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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라이온 킹’, 철학을 노래하다

뮤지컬 ‘라이온 킹’의 첫 장면. 대표 넘버 ‘서클 오브 라이프’를 부르는 개코원숭이 주술사 라피키 뒤로 붉은 태양이 떠오르고, 퍼펫과 혼연일체가 돼 가젤 연기를 하는 배우들이 보인다. [사진 디즈니]

뮤지컬 ‘라이온 킹’의 첫 장면. 대표 넘버 ‘서클 오브 라이프’를 부르는 개코원숭이 주술사 라피키 뒤로 붉은 태양이 떠오르고, 퍼펫과 혼연일체가 돼 가젤 연기를 하는 배우들이 보인다. [사진 디즈니]

세계적인 흥행 뮤지컬 ‘라이온 킹’이 한국 무대에 돌아온다. 오는 11월 대구 계명아트센터를 시작으로 내년 1~3월 서울 예술의전당, 4월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한다. 2006년 일본 극단 시키(四季)의 한국어 공연에 이어 12년 만이며, 영어로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4년 개봉한 동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97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뮤지컬 ‘라이온 킹’은 그동안 전세계 20개국 100여개 도시에서 공연되며 9500만 명 넘는 관객들을 모았다. 지금도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 일본 도쿄와 삿포로, 스페인 마드리드, 네덜란드 스케브닝겐 등에서 매일 밤 공연되고 있다.
 
이번 공연은 제작사 월트디즈니가 지난해 뮤지컬 ‘라이온 킹’ 20주년을 맞아 만든 인터내셔널 프로덕션의 첫 투어 중 일부다. 지난 3월 필리핀 마닐라를 시작으로 6월부터 싱가포르에서 공연 중이며, 한국 공연에 이어 대만에서 마무리된다. 30일 서울 조선호텔에서는 펠리페 감바 월트디즈니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총괄이사와 마이크 샤퍼클라우스 음악감독, 배우 느세파 핏젱(라피키 역) 등이 참석한 가운데 투어 공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들이 말하는 뮤지컬 ‘라이온 킹’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어린이 공연? 철학적 이야기=2006년 일본 극단 시키의 ‘라이온 킹’ 한국 공연은 성공하지 못했다. 일본 극단의 한국 진출에 대한 국내 뮤지컬 관객들의 반감과 어색하게 번역된 한국어 노랫말 등이 흥행 실패 요인이었다. 또 마케팅의 초점이 ‘가족뮤지컬’에 맞춰지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3~4인 가족이 보기에는 비싼 티켓값이 관객층을 넓히는 데 방해가 됐다. “당시 시키의 상업적 뮤지컬 시장에 대한 이해가 낮았던 것 같다”고 패인을 분석한 펠리페 감바는 “‘라이온 킹’은 아이들이나 가족을 타깃으로 한 작품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처음부터 성인 대상의 철학적인 쇼로 제작했다”는 것이다.
 
‘라이온 킹’ 철학의 핵심은 자연과 인간의 섭리인 ‘생명의 순환’이다. 대표 넘버 ‘서클 오브 라이프’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라이온 킹’을 스크린에서 무대로 옮겨놓은 뮤지컬 연출가 줄리 테이머는 이를 위해 암사자 날라에 강인한 전사 이미지를 더하는 등 각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바꿔놓았다.
 
◆퍼펫과 가면 … 중심은 사람=뮤지컬 ‘라이온 킹’의 가장 큰 특징은 배우들이 동물 연기를 하는 방식이다. 200여 개의 퍼펫과 가면을 이용해 동물 분장을 하지만, 퍼펫을 조종하고 동물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얼굴과 모습을 가리지 않고 그대로 보여준다. ‘실제 동물인 척’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가면도 얼굴을 가리지 않고 머리 위에 얹는다. 지난 평창겨울올림픽 개회식에서 화제가 됐던 인면조 등장 장면이 이와 같은 방식이었다. 인면조 퍼펫도 ‘라이온 킹’ 퍼펫 디자이너가 만들었다. 이렇게 배우의 얼굴을 보여주는 이유에 대한 제작사의 설명은 명확했다. “동물의 모양을 구현하지만 사람이 중심에 있다. ‘라이온 킹’이 사람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퍼펫이나 가면을 이용하지 않는 캐릭터도 하나 있다. 바로 밀림의 정신적 지주인 개코원숭이 주술사 라피키다. 애니메이션과 달리 뮤지컬에선 여성 캐릭터로 등장하고, 6개의 아프리카 언어를 사용한다. 투어 공연에서 라피키 역을 맡은 느세파 핏젱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배우로 2009년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디즈니 오디션에서 발탁됐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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