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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전 잠깐! 기체 결함 탓 늦게 뜬 항공편 Top10은?

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아시아나 본사 로비에 전시된 모형 항공기 앞으로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아시아나 본사 로비에 전시된 모형 항공기 앞으로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을 떠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가려던 아시아나항공 OZ761편의 출발이 1시간 넘게 지연됐습니다. 출발 준비 중 꼬리 부분에서 연기가 솟았기 때문입니다. 최근 기체결함으로 인한 출발 지연이 잇따라, 국토교통부의 특별점검을 받던 중에 또다시 발생한 소동이었습니다. 
 
여객기 출발이 지연되면 탑승객들은 불편을 겪게 됩니다. 더구나 그 이유가 기체결함 및 정비불량(이하 '기체결함') 때문이라면, 탑승객들은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일, 과연 어떤 항공사, 어떤 노선에서 잦을까요? 
 
인천공항공사는 5일 하루에만 사상 최대치인 22만1231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관련 데이터를 찾아봤습니다. 
 
국토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10년(2008년 1월 1일~2018년 7월 22일)간 인천공항 여객기 출발 편(화물기 제외)은 총 125만8109건이었습니다. 이중 총 7만9423건이 지연 출발했는데, 4만 8233건이 아시아나·대한항공 등 국적기, 나머지 3만1190건이 외항사 여객기였습니다. 지연 사유가 기체결함이었던 경우는 국적사 2504건(5.19%), 외항사 1480건(4.75%)이었습니다. 
 

불명예 1위는 밴쿠버 행 에어캐나다 AC064편
노선별로 보면 기체결함 출발지연이 가장 잦았던 것은 캐나다 밴쿠버로 가는 에어캐나다 AC064편이었습니다(총 65건). 이어 델타항공 DL158(디트로이트 행, 48건), 유나이티드항공 UA892편(샌프란시스코 행, 43건) 순이었습니다. 국적기 중에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대한항공 KE017편과 아시아나 항공 OZ202편이 각각 42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노선별 1~3위는 외항사가 차지했지만, 항공사별 총합으로 보면 국적기가 월등히 많습니다. 아시아나가 가장 많고(1145건), 대한항공(811건)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외항사는 가장 많은 곳이 80여건 수준입니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여행객 10명 중 7명은 국적기를 이용합니다(2018년 6월 수송분담률 68.6%). 지난 10년간 인천공항 출발 편 횟수만 봐도 국적사 여객기가 외항사보다 38만9009건 많았습니다. 그래서 국적기의 기체결함 지연 사례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아시아나 왜 이러나, 국적기 1~10위 휩쓸어
국적기 중에 기체결함으로 지연이 잦았던 항공편 1~10위는 모두 아시아나였습니다. 특히 미국 로스앤젤레스 행(OZ202), 독일 프랑크푸르트 행(OZ541), 영국 런던 행(OZ521), 미국 뉴욕 행(OZ222) 등 장거리 노선이 많았습니다. 대한항공은 로스앤젤레스 행 KE017편이 OZ202편과 공동 1위로, 유일하게 10위권에 들었고요.  
 
10년간 운항 편수를 비교해 보면 대한항공(38만5303건)이 아시아나(29만2572건)보다 훨씬 많습니다. 하지만 기체결함 지연 건수는 오히려 아시아나(1145건)가 대한항공(811건)을 앞섭니다. 전체 지연 사유 가운데 기체결함이 차지하는 비율도 아시아나(6.7%)가 대한항공(4.1%)을 높습니다. 

 
아시아나가 기체결함 지연이 많은 것은 상위 10위 항공편 탓인데요, 이들이 전체의 25.41%(291건)를 차지했습니다. 특정 몇몇 노선이 전체 규모를 끌어 올린 셈입니다. 
 
대한항공, 2016년 기점으로 아시아나 앞질러 
운항 횟수가 많으면 그에 비례해 기체결함 지연도 많은 게 당연한 거 아니냐고요? 3000회 이상 운항한 항공편 50건의 운항 수와 기체결함 지연 건수의 상관관계를 분석해보니, 아래 차트에서 보듯 유의미한 관계가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아시아나의 나고야 행 OZ122편은 10년간 총 3830회를 운항했지만, 결함 지연은 단 5회에 그쳤습니다. 반면 로스앤젤레스 행 OZ202편은 이와 비슷한 3846회를 운항하면서 42회나 기체결함으로 지연됐습니다. 운항 수준은 비슷한데 기체결함으로 인한 지연은 8배에 달한 거죠. 지연 시간도 OZ122은 평균 82.4분, OZ202편은 평균 147.7분으로 차이가 컸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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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의 기체결함 지연이 많다지만, 대한항공이라고 안심할 상황은 아닙니다. 2016년을 기점으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앞서기 시작했거든요. 2012년에 36건에 불과했던 대한항공의 기체결함 지연 건수는 2017년 95건으로 164% 증가했습니다. 특히 로스앤젤레스 행 KE017편은 2016년 한 달에 한 번꼴로 기체결함이 발생해 탑승객 발을 묶어놨습니다(7년간 총 40회 출발 지연, 평균 지연시간 155분).  
 
국적기, 올들어 7개월간 기체결함 지연 300건
기체결함으로 인한 출발은 지연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천공항 출발 국적기는 2008년 5만3971편에서 2017년 10만8173편으로 100% 증가했는데, 기체결함 지연 건수는 101건에서 482건으로 377% 상승했습니다. 운항 수 증가율 대비 약 4배나 늘어난 셈입니다. 
위 그래프는 기체결함 지각 출발이 2013년을 기점으로 급증한 것을 보여줍니다. 지난해 1년간 472건의 기체결함 지연이 발생한 데 비해,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 22일까지 약 7개월간 300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다시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할 듯합니다. 
 
'땅콩 회항'보다 무서운 ‘정비 회항’
대한항공 직원과 시민들이 4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조양호 일가 퇴진과 갑질 근절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대한항공 직원과 시민들이 4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조양호 일가 퇴진과 갑질 근절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기체결함으로 단지 출발만 늦어지는 건 아닙니다. 2016년 3월 1일 오전 8시 마닐라 행 대한항공 KE621편은 앞바퀴 고정핀을 뽑지 않고 이륙했다는 걸 뒤늦게 확인하고 회항했습니다. 이런 기체결함으로 인한 회항도 출발 지연 못지않게 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인천공항을 출발한 국적기 총 474편이 회항했는데요, 기상 상태(54%) 때문에 회항한 경우가 가장 많았고, 2위가 기체결함(16%)이었습니다. 항공사별로는 아시아나(33건)·대한항공(22건)·저가항공사(14건) 순이었습니다. 기체결함에 따른 출발 지연에 이어, 같은 이유의 회항 사례 역시 아시아나가 가장 많았던 셈입니다.  
 
59분 늦어도 정상 출발?
여객기 출발이 얼마나 늦어지면 '지연'이 되는 걸까요? 국토부가 정한 국제선 기준은 1시간, 국내선 기준 30분입니다.

하지만 미국 연방 항공국(FAA)과 영국 민간항공정보업체 OAG 등은 항공기 출발 시각이 예정보다 15분만 늦어도 ‘지연’으로 집계합니다. 국제선만 놓고 보면 국내 기준과 해외 기준이 45분 차이나는 거죠.


국토부 관계자는 "미국은 항공기 출발 예정 시간과 여객기 문을 닫는 시간을 기준으로 지연 여부를 따진다. 반면 우리는 출발 예정 시간과 실제 이륙 시간 차이를 집계한다. 지연 기준 시간이 다른 건, 통계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여객기가 탑승구를 닫고(국제 기준) 이륙할 때(국내 기준)까지, 푸시백(견인차가 항공기를 밀어 유도로까지 후진시키는 작업)과 택싱(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달리는 것)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도, 국내 지연시간 기준은 "너무 관대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국토부는 자체 기준으로 '지연'으로 분류된 경우에만 어떤 사유로 늦었는지를 밝힙니다. 가령 기체 결함으로 55분을 늦게 출발했더라도, 공식 기록은 '정상 출발'로 남고, 왜 출발이 늦어졌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국제 기준에 따르면 공개된 것보다 실제 기체 결함 사례가 훨씬 더 많을 수 있음에도, 우리가 알 수 없는 건 그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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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여운 데이터분석가 bae.yeowoon@joongang.co.kr 
임해든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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