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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대통령, 조건 없이 만나겠다”에 이란 "못 믿겠다"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공동기자회견 도중 이란에 대한 대화를 제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공동기자회견 도중 이란에 대한 대화를 제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이 임박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상대로 전격적인 만남을 제안하고 나섰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 충돌까지 우려되던 상황에서 이 같은 대화 제의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낸 것과 비슷한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함께 한 공동기자회견에서 “그들(이란)이 만나고자 한다면 확실히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CNN 등이 전한 속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제조건은 없다”면서 “그들이 결국 만나고 싶어할 거라고 믿는다. 나는 그들이 원하면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란이 긴장 완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북한, 러시아 정상과 각각 만났는데 이란 대통령과는 어떤 조건에서 만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특히 "나는 회담에 대해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여러분이 알다시피 우리는 김정은 위원장과 만났다. 그리고 9개월 동안 미사일 발사가 없었고, 인질들이 돌아왔고 매우 긍정적인 수많은 일이 일어났다"고 강조했다. "전쟁·죽음·기아 등 많은 것들의 가능성을 논할 땐 만나야 한다"고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중앙포토]

 
트럼프의 이날 발언은 최근 이란 지도자를 겨냥한 '말폭탄'에 비추어 전향적인 태도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지난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로하니 대통령, 절대로 다시는 미국을 협박하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사상 최악의 고통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썼다. 앞서 로하니 대통령이 미국의 압박을 비난하며 “이란과의 전쟁은 모든 전쟁의 어머니”라고 한 데 대한 응수였다. 이런 대치 국면에서 돌연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하고 나선 것은 적대적 상대를 대화 테이블로 불러내는 트럼프식 협상술로 풀이된다. CNN도 “이란에 대한 대화 제의는 트럼프가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연 것을 연상시킨다”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 5월 서방 주요 6개국과 이란이 참가한 이란 핵합의(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막기 위한 제재를 재추진하자 이란은 중동 원유의 운송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는 위협으로 맞서고 있다. 이란 리알화의 환율은 트럼프 정부의 JCPOA 탈퇴 이후 74%나 뛰는 등 경제난이 가속하고 있다.
 
트럼프의 이날 제의에 대해 이란 측 반응은 싸늘했다. 몇 시간 뒤 바흐람 거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현재 상황과 정책 등을 볼 때 대화나 협상 가능성은 전혀 없다. 미국은 전혀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자국민에 대한 통치 방식의 근본적 변화, 역내 악의적 행동 감축 등을 보여줘야 핵 협상으로 나아가는 게 가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전제조건'을 다시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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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다음달 6일로 다가온 대이란 제재 복원을 앞두고 미국과 이란 간에 물밑 협상이 진행 중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한 문제에 더해 이란 문제에서도 성과를 낼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중동의 스위스’로 불리는 오만의 외무장관이 이란과 미국을 연달아 방문하면서 이 같은 추측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거세미 대변인은 “이란과 미국의 협상설은 언론의 지나친 추측성 보도”라고 일축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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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