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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가대표 기업들 실적 부진, 성장엔진 식었나

국내 대표 기업들의 경영 실적이 주춤하고 있다. 3일 중앙SUNDAY가 전자·자동차·건설·통신 등 주요 업종별 1·2위 기업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을 조사했다. 상당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하락했거나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이런 부진에 대해 일부에선 계절적 비수기, 일시적 비용 증가 등이 원인이어서 3분기부터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란 긍정론이 있다.  반면 핵심 경쟁력 추락과 중국의 추격 등 구조적인 결함이 노출됐다는 분석도 있다. 대한민국 대표 기업들이 잠시 ‘더위’를 먹은 것인지, ‘성장엔진’이 식고 있는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쏠림’이 우려할 수준이다. 이 회사는 2분기 14조869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이 25.4%로 사상 최대였던 1분기(25.8%)와 비슷하다.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인 D램은 영업이익률이 70%에 이르지만, 휴대폰·디스플레이 성적은 시들해지고 있다. 스마트폰이 포함된 이 회사 IM(IT·모바일)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2조67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줄었다.
 
업종별 대표기업 2분기 경영 실적

업종별 대표기업 2분기 경영 실적

현대차 앞에는 원화가치 하락, 개별소비세 인하 같은 호재도 있지만 통상 마찰, 내수 경쟁 격화 등 위협 요인이 지뢰처럼 묻혀 있다. 현대차의 1차 협력사 리한은 지난달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현대차 1차 협력사가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조선업은 이미 빈사 상태다. 현대중공업(-1757억원)은 3분기 연속으로 영업 손실을 냈다. 삼성중공업(-1005억원)도 저조한 실적이 이어지자 주가가 최근 10년래 최저로 곤두박질했었다.
 
디스플레이 업계도 고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 2분기에만 2281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상반기 누적 적자가 3264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상반기 1조8311억원이라는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다가 1년 만에 급전직하한 것이다. KT는 3일 3991억원의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연결기준 지난해보다 10.8% 줄어든 것이다.
 
건설업계는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건설(2208억원)과 대우건설(1617억원)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7.1%, 34.2% 감소했다. 다만 삼성물산·GS건설 등은 수익성이 개선됐다. 지난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던 아모레퍼시픽(1458억원)은 아직 실적 회복을 못 하고 있다.
 
그나마 정유·석유화학·철강 업종이 선전하고 있지만 한두 개씩 고민거리를 안고 있다. SK이노베이션(8516억원)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03.2%나 증가했다. 그런데 정제마진이 줄어들어 근심이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윳값·수송비 등을 뺀 이익을 뜻한다. 롯데케미칼(7013억원) 역시 10.9% 늘었으나 하반기엔 실적 둔화가 점쳐진다. 포스코(1조2523억원)는 4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겨 선방하고 있지만, 미국·유럽의 통상 압박 이슈 때문에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이상재·문희철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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