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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굴복한 구글 ‘천안문·인권’ 검색 안 되는 엔진 개발

순다르 피차이. [로이터=연합뉴스]

순다르 피차이. [로이터=연합뉴스]

구글이 중국 정부의 검열 정책을 반영한 검색 엔진을 비밀리에 개발 중이며 곧 선보일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블룸버그통신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글 내부 문건에 따르면 인권·민주주의·종교·평화적 시위같이 중국 정부가 민감하게 여기는 검색어나 이와 관련된 웹사이트는 검색 결과에서 차단된다.
 
구글은 2006년 중국에서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고, 중국 정부의 검열 요구와 수위가 높아지자 2010년 중국에서 철수했다. 구글이 8년 만에 시장 재진입을 시도하는 것은 중국의 검열 정책에 머리를 숙이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해 봄부터 중국 정부의 검열 법규를 따르는 검색 앱을 개발하는 ‘드래건플라이’ 프로젝트를 운영해 왔다. 중국 정부는 언론의 자유, 천안문 사태, 반(反)공산주의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검색어뿐 아니라 성, 뉴스, 학술 연구 같은 정보도 인터넷에서 차단한다. 이를 반영해 해당 검색 결과를 숨기고 ‘일부 결과는 법규에 따라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안내 문구를 띄우는 방식이다.
 
구글은 새로운 버전의 검색 앱을 이미 중국 관료들 앞에서 시연했다고 온라인 매체 인터셉트가 전했다. 지난해 12월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측근인 왕후닝 정치국 상무위원을 만난 뒤 구글의 중국 재진출 계획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소식이 알려지자 정보기술(IT) 업계와 인권 단체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악마가 되지 말자(Don’t be evil)’는 구글의 모토를 스스로 어기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구글 연구원은 트위터에 “정치권력이 지휘하고 검열하는 검색 엔진을 만드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인권의 보편적 원칙을 거스르는 기술을 개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구글 스스로 어기는 것”이라고 적었다. 앰네스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세계 최대 검색 엔진이 중국의 극단적인 검열 정책을 수용하는 것은 정보의 자유에 중대한 공격을 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실을 폭로한 구글 내부고발자는 "구글이 중국에 한 행동은 다른 나라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의 고민은 14억 인구의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다는 데 있다. 2010년 중국에서 철수하자 G메일과 구글 플레이를 포함한 대부분의 서비스가 중국에서 차단됐다. 중국 철수는 구글의 글로벌 전략에 공백을 만들었다. 구글의 빈자리는 중국 검색 엔진 바이두와 검열을 수용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이 채우고 있다. 앤디 막 IT 컨설턴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진보주의자들은 구글의 계획을 반기지 않겠지만 구글 입장에서 중국에 들어가지 않는 것은 엄청난 전략적 실수이자 착오”라고 말했다.
 
인터셉트에 따르면 새 검색 앱은 6~9개월 안에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 공개될 예정이다. 다만 최근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게 새로운 변수다. 검열을 수용한 검색 엔진을 준비하더라도 중국 정부가 구글의 중국 진출을 곧바로 승인할지는 불투명하다. 구글은 성명을 통해 “미래 계획이나 추측성 정보에 대해서는 코멘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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