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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성들이 반했다는 40대 걸크러쉬 배우

결혼, 소위 '혼기'가 찬 여성들을 압박할 수 있는 좋은 무기다. 결혼 생각이 없던 여성들도 주위에서 자꾸 결혼 안 하냐며 보채면(?) 괜시리 조급해지기 마련.  
 
중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노처녀'를 뜻하는 셩뉘(剩女)라는 단어만 봐도(물론 노총각을 뜻하는 단어도 있음) 결혼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위페이홍

위페이홍

이런 배경에서 최근 배우 위페이홍(俞飞鸿, 유비홍)이 중국 여성들 사이에서 '사이다', '가장 닮고 싶은 독립적인 여성'으로 떠올랐다.  
 
발단은 위페이홍이 2년 전 출연한 토크쇼 프로그램 '짤'이 돌아다니면서부터다. 창창싼런싱(锵锵三人行)이라는 프로그램이다. 지금은 폐지됐다.
[사진 선자커 웨이보 캡처]

[사진 선자커 웨이보 캡처]

[사진 바이자하오]

[사진 바이자하오]

나이 들었는데 뭐? 결혼 하든 말든 무슨 상관?
위의 짤은 유명 작가 선자커(沈嘉柯)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올리면서 빠르게 퍼져나갔다. 12만회 이상 리트윗됐다.  
 
프로그램 MC 더우원타오(窦文涛)는 그에게 "왜 이렇게 오랫동안 싱글이신거죠?"라고 물었다. 2년 전 당시 만 45세였던 위페이홍은 이렇게 답했다.  
 
- "그게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는데요. 싱글로 살든, 결혼을 하든 제게 있어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닙니다. 어느 쪽이든 더 편한 상태니까 그런 선택을 했겠죠."
[사진 바이자하오]

[사진 바이자하오]

MC는 굴하지 않고 무례한 말을 이어갔다.
 
- "미혼은 '위 선생님' 개인의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요. 세계적인 추세가 될 것입니다. 인류의 미래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겠죠. 과거에 우리는 음양이 조화를 이루는 가정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럼 위 선생님은 늙어서 혼자 지내면 과연 정신이 온전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사실 MC가 이런 질문을 한 것은 예전에 한 '전문가'가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두고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적 성향이 극단적일 수 있다"고 망언한 것에서 비롯됐다.  
 
여하튼 이 질문에 위페이홍은 "여자든 남자든 정신세계만 풍부하다면 싱글이라는 이유만으로 비정상일리가 없다"고 대답했다.
허우펑탕 [사진 바이자하오]

허우펑탕 [사진 바이자하오]

이번엔 허우펑탕(候冯唐)이라는 남자가 질문했다.  
 
- "혼자 지내면 좀 그렇지 않아요? 같이 먹거나 수다 떨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에 위페이홍은 "안 필요해요. 스스로 만족하는 삶이라면 굳이 대화를 할 배우자가 필요하지 않죠. 대화는 그저 표현하고 소통하는 하나의 방식입니다"라고 답했다. 그것도 찡그림 없이 시종일관 웃는 얼굴로.  
 
중국 네티즌들은 "아니, 같이 밥 먹을 사람이 아내, 남편밖에 없냐"며 황당해하는 반응을 보였다.
늘 웃으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데요."라고 대답하는 위페이홍 [사진 바이자하오]

늘 웃으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데요."라고 대답하는 위페이홍 [사진 바이자하오]

허우펑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 "술을 한 병 따거나, 식당에서 메뉴 2개를 시키면 혼자서 다 못먹잖아요. 그렇다고 하나 시키긴 아쉽고. 이런 거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에 위페이홍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데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사실 많은 부부들이 결혼 생활을 하면서 서로 이야기를 잘 안 하지 않습니까? 저는 두 사람이 함께 있을 때 느끼는 외로움이 혼자 있을 때 외로움을 느끼는 것보다 더 슬프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이후로도 두 남자가 결혼을 해야 하는 이유를 계속해서 열거하자 결국 참다 못한 위페이홍은 "두 분이서 하시는 말씀 중에 굉장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는데요. 왜 두 분은 자꾸 결혼을 남자가 여자에게 베푸는 시혜라고 생각하시는 거죠?"라고 반문했다.
[사진 바이자하오]

[사진 바이자하오]

두 남성은 머쓱한 듯 자세를 가다듬더니 "여성은 결혼을 원하고, 남성은 원하지 않을 확률이 일반적으로 더 높다"는 이상한 해명(?)을 하기에 이르렀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위페이홍의 2년 전 '사이다 발언'이 지금까지도 회자가 되는 이유가 뭘까. 이는 결혼에 대한 중국 여성들의 가치관이 빠르게 변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중국의 한 리서치 업체가 실시한 '2018 싱글 여성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90%의 싱글 여성은 '솔로 탈출'을 원하면서도 70%가 결혼 시기는 최대한 늦추고 싶다고 응답했다. 그러니까 사랑 자체는 동경하면서도,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서는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  
 
2018년 1분기 기준 중국에서 301만 7000쌍이 결혼했다. 작년 동기 대비 5.7% 감소한 수치다. 5년 전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무려 30% 가까이 감소했다. 반면 이혼율은 2009년부터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초혼 연령 또한 지역마다 다르지만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장쑤성(2017년) 기준 남녀 평균 초혼 연령은 34.2세로, 여성이 34.3세, 남성이 34.1세였다.  
 
경제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독립하면서 결혼은 더 이상 인생 필수 과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차이나랩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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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