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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타일] 요즘 최고의 게임회사 … 쉬고 놀아야 뭔가 나온다

“직원들이 사내에서 전동휠을 타고 다니더라고요.”
 
솔깃한 제보가 들어왔다. 요즘 최고 화제작 ‘배틀그라운드’의 제작사인 펍지(PUBG) 얘기다. 게임 문외한이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일명 ‘배그’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바로 그 게임이다. 고립된 가상의 지역에서 마지막 1인(1팀)이 되기 위해 100인(팀)의 플레이어가 경쟁하는 서바이벌 슈팅 게임으로 지난해부터 게임 사용량, 점유율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메가 히트 게임이다.
 
요즘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산실 ‘펍지’의 사무실은 소통과 재미를 추구한다. 재미있는 프로필 사진을 찍어 사원증을 만들고 사내에서는 전동휠을 타고 다닌다. 칸막이를 줄이고 공용 공간을 늘려 매주 전 직원이 한 데 모여 회의를 하며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한다. [김경록 기자]

요즘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산실 ‘펍지’의 사무실은 소통과 재미를 추구한다. 재미있는 프로필 사진을 찍어 사원증을 만들고 사내에서는 전동휠을 타고 다닌다. 칸막이를 줄이고 공용 공간을 늘려 매주 전 직원이 한 데 모여 회의를 하며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한다. [김경록 기자]

흔히 게임회사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자유로운 복장의 젊은 직원들, 수평적인 조직 분위기 그리고 근사한 사무실 인테리어 등이다. 최고 인기작인 배틀그라운드를 만드는, 현시점 가장 핫한 게임 회사 ‘펍지’는 어떨까.
 
배틀그라운드의 풀네임은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PlayerUnknown’s Battlegrounds)’다. 영문 표기에서 첫 글자를 딴 이름이 바로 펍지(PUBG)다. 게임 이름과 회사 이름이 같다는 것은 이 회사에서는 배틀그라운드만 제작하고 서비스한다는 얘기다. 보통 게임 회사는 다양한 게임 레이블을 시기별로 출시하는 형식을 취한다. 펍지는 다르다. 오직 배틀그라운드만 취급한다.
 
그러다 보니 회사 곳곳에 배틀그라운드 게임의 흔적이 역력하다. 공간 한쪽에는 게임에서 사용하는 총과 가방, 조끼 등이 있고 펍지 카페테리아에는 배틀그라운드 로고를 새긴 후드 티셔츠와 에코 백 등 굿즈가 전시돼 있다. 입사하는 전 직원은 이 총과 가방·조끼 등을 입고 프로필 사진을 촬영한다. 이 사진은 사원증에 사용되는데, 총 대신 배틀그라운드 게임에 등장하는 프라이팬을 들고 촬영해 익살스러운 사진을 연출하는 직원도 있다.
 
펍지는 지난해 10월 게임 제작 업체 블루홀에서 분사한 회사다. 배틀그라운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별도의 브랜딩 및 IP(지적 재산권) 확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3월 출시해 1년 만에 4200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올해는 6월 기준 5000만 장을 팔아치웠다. 몇백만 장만 팔아도 ‘중간 정도 성공’이라는 게임 업계에서 국내 제작 및 서비스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이 정도 반향을 일으킨 것은 최초다. 초반 30여 명의 핵심 개발자 위주로 분사한 후 지금은 약 300여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펍지 곳곳에는 휴식 공간이 있다. 기타와 책이 놓인 공간, 안마 의자와 빈백이 놓인 수면실 등이다.

펍지 곳곳에는 휴식 공간이 있다. 기타와 책이 놓인 공간, 안마 의자와 빈백이 놓인 수면실 등이다.

지난 19일 방문한 서초동 펍지 사무실은 의외로 한산했다. 넓은 공용 공간 덕이다. 처음 공간을 구성할 때부터 개발팀·사업팀 간의 많은 미팅을 고려했다. 건물의 6·7·8층을 사용하는 펍지는 7층 전체 2049㎡(620평)의 거의 절반을 공용 공간 및 미팅룸으로 만들었다.
 
펍지의 김창한 대표는 ‘소통’을 중시한다. 사무실 내 칸막이를 없애고 공용 공간을 넓게 만든 이유다. 사내에서 전동휠을 타고 다니도록 한 것도 직원들 간의 소통에 재미와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실제로 넓게 펼쳐진 카페 겸 미팅 공간은 매주 월요일 전 직원이 모이는 주간 단위 회의에 활용된다. 모든 참가자가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7층에서 8층 개발팀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관중석 형태로 설계돼 직원들은 전면에 스크린을 설치해 놓고 글로벌 지사와 화상 미팅을 하기도 한다.
 
배틀그라운드는 IP(지적 재산권) 확장을 올해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 워낙 게임 자체의 대중적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브랜드와의 협업을 활발하게 전개한다. 게임 외적인 콘텐츠를 다양하게 만들기 위해 전쟁 영화와 함께 마케팅 활동을 펼치기도 하고, 휠라(FILA) 등의 패션 브랜드와 함께 가방이나 옷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수많은 외부 업체와의 미팅은 공용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공간 기획을 담당한 이병준 총무팀장은 “집중 업무 공간과는 별도로 노트북만 들고 자유롭게 일하고 미팅할 수 있도록 오픈형 공용 공간을 많이 만들었다”며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곳곳에 만들고 폴딩 도어 회의실을 통해 공간 활용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가벼운 음료와 스낵을 즐길 수 있는 카페테리아 공간 외에 눈에 띄는 곳은 곳곳에 마련된 휴식 공간이다. 프로젝트마다 상당한 업무량을 소화하는 게임 개발자들을 위한 공간으로 빈백이 놓인 수면실과 기타와 책이 놓인 휴식 공간, 편안한 의자가 놓인 공간 등이 준비돼 있다.
 
모든 직원은 게임에 등장하는 헬멧과 총, 프라이팬, 가방 등으로 무장하고 프로필 사진을 촬영한다.

모든 직원은 게임에 등장하는 헬멧과 총, 프라이팬, 가방 등으로 무장하고 프로필 사진을 촬영한다.

게임 회사답게 공용 공간 한쪽에는 콘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레이 룸이 마련돼 있다. 실제로 업무 시간에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있을까 싶지만, 집중 업무 공간에서도 게임을 하는 직원이 종종 있다고 한다. 심지어 펍지의 금요일은 오후 1시부터 전 직원이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 데이’를 운영하고 있다. 오후 1시부터 배틀그라운드 게임을 한 뒤 4시쯤 개선점 등을 의논하고 우승팀에게는 포인트를 부여하고 상품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매주 금요일마다 게임을 즐기고 4시 이후 곧바로 퇴근을 해도 괜찮지만, 실제 업무 강도는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있을 만큼 만만하진 않다고 한다. 한 직원은 평소 배틀그라운드 게임을 즐기는 유저지만 업무 시간에 게임을 할 수 없을 만큼 바쁘다고 귀띔한다.
 
앞으로 펍지는 배틀그라운드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난 7월 24일에는 독일 베를린에서 ‘배틀그라운드 글로벌 e스포츠 대회’를 개최했다. 단순히 플레이가 재미있는 게임을 넘어서 보는 재미를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 문화 콘텐츠로 확장한다는 포부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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