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946년에 백두산은 일곱 번에 걸쳐 폭발을 일으켰다. 1m나 되는 화산재가 쌓일 정도로 전례 없는 규모였다. 2002년에 다시 그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남북한이 함께 이에 관한 연구와 대비를 해야 한다”
‘백두산 과학기지’ 구축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된 ‘통일과학기술연구포럼’에서 나온 말이다. 남북한이 백두산 폭발에 대비하고, 나아가 과학기술 분야 협력을 위해 백두산에 공동연구센터를 세우자는 제안이 나왔다.
![남북한이 백두산 폭발에 대비하고, 나아가 과학기술 분야 협력을 위해 백두산에 공동연구센터를 세우자는 제안이 나왔다. 사진은 백두산 천지의 모습.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7/31/e8818d4c-4d84-49b3-923c-a882b6c2ef81.jpg)
남북한이 백두산 폭발에 대비하고, 나아가 과학기술 분야 협력을 위해 백두산에 공동연구센터를 세우자는 제안이 나왔다. 사진은 백두산 천지의 모습. [중앙포토]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와 통일과학기술연구협의회(통과협)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제12회 통일과학기술연구포럼을 개최하고 전문가들과 함께 백두산 과학기지 구축의 필요성과 실행방안에 대해 고민했다. 장소는 삼지연 인근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한 함께 화산ㆍ광물ㆍ동식물ㆍ천문 연구의 거점 만들까
통과협이 백두산 과학기지 구축을 통해 연구하고자 하는 핵심 과제는 땅ㆍ생명ㆍ하늘ㆍ거점 크게 네 가지로 제시됐다. 가장 주요한 것은 남북한 과학자와 국제 연구진이 공동으로 백두산 화산을 연구하고 지하에 매장된 광물자원을 탐사하는 '땅'이었다.
![위성에서 바라본 백두산의 모습. 백두산은 식생이 다양하고 매장된 광물자원이 풍부한 등 공동연구센터가 설립될 수 있는 입지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7/31/3e3d2d81-a38d-4883-b2a1-e342000fbe7b.jpg)
위성에서 바라본 백두산의 모습. 백두산은 식생이 다양하고 매장된 광물자원이 풍부한 등 공동연구센터가 설립될 수 있는 입지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중앙포토]
고상모 한반도 광물자원개발(DMR) 융합연구단장은 “지하의 광물을 생산하는 '광업'은 북한 경제에 핵심이지만 광물생산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일례로 북한에는 약 2000t의 금이 매장돼 있지만 생산량은 연간 2t 남짓이다”고 밝혔다. 남한이 이를 보완해 탐사ㆍ채광ㆍ가공 및 제련기술을 제공하면 북한의 풍부한 광물을 산업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백두산, 식생 다양하고 빛ㆍ대기공해 없어 동식물ㆍ천문연구에 최적
![백두산은 해발고도 2744m로 기후의 수직적 분포가 다양하고 이에 따라 식생 역시 매우 다채로워 연구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7/31/1aa2c1c2-53bf-451c-80a3-3f96c1ec6cf7.jpg)
백두산은 해발고도 2744m로 기후의 수직적 분포가 다양하고 이에 따라 식생 역시 매우 다채로워 연구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중앙포토]
이 외에도 동식물 등 천연물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산업화해 화장품ㆍ의학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제안도 나왔다. 해발 2744m에 달하는 백두산에는 식생이 다양해 연구가치가 충분하다고 분석한다. 판철호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센터장은 “화장품 원료의 약 70%를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8월 17일부터 발효되는 '나고야 의정서'로 인해 로열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백두산 공동연구를 이에 대한 장기적 대안으로 제시했다.
![백두산 일대는 빛ㆍ대기 공해가 매우 적어 천문관측에 유리한 입지조건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은 22일 화천의 조경철천문대 전경.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7/31/a0122dbc-696c-4cc7-ac7a-0d6298dcd1a6.jpg)
백두산 일대는 빛ㆍ대기 공해가 매우 적어 천문관측에 유리한 입지조건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은 22일 화천의 조경철천문대 전경. [연합뉴스]
세종기지ㆍ다산기지의 교훈 백두산 과학기지에도 적용돼
![한국은 이미 세종과학기지ㆍ장보고과학기지ㆍ다산과학기지 등을 설립하고 원격 연구의 가치를 증명해 나가고 있다. 남북 공동연구센터가 세워지면, 백두산 인근에 설치된 장비들을 운용해 정보를 취합하는 등 원격연구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7/31/0814b06d-68ab-4663-a683-b090ea0a674a.jpg)
한국은 이미 세종과학기지ㆍ장보고과학기지ㆍ다산과학기지 등을 설립하고 원격 연구의 가치를 증명해 나가고 있다. 남북 공동연구센터가 세워지면, 백두산 인근에 설치된 장비들을 운용해 정보를 취합하는 등 원격연구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포토]
신 부장은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활용하기까지 적어도 10년 이상 계획이 필요하다”며 대통령이 두 번 바뀌어도 계획이 살아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 단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2016년 9월, 북한 광물산업에 대해 질타한 적이 있다”며 북한 역시 자원연구에 있어 기계화ㆍ자동화ㆍ원격화를 기반으로 한 '통합솔루션' 운영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만큼 남북 공동연구가 필요하다고 배경을 밝혔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