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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자 찾아가 면접 … 인재를 ‘갑’으로 모시는 스타트업

하선영의 IT월드
수년 전만 하더라도 스타트업하면 ‘영세한 규모의 불안정한 회사’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비바리퍼블리카(토스)처럼 혁신적인 사업 모델로 성공을 거둔 스타트업들이 최근 몇 년 새 여럿 등장하면서 스타트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크게 바뀌는 중이다.
 
취직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이 스타트업을 긍정적으로 보는 데서도 이 같은 인식 변화가 느껴진다. 취업·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지난해 말 20·30세대 구직자들에게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취업 준비생 4명 중 3명은 “스타트업에 취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스타트업에 취업하고 싶은 이유로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조직 문화가 좋아서(54%)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어서(31%)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를 경험하고 싶어서(20%)를 들었다.
 
 
자율적·수평적 문화는 공통점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사업 성과를 어느 정도 내기 시작한 스타트업들에게 인재 확보는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과제다.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국내 인기 스타트업들은 한 해에 기존 직원 수의 50~100%씩 뽑기도 한다. 대기업에 비하면 채용 규모는 훨씬 작지만 스타트업들도 우수 인재들을 영입하기 위해 참신한 근무 조건과 혜택을 내걸고 있다. 인기 있는 스타트업일수록 지원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기업이 ‘을’을 자처하는 경우가 많다. 대기업보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들에게는 직원 한 명 한 명이 큰 자산이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서울 잠실 사옥 내 가장 목이 좋은 곳에서 신입 사원 면접을 진행한다. 17층 면접장에서는 올림픽공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지원자에게 제일 좋은 공간을 보여줘 회사를 어필하기 위함이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재능이 많은 스타보다 팀워크를 중시하는 우리 문화에 잘 맞는 사람을 찾는다”며 “직원을 뽑을 때 우리와 비슷한 공감대를 가진 사람인지 중요하게 본다”고 강조했다. 2010년 직원 5명으로 시작한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200명을 채용한 데 이어 올해도 4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쏘카·야놀자·패스트파이브 등 성공한 스타트업들이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유명한 개인간(P2P) 금융 스타트업인 8퍼센트는 종종 ‘찾아가는 면접’과 화상 면접으로 직원을 선발한다. 이효진 8퍼센트 대표나 채용을 담당하는 리더는 지원자가 있는 곳에 가서 식사하거나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는 식으로 면접을 진행한다. 2014년 회사 설립 당시 임신 3개월이었던 이 대표가 창업과 출산을 병행하면서 겪은 고충 때문에 이 같은 아이디어가 나오게 됐다.
 
김민지 인사 담당 매니저는 “지원자가 익숙한 장소에서 긴장을 풀고 평소처럼 이야기할 수 있게 배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다른 직장에 재직 중이거나 회사와 먼 곳에 있는 지원자를 배려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면접에서 지원자에게 지금 어떤 공부를 하고 있는지도 물어본다. 지금 공부하고 있는 사람이 미래에도 성장할 사람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차량 공유 업체인 쏘카는 신입 직원을 추천해준 직원들에게 포상금을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한다. 새로 뽑힌 직원이 6개월 이상 근무했을 경우에 추천한 직원에게 포상금을 주는 식이다. “포상금 규모는 비공개지만 적지 않은 금액”이라고 한다. 쏘카는 포상금제를 운영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스타트업에서 직원 한 명을 뽑는 것이 매우 힘들다.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만드는 스타트업 특성상 기업·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을 뽑아야 하기 때문이다. 헤드헌터보다 우리 직원에게 추천받는 것이 더 효율적이더라.”
 
자유롭고 개방적인 회사 문화도 스타트업들의 장점이다. 채용한 직원들에게는 다양한 복지 혜택을 제공해 근무 만족도를 높인다. 간편 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에서는 직원들이 특별한 승인 절차 없이 연중 무제한으로 휴가를 쓸 수 있게 했다. 자율적인 출퇴근제, 원격·재택근무도 직원들이 알아서 택한다. 6개월 이상 근무한 직원들에게는 전세·매매 주택자금을 무이자로 1억원까지 대출해준다.
 
쏘카는 직원들의 팀워크를 장려하는 비용을 회사에서 전액 지원한다. 같은 팀 직원들끼리 모이면 지원해주지 않는다. 다른 부서 사람들까지 한데 섞인 모임에 대해서는 ▶와인 테이스팅 ▶패러글라이딩 체험 ▶도자기 만들기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지원해준다.
 
 
저임금·고용 불안정성이 과제
 
모바일 설문 조사 기업 오픈서베이는 2011년 설립 초기부터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갖춰왔다. 두 달에 한 번씩 회사 전 직원이 참석하는 전사 회의는 마케팅팀의 가장 막내 직원이 주도한다. 회의에서 다루고 싶은 주제가 있으면 대표조차도 막내 직원을 통해 안건을 신청해야 한다.
 
숙박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분야 선두를 다투는 야놀자와 여기어때(위드이노베이션)는 경쟁적으로 혁신적인 복지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위드이노베이션은 월요일은 오후 1시에 출근한다. 구내식당은 삼시 세끼 무료로 제공하고 직원들에게 도서구입비를 무제한으로 지원한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야놀자 사옥은 헬스장·배드민턴장·클라이밍 시설을 갖춘 사무실 겸 휴식처다.
 
스타트업들은 자유로운 분위기를 강조하는 만큼 책임감도 강조한다. 우아한형제들 사무실 곳곳에는  ‘책임은 실행한 사람이 아닌 결정한 사람이 진다’, ‘실행은 수직적! 문화는 수평적~’ 등과 같은 업무 철학이 적혀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회사의 핵심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직원들은 상자 속 썩은 사과처럼 다른 사과를 금세 썩게 만든다”며 평가와 보상 절차를 철저하게 한다고 설명한다.
 
미국의 비영리 창업 지원 기관인 벤처포아메리카는 대기업과 다르게 스타트업에서 감수해야할 것으로 “당신의 업무가 자주 바뀔 것이고, 스스로 문제 해결을 해야할때도 잦고, 새로운 실험을 해야 할 경우도 많을 것”을 꼽았다. 고용의 불안정성,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 등도 대부분의 국내 스타트업들이 공통으로 떠안고 있는 과제다.
 
하선영 산업부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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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