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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혁신성장’ 맞물려 원격의료 논의 다시 불붙나

SPECIAL REPORT 
원격의료는 정치권에서도 민감한 이슈 중 하나였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와 일자리 창출을 명분으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과 의료법인의 영리 자회사 허용 등을 본격 추진하면서 여야 정치권은 물론 의사들과 시민단체 사이의 공방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박 대통령이 각종 공개석상에서 틈만 나면 원격의료를 언급하면서 원격의료 확대는 박근혜 정부 제1의 국정과제였던 창조경제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박 대통령은 2016년 8월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던 충남 서산의 한 요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우리나라는 의료 인력이 우수하고 정보기술(IT) 수준도 높아 원격의료 발전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원격의료가 본격화되면 관련 기기와 장비 산업도 발전하고 고용 인력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원격의료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환자들의 대형병원 쏠림과 오진 가능성을 우려하는 의사들과 의료 민영화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강한 반발로 좀처럼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도 시민단체 주장에 동조해 원격의료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그런 상황에서 정부가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도입을 위해 2014년과 2016년 국회에 제출한 의료법 개정안은 여야 공방 속에 결국 상임위 문턱도 넘지 못한 채 자동 폐기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후 야당 시절의 당론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선후보 때도 “원격의료는 의사와 의사 간의 진료 효율화를 위한 수단으로 한정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원격의료를 둘러싼 청와대와 여권의 기류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여권 일각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미래 성장동력을 적극 발굴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지난 6월 원격의료 규제 개선 등 ‘혁신성장 규제 개혁 과제’를 정부에 공식 건의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문 대통령이 최근 의료 규제 혁신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주목을 모았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19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겠다고 밝히자 논란이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박 장관은 “원격의료의 물결을 타지 않으면 세계 최정상 수준의 한국 의료기술과 서비스가 톱(top) 지위를 지키기 힘들 것”이라며 “초기엔 의사가 환자를 대면 진료하고 이후 정기적 관리에 원격의료를 활용하면 윈윈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시민단체가 강하게 반발하자 박 장관은 “의사 간 원격의료를 적극 활성화하겠다는 취지가 오해를 불렀다”며 닷새 만에 기존 발언을 철회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의 한 야당 의원은 “민주당은 시민단체 등 지지층을 의식해 강경한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겠지만 청와대와 정부는 추진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 뭔지 진지한 토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신홍 기자 jbj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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