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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백신'에 들끓는 中···"공산당 뒤집자" 낙서까지

가짜 백신 피해 아동 부모 20여 명과 자녀 4명 등이 30일 오전 8시경 베이징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청사 정문 앞에 모여 ’백신 피해자에게 정의를 보여달라“고 적힌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명보]

가짜 백신 피해 아동 부모 20여 명과 자녀 4명 등이 30일 오전 8시경 베이징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청사 정문 앞에 모여 ’백신 피해자에게 정의를 보여달라“고 적힌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명보]

중국 창성(長生)바이오사의 가짜 백신 스캔들로 ‘공산당 전복’을 주장하는 화장실 낙서가 등장한 데 이어 피해 부모들이 가두시위에 나서는 등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가짜 백신 피해 아동 부모 20여 명과 자녀 4명 등이 30일 오전 8시경 베이징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청사 정문 앞에 모여 “백신 피해자에게 정의를 보여달라”고 적힌 피켓 시위를 벌였다고 홍콩 명보가 31일 보도했다.  
시위대는 “백신 입법은 피할 수 없는 추세다”, “적절히 처리하고, 끝까지 책임져라” “지도자 지시를 실천하고, 백신 피해자에게 정의를 보여달라”는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국가 배상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중국 사회관계망(SNS)에는 시위대와 이들을 둘러싼 시민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퍼졌으나 곧 검열로 삭제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시위가 벌어지는 동안 보건 행정을 총괄하는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관리는 누구도 시위대와 접촉하지 않았으며 10여 명의 경찰이 출동해 시위대를 인근 파출소로 연행해 신원을 기록한 뒤 석방했다.  
두 살 딸이 불량 백신 접종 후 손발이 마비된 허팡메이(사진 오른쪽)씨가 정부에 항의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앞에 가짜 백신 접종후 앓고 있는 허 씨의 아이가 누워있다. [사진=명보]

두 살 딸이 불량 백신 접종 후 손발이 마비된 허팡메이(사진 오른쪽)씨가 정부에 항의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앞에 가짜 백신 접종후 앓고 있는 허 씨의 아이가 누워있다. [사진=명보]

이날 시위에 참여한 허난(河南)성 출신의 허팡메이(何方美)는 “두 살 먹은 딸이 석 달 전 고향에서 DPT와 A형 간염 백신 주사를 맞은 뒤 고온과 전신 마비 증상이 발생해 베이징 아동병원으로 올라와 치료받은 끝에 20여 일만에 위기에서 벗어났다”며 “그 사이 10만 위안(1640만원)을 치료비로 썼지만 아이는 아직 두 발로 서지 못하고 물건을 잡지 못하는 등 사지가 불편하다”고 고발했다. 허씨는 “우한(武漢)바이오사 백신을 맞은 뒤 백신 후유증인 석회질 척추염 진단을 받았지만, 관심을 보인 정부 관계자는 한 명도 없었다”며 분개했다.
10년 전 멜라민 독 분유로 아이를 잃은 뒤 인권 운동을 펼치고 있는 자오롄하이(趙連海)의 자녀들이 이번 가짜 백신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명보에 따르면 독 분유가 유발한 신장결석으로 숨진 아이 부모들의 조직인 ‘결석 아이들의 집’을 시작한 자오 씨는 “지금까지 400여 명 가장과 연락해 10명의 백신 피해 아동 자료를 확보했다”며 “자료를 더 확보한 뒤 대표 자격으로 위생 당국과 담판을 짓겠다”고 밝혔다. 독 분유 사건 이후 사회운동가로 변신한 자오 씨는 2009년 ‘사회불안 조장 혐의’로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은 뒤에도 각종 인권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가짜 백신 제조 업체를 시장에서 영구히 퇴출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30일 국무원 상무 회의에서 창성 바이오 불법 광견병 백신 사건 조사 보고를 청취한 뒤 “연루 기업 책임자에게 거액의 벌금과 형사 책임을 부과하고 의약품 생산 활동에 영원히 참여하지 못하도록 퇴출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함께 백신을 생산하는 중국 46개 기업에 대한 전수 조사와 결과 발표도 지시했다.
"공산당 전복"을 주장하는 화장실 낙서를 퍼뜨릴 것을 주장하는 트위터의 '화장실혁명동맹' 계정 [사진=트위터]

"공산당 전복"을 주장하는 화장실 낙서를 퍼뜨릴 것을 주장하는 트위터의 '화장실혁명동맹' 계정 [사진=트위터]

중국 정부의 표면상 강경한 태도와 달리 이번 백신 사건 역시 흐지부지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베이징의 인권운동가 리위(李蔚) 변호사는 RFA에 “당국이 한쪽에서는 조사 처벌을 말하지만, 선전 규정에 따라 검열을 강화하면서 이미 백신 여론은 고조기를 지났다”며 “피해 아동과 부모들의 건강 보장 입법 등은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백신 파문으로 2013년과 2016년 중국 정부의 재발 방지 약속이 무색해지면서 중국 국민의 비난이 공산당을 직접 향하고 있다. 지난주 트위터에는 시진핑 주석이 추진 중인 화장실 환경 개선 운동을 풍자한 화장실혁명동맹(厠所革命同盟) 계정까지 등장했다. 캐나다에서 개설된 이 계정은 중국 베이징·난징·항저우·상하이·청두 아동병원 화장실에 적힌 “독분유, 훙황란(아동 학대 유아원) 이번에는 가짜 백신/ 독공기, 독식품 아픈 백성은 눈물 가득/ 독제도, 독정부 중국 공산당을 뒤집자”는 낙서 사진을 게재했다. 하지만 27일 이후 트위터 계정의 활동은 멈춘 상태다.
지난 23일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시진핑 주석이 이례적으로 진상조사 특별 지시를 내린 이후 백신 피해자 보도가 자취를 감추자, 용두사미로 끝난 과거 백신 사건의 전철을 반복할 것이란 체념이 중국인 사이에 퍼지고 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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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