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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신기록 경신했지만, 스마트폰·디스플레이 부진

“신기록 행진이 잠시 주춤하면서 숨 고르기를 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반도체가 영업이익의 8할을 차지해 사업부문 간 불균형이 심해졌다.”
 
삼성전자가 31일 발표한 올 2분기(4~6월) 경영 실적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은 이렇게 엇갈린다.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58조4827억원, 영업이익 14조869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2016년 3분기부터 이어진 분기별 영업이익 신기록 행진이 멈췄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매출은 4.1% 줄었고, 영업이익은 5.7% 늘었다. 사상 최대였던 올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4%, 4.9%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에서만 매출 21조9900억원, 영업이익 11조6100억원을 거뒀다. 전체 영업이익의 78%에 이른다. 반도체 장기 호황과 삼성전자의 기술력과 선도 투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회사 측은 “계절적 비수기와 스마트폰 시장 정체로 모바일 D램 수요는 줄었지만, 데이터센터용 서버를 중심으로 수요 증가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갤럭시S9’의 부진으로 IM(IT·모바일) 부문의 영업이익은 감소세다. 매출 24조원, 영업이익은 2조6700억원이었다. 2013~2014년 분기마다 6조 원대, 지난해 같은 기간엔 4조6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전망도 좋지 않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배력이 약해지고 있어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휴대폰 시장은 소폭이나마 성장하고 있는데 삼성전자 판매량은 7000만 대 초반으로 6%대 감소가 점쳐진다”며 “획기적인 하드웨어 혁신이나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반도체·모바일·가전이라는 3각 편대의 불균형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강하다. 심지어 스마트폰 연구원들 사이에서도 “이제 단말기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는 의견도 나온다.  
 
반도체와 함께 DS(디바이스·솔루션) 사업부문을 구성하는 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은 1400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7200억원)과 비교하면 10분의 1 아래로 쪼그라들었다. 중국산 액정표시장치(LCD)의 공습이 계속된 데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판매가 부진했다. 그나마 소비자가전(CE) 부문의 영업이익은 5100억원으로 선방했다. 러시아 월드컵 같은 스포츠 이벤트로 TV 매출이 증가한 데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선 ‘3분기 낙관론’이 다수다.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반도체 쏠림’ 현상이 지나치다고 경고하고 있다.  
 
낙관론의 근거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실적 호전, 원화가치 하락이다. 인공지능(AI)이나 자동차 전자부품·5세대(G) 이동통신 투자 등으로 반도체 호황이 2~3년은 지속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명진 삼성전자 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의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는 10% 중반을 예상하고, 삼성전자는 시장 성장률을 소폭 상회하는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스플레이 쪽에선 애플이 아이폰X 후속 모델, 플러스 모델 등을 출시해 삼성전자 OLED가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연간으로 매출 250조원, 영업이익 62조~65조원 달성이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지난해 실적(매출 239조5753억원·영업이익 53조6450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노근창 센터장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6조원, 연간으로 62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에서만 13조7000억원 등 17조2000억원(3분기)의 영업이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쏠림에 대한 경고도 나온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조짐이 보이면서 우려가 제기된다. 시장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31일 현재 D램(DDR4 8Gb 메모리)의 가격은 7.9달러다. 올 1월 9.65달러 대비 18% 하락했다. “가격 하락 이상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반론도 있지만, 가격이 내려가면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하다. 신완선 성균관대 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반도체에서 비축된 체력을 바탕으로 미래 아이템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게 삼성전자 앞에 놓인 숙제”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2분기 모두 8조원의 시설 투자를 집행했다. 반도체 6조1000억원, 디스플레이 1조1000억원 등이었다. 상반기 투자는 1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조5000억원)보다 26% 줄었다.  
 
이상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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