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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99의 사회, 불평등의 뿌리를 캐다

책 속으로
21세기에 새로 쓴 인간불평등사

21세기에 새로 쓴 인간불평등사

21세기에 새로 쓴
인간불평등사
이선경 지음, 프리스마
 
노벨상 수상자나 세계적인 석학이 쓴 줄 알았다. 제목의 품이 그만큼 넓어서다. 최신 시각에서 인류의 수천 년 불평등 역사를 다시 써봤다는 얘기 아닌가. 그런데 아니었다. 보시다시피 국내 필자다. 경제학이나 역사학 전공자도 아니다. 영어 교육 전문가다. 그래서 놀랐고, 700쪽에 이르는 분량 안에 빼곡히 담긴 자료의 방대함에 놀랐다. 저자는 갈수록 열악해지는 자신의 노동조건이 세상의 뿌리 깊은 불평등 구조 때문이라는 생각에 그 실체를 파헤치고자 한 게 집필동기였다고 밝혔다. 실존적인 이유다. 그런 발상을 실행에 옮긴 집념에 한 번 더 놀랐다.
 
저자는 상위 1%나 0.001%(무척 소수)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사람이 끔찍한 불평등에 시달리는 배경에 그런 상황을 가능케 하는 피라미드 구조가 있다고 주장한다. 피라미드는 역사적으로 여러 가지 버전이 있었다. 종교가 피라미드를 지탱하는 도구였던 적도 있고, 정치 체제를 둘러싼 싸움도 있었다. 피라미드의 주도권 쟁탈전이다. 가장 최신 버전은 자본주의다. 그렇다면 피라미드는 왜 생겼을까. 불평등 구조를 가져오지만 피라미드에 장점도 있다. 질서가 생겨 사회가 안정화된다. 질서 유지가 필요한 이유는 인간의 폭력성 때문이다. 저자는 주로 생물학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인간의 근본적인 폭력성, 그 반대로 타인에 공감하고 돕는 본성을 살핀다. 생물학 연구 성과와 경제학, 역사학, 사회학 등 집념과 계획만으로 가능하지 않을 것 같은 넓은 분야를 섭렵해 불평등사를 써내려갔다.
 
빠르게 읽힌다. 빤한 대목도 있지만 빛나는 대목도 많다. 참고도서 목록이 엄청난데 결국은 저자 시각에서 취사선택한 리스트다. 불평등으로 고통받는 입장에서 쓰인 책이니, ‘을’들이 공감할 내용이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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