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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인사이트] ‘무역전쟁’ 미국의 세 가지 노림수, 중국의 세 가지 대응책

미·중 간 총성 없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선제공격에 중국이 대응 공격하자 미국은 이제 대포까지 쏘겠다고 선언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과연 단기간에 끝날지 아니면 장기전으로 이어질지, 또 격화될지 아니면 쉽게 타협의 길을 걸을지 관심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그 불똥이 우리에게는 어떻게 튈지는 더 큰 관심사다. 이와 관련 미국이 어떤 목적에서 무역전쟁을 일으켰는지, 또 중국은 어떻게 맞서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향후 향배를 가늠해볼 수 있다.  
 
미국이 중국에 압박을 가하는 목적을 크게 세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경제적인 동기로 미국의 중국에 대한 막대한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것이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3752억 달러로 미국 전체 무역적자의 47.1%를 차지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대중 무역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 미국으로선 더는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지난 5월 초 협상에서 미국은 중국에 향후 2년간 매년 1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추가로 구매해 2020년 6월 말까지 2000억 달러 규모의 무역적자를 축소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둘째는 정치적인 동기로 오는 11월의 미 중간선거에서 집권당의 승리를 위해 중국에 대한 압박 카드를 사용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런 목적이라면 중간선거 이후 미·중 무역전쟁도 끝나게 될 것이다.
 
셋째는 전략적인 동기로서 G2로 부상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통상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과거 독일과 일본의 부상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이런 전략을 사용한 바 있다. 여기엔 미·중이 현재의 성장률을 유지할 경우 2020년대 중·후반에는 중국의 경제력이 미국을 넘어설 것이란 판단이 깔렸다.
 
특히 중국의 기술추격을 봉쇄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로, 이러한 이유에서 안보와 지적재산권 및 기술 침해 등을 이유로 중국의 핵심 정책의 하나인 ‘중국제조 2025’ 전략을 공략하고, 동시에 중국기업의 첨단분야 미국기업에 대한 인수합병을 철저히 규제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전략에 대해 중국은 세 가지 대응 전략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협상을 통한 해결이다. 중국은 미·중 경제관계의 안정이 양국 관계의 평형석(ballast)이라는 판단 아래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기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러한 입장에서 중국은 미국이 경제적 동기에서 압박을 가하는 사안에 대해선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둘째는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이한 중국은 국내 시장의 개방을 통해 개혁을 촉진하는 동시에 미국의 통상 압박도 잠재우겠다는 계산이다. 중국은 최근 자동차, 소비재, 의약품 등의 관세를 대폭 인하했다. 또 금융시장 개방 일정을 밝혔으며 외국인투자 제한 분야를 대폭 축소하는 조치를 취했다.
 
다만 중국의 개방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는 만큼 미국이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는 것이다. 물론 미국은 그 속도를 가속하라고 다그치고 있는 게 현 상황이다. 그 일례로 미국은 2020년 7월까지는 중국의 관세 수준을 현재 미국의 수준 정도로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셋째는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동기에 근거한 제재에 대해선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것이다. 이런 입장에서 중국은 ‘중국제조 2025’ 전략을 저지하려는 미국의 압력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무역 문제가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로 비화하는 것과 여타 다른 나라들과 미국이 공조해 중국의 핵심전략을 저지하려는 기도를 사전적으로 예방하는 차원에서도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향후 미·중 무역전쟁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적인 이유에서 무역전쟁이 이뤄지고 있다면 협상을 통해 휴전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 국내 서비스시장 개방 확대,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 ‘중국제조 2025’ 관련 보조금 축소 등을 약속하고 미국이 이를 수용하는 동시에 ‘중국제조 2025’ 전략을 어느 정도 인정할 때 가능한 시나리오다.
 
그러나 전략적 이유에서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면 이 싸움은 앞으로 계속 확대되고 장기화할 가능성이 짙다. 특히 경제적으로 ‘중국제조 2025’를 둘러싸고 미·중 간 타협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관세전쟁을 넘어 전면전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7월 6일부터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중국도 동일한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조만간 미국이 다시 16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도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고, 중국도 동일한 규모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이 같은 중국의 맞대응에 대해 미국은 또다시 2000억 달러 규모의 10% 추가 관세 부과 리스트를 발표했다. 중국은 미국의 추가적 발표에 대해 WTO에 제소하고 직접적인 대응은 피한 채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협상 대표를 한 단계 격상시켜 미국과의 협상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전쟁은 어떤 경우에도 세계 경제는 물론 우리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두 나라가 우리 수출의 36.7%를, 해외투자의 38.1%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우리 기계부품과 전기전자부품 업종의 경우 대중국 수출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세계적인 보호주의 확산으로 이어질 경우엔 우리 수출과 해외로 진출한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질 것이다. 아직은 미·중 무역전쟁이 한국 수출과 경제, 그리고 미국과 중국에 진출한 우리 업계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연구 결과와 기업의 반응은 그나마 다행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단기적인 영향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노력과 함께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미·중 무역전쟁은 단기간에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세계무역질서와 밸류체인 변화가 촉발될 것이다.
 
중국의 시장이 추가로 개방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우리로선 새로운 통상전략과 대미, 대중 전략을 수립하고 신남방과 신북방 등 전략시장을 중심으로 수출시장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 또 새로운 글로벌 밸류체인이 형성돼가는 과정에서 우리의 신성장 먹거리를 찾는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양평섭
한국외대 국제지역학(중국경제) 박사. 국제민간경제협의회(IPECK),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 등을 거쳤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팀장과 베이징사무소 소장 역임. 주요 연구 분야는 중국의 통상전략, 한중 경제협력 등이다.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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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