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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6도 불덩이 서울···은마 불꺼지고 노량진 생선진열 사라져


서울 39.6도 홍천은 41도 … 111년 만의 폭염
 
1일 강원도 홍천의 최고기온이 41도까지 올라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111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또한 요즘 ‘서프리카’로 불리는 서울의 최고기온도 1994년의 38.4도를 훌쩍 넘긴 39.6도로 역대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이날 오후 시민들이 서울 여의도에서 지열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횡단보도를 지나가고 있다. 기온과 지열이 더해져 온도계의 바늘이 44도를 가리키고 있다. [뉴스1]

1일 강원도 홍천의 최고기온이 41도까지 올라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111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또한 요즘 ‘서프리카’로 불리는 서울의 최고기온도 1994년의 38.4도를 훌쩍 넘긴 39.6도로 역대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이날 오후 시민들이 서울 여의도에서 지열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횡단보도를 지나가고 있다. 기온과 지열이 더해져 온도계의 바늘이 44도를 가리키고 있다. [뉴스1]

필리핀 마닐라 30도, 이집트 카이로 37도, 서울 39.6도.  
 
1일 ‘서프리카(서울+아프리카)’는 열대지방보다도, 적도 근방 아프리카 도시보다도 뜨거웠다. 1907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111년 만에 가장 뜨거운 날이 됐다.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1994년 7월 24일의 38.4도보다 1도 이상 높았다. 서울 외에 강원도 홍천 41도, 경북 경산 40.5도, 광주는 39.6도까지 올랐다.
 
전국이 불덩이가 되면서 시민의 삶도 바뀌었다. 먼저 식생활이 달라졌다. 가정 내에서 열기를 내뿜는 가전도구는 사용 기피 물품이 됐다. 서울 방배동에 사는 주부 전은희(39)씨는 “전기밥솥이나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기 싫어 남편 퇴근 시간에 맞춰 마중 나가 저녁을 사먹고 들어온다”며 “아침식사는 일주일째 선식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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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맞은 아이들은 냉방이 잘 되는 도서관으로 몰리고 있다. 1일 서울 중구에 있는 서울도서관은 ‘피서객’들로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주부 한미연(44)씨는 “초등생인 아이와 청와대 견학을 나왔다가 더위에 도서관으로 피신했다”며 “해가 지고 나면 귀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윤진 서울도서관 주무관은 “방문객이 한달 새 37%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더위는 경제도 멈춰 세웠다. 땡볕을 피할 곳이 마땅치 않은 재래시장에는 손님 발길이 끊겼다. 신선식품 매대에는 진열품이 사라졌다.  
 
밥 안 짓고 외식, 한밤 카페 피난 … 은마아파트는 열대야 정전

 
1일 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정전이 발생해 비상등만 켜져 있다. [연합뉴스]

1일 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정전이 발생해 비상등만 켜져 있다. [연합뉴스]

서울 동대문에서 청과물 상회를 운영하는 김종태(43)씨는 “야채나 과일을 진열해 내놓으면 금세 시들해져 팔 수가 없다. 안쪽에 냉장 보관하다 보니 그나마 이따금 지나가는 손님들조차 매대 앞에 멈춰 서지를 않는다”고 말했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선 생선 진열이 사라졌다.
 
빙수가게는 대목을 맞았다. 서울 명동성당 인근에서 빙수점을 하는 김정석(59)씨는 “점심시간뿐 아니라 4~5시까지도 빈자리가 없다”며 “요즘엔 하루 평균 300그릇 정도를 파는데 지난해에 비하면 매출이 1.5~2배 정도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 트는 변전기 이상이 생기며 한밤에 정전됐다. 한전에 따르면 7월 아파트 정전 건수는 91건으로 전년 동기비 112% 증가했다.
 
폭염은 서울의 밤 풍경도 바꿔 놓았다. 서울 신정동에 사는 주부 김수정(47)씨는 “ 밤 1시에 집 근처에 있는 24시간 커피점에 갔는데 자리가 없었다”며 “가족 단위로 와서 책을 읽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폭염은 ‘안전한 삶’을 위협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실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까지 전국에서 온열질환자 2266명이 발생해 이 가운데 28명이 사망했다. 31일 하루에만 42명이 열탈진과 열사병 등으로 119구급대의 도움을 받아 병원 치료를 받았다.
 
가축들도 시름하고 있다. 전국에서 닭·오리 등 314만8000여 마리가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폐사했다. 닭·오리에 비해 더위에 강하다고 알려진 돼지도 1만3000여 마리나 더위를 이겨내지 못했다.  
 
이날 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은 열대야를 피해 나온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기상청은 앞으로 최소 열흘 넘게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연합뉴스]

이날 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은 열대야를 피해 나온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기상청은 앞으로 최소 열흘 넘게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연합뉴스]

어민들은 붉은색으로 변해 가는 바다를 보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남해안에서는 이날 바닷물 온도가 25.2도까지 올랐다. 양식어류가 폐사하는 한계 수온인 27도에 근접한 수치다. 통영·거제 앞바다 일부 지역에는 이미 녹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통영에서 양식 어장을 운영하는 한준영(55)씨는 “이대로 2~3일 가면 집단 폐사가 올 것”이라며 “1년 벌이를 더위 때문에 날리게 생겼다”고 말했다.
 
낙동강 물줄기도 군데군데 녹색으로 변했다. 영남 지방에는 당분간 비 소식이 없어 낙동강 녹조는 악화할 전망이다. 영남 수질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구지방환경청은 낙동강 하천수를 처리하는 취수장과 정수장에 수질관리를 강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
 
재난 수준의 폭염이 지속하면서 자치단체도 비상이 걸렸다. 현재 폭염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 ‘재난’으로 규정돼 있지 않아 대응 매뉴얼이 따로 없다. 폭염에 따른 피해 역시 인정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폭염을 자연재난 수준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4000억원의 재난관리기금을 폭염 예방과 대응, 사고 처리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폭염으로 실직하거나 휴·폐업한 저소득 가구에 생계비(30만∼100만원), 의료비(최대 100만원)를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또 독거 어르신, 저소득 취약계층, 노숙인, 쪽방 주민, 건설현장 근로자를 5대 폭염 취약계층으로 정하고 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독거 어르신은 생활관리사 등 관리 인력 1000여 명이 안부를 매일 확인할 계획이다.
 
박태희·박형수·홍지유 기자  
대구=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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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