸쓸하다’, ‘허전하다’, ‘무기력하다’ 등의 단어가 나왔다.
 
중요한 것은 이 두 가지 상반된 이미지 중 어느 한곳에 치우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마치 시계추처럼 긍정적인 이미지와 부정적인 이미지 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그런데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훨씬 더 큰 것으로 나타난다.
 
퇴직에 대한 이미지
퇴직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와 긍정적인 이미지. [그래픽 박영재]

퇴직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와 긍정적인 이미지. [그래픽 박영재]

 
퇴직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큰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는데 아마도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큰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보면 퇴직에 대한 두려움은 구체적인 것이 아니고 막연한 두려움일 뿐이다.
 
지금 먼저 퇴직한 선배 한 사람만 생각해 보자. 아쉬운 것은 우리 주변에는 퇴직 후 준비 안된 창업으로 실패한 선배, 가족과의 불화로 황혼 이혼한 선배, 여러차례 실패 후 잠수타고 연락이 끊긴 선배 등 망가진 선배들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말자.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으면 된다. 저 선배가 어쩌다 실패했고,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었는지를 살펴보고 그대로만 하지 않으면 된다.
 
반면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퇴직 후에 아주 멋지게 활동하는 선배들도 볼 수 있다. 그러면 그 선배를 보고 그대로만 따라하면 된다. ‘퇴직’이라는 용어에 두려움을 느끼고 회피할 것이 아니고, 현실을 직시하고 퇴직 후에 어떻게 지낼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세워보자.
 
직장인들은 누구나 일정 연령이 되면 있던 조직에서 퇴직하게 되고, 그렇게 나이들어 가는 것이 아닌가? 우리 반퇴자들에게 ’퇴직‘이라는 용어는 특별한 것이 아니고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과정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이를 어떻게 수용하느냐는 것이다.
 
이렇게 내 현실을 직시하고, 주변 환경을 살피고, 나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적극적으로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 가게 된다면, 퇴직 후 나에게 주어지는 30년, 40년의 시간은 아주 멋지고, 화려하고, 환상적인 삶이 될 것이다.
 
박영재 한국은퇴생활연구소 대표 tzang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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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