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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안 받거나 깎아줘 ‘소득주도성장’ 15조 쏟는다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 강화를 위해 ‘조세지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조세지출은 정부가 받아야 할 세금을 안 받거나 깎아 주는 방식으로 사실상 재정지원 효과를 낸다.
 
기획재정부가 30일 발표한 ‘2018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근로연계형 소득지원제도인 근로장려세제(EITC)의 소득 상한 기준을 크게 완화한다. 지급대상은 지난해 기준 166만 가구에서 내년 334만 가구로, 지급 규모도 1조2000억원에서 3조8000억원으로 크게 늘린다. 이와 함께 현재 30만~50만원 수준인 자녀장려금(CTC)이 내년부터 50만~70만원까지 늘어나고, 지급 대상도 생계급여 수급자까지 확대된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기재부는 향후 5년간 EITC·CTC로 지원되는 금액이 내년 3조8091억원을 비롯해 2023년까지 누적으로 총 14조84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세제 지원을 합치면 향후 5년간 총 15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기존 ‘일자리안정자금’ 같은 한시적인 최저임금 지원 대책에 추가로 재정을 투입하는 게 쉽지 않아지면서 나온 대안으로 풀이된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조세지출은 매년 정기국회 예산안 통과 과정에서 통제를 받는 재정지출과 달리 감시·견제를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특히 일단 제도를 확대하면 혜택을 받는 대상의 반발 때문에 다시 줄이기도 쉽지 않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이번 세법개정안은 미래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하는 저소득층을 지원함과 동시에 일자리를 창출하고 혁신성장을 위해 투자하는 기업에 재원이 쓰이도록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정지출로도 모자라 조세지출을 확대하면서 소득주도 성장을 떠받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정모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EITC가 소득 재분배 차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소비·투자를 확대해 경제성장을 이루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줄지는 미지수”라며 “여당이 내년에 올해 대비 10% 이상 늘어난 ‘수퍼 예산’을 요구한 상황에서 조세지출까지 급증하면 재정건전성을 해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기획재정부는 세법 개정안에서 세수가 줄어든 것은 2008년 이후 10년 만이라고 밝혔다. 감세안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의 연착륙을 도모하고, 저소득 가구의 소득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기재부의 판단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하지만 고소득자와 대기업으로부터 세금을 더 많이 걷어 서민·중산층·중소기업에 돌려주는 기조는 유지한다. 내년 세 부담은 서민·중산층은 2조8254억원, 중소기업은 3786억원 줄어든다. 반면 대기업은 5659억원, 고소득자는 2223억원 세 부담이 증가할 전망이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가 앞으로 나아가려면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왼발과 ‘혁신 성장’이라는 오른발이 보폭을 맞춰야 하는데, 지금은 왼발로만 걷고 있는 상황”이라며 “규제개혁이나 생태계 혁신 등을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손해용·장원석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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