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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부 "나도 먹겠다" 모바일결제 만지작…알리바바·텐센트 발등에 불

 "좋은 시절 다 지났다."
 중국 인터넷 결제시장의 강자인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두고 나온 말입니다. 그 동안 두 회사가 시장을 편안하게 나눠먹었는데, 그게 어려워졌다는 얘기입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국가의 '보이는 손'이 드디어 결제 시장에 등장했다!
 

중국 정부는 항상 그랬습니다. 

기업이 하는 새로운 일을 처음에는 두고 봅니다. 어느 정도 컸다고 생각되면 국가가 나서 그 시장을 접수합니다. 이번에는 QR코드 결제시장입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그동안 페이회사는 소비자와 판매자를 직접 연결해 결제를 처리했습니다. 그러나 한 단계가 더 생겼습니다. 중국 당국은 페이관련 결제는 국유 금융회사인 왕롄(網聯)의 통합 플랫폼을 거치도록 했습니다. 이미 일부 시행 중입니다. 
 
이명호 BC카드 상하이 대표는 "당초 방침은 올해 6월 말까지 전면 시행이었지만, 막대한 거래에 따른 물리적 한계로 인해 전면 실시는 다소 늦어지고 있다"며 "그러나 왕롄을 통한 거래는 무조건 가야하는 길"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모든 신용카드 결제가 인롄(銀聯·유니온페이)의 결제 플랫폼을 통해야 하듯 왕롄도 같은 시스템입니다.  

바이두 백과 설명을 보니 인터넷판 인롄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왕롄은 중국인민은행 산하 금융기관들과 알리페이 등 모바일 결제 업체들이 공동으로 20억 위안을 출자해 설립됐습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실체는 국유 금융기업이나 다름 없습니다. 인민은행이 지분 37%를 보유했지요. 이번 조치는 결국 국가가 모바일 결제를 틀어쥐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알리바바ㆍ텐센트의 모바일 결제 플랫폼이 시장의 93%를 독식하던 시대는 이제 옛말이 될 거 같습니다. 국가가 나도 먹겠다고 나선 형국이니까요.
또 있습니다. 모바일 페이 업체들의 편법 재테크도 제동을 걸었습니다. 
편법 재테크라니요? 무슨 얘기일까요.  
 
지난 5년간 중국의 모바일 결제시장은 빅뱅의 현장이었습니다. 알리바바에 이어 텐센트가 가세하면서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했습니다. 이제는 모바일 페이에 익숙해져 파생 서비스 상품에도 선뜻 ‘계좌’를 엽니다. 모바일 결제 플랫폼을 이용해 개인간 소액 대출이 이뤄지거나 주식 투자와 저리의 적금 상품도 등장합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이건 뭘까요. 바로 전통 은행이 하던 금융 업무 아닌가요.    
 
텐센트나 알리바바는 소비자가 상품 구매를 결정한 뒤 돈을 맡기면 이를 판매자에게 최종 전달하기 전까지 발생하는 시간차를 이용해 이자 장사를 해왔습니다. 
소비자가 맡긴 돈은 일종의 지불준비금인데 중국에선 비부금(備付金)이라고 부릅니다. 
이 대목에서 다시 금융당국의 태클이 들어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민은행이 20%였던 비부금 적립률을 2018년 4월 50%로 높인 데 이어 더욱 강한 규제책을 내놨다"고 전합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FT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당장 내년 1월부터 이 비부금을 100% 인민은행에 쌓아놓으라고 지시했습니다. 고객이 임시로 맡긴 돈으로 돈놀이하지 말고 통째로 인민은행에 넣어두라는 얘기죠. 국가가 이 거래를 관리하겠다는 겁니다. 가뜩이나 수수료가 낮아 수익모델이 궁했던 페이업체로선 날벼락이 떨어진 겁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인민은행에 따르면 현재 간편결제 업체의 비부금 규모는 1조 위안(약 168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지난 9일부터는 비부금을 업체 임의로 시중은행에 맡길 수도 없습니다. 인민은행이 직접 비부금을 관리하기 시작했기 때문인거죠. 고객이 맡긴 돈으로 주식 투자도 하고 이자 놀이도 해왔는데 당국이 나서 금융 리스크를 통제하겠다는 것이니 업체들이 맞설 엄두는 안날 겁니다.  
인민은행 전경 [사진 셔터스톡]

인민은행 전경 [사진 셔터스톡]

  
이 조치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의 손실이 연간 합쳐서 약 10억 달러(1조1300억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FT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극도의 편의 때문에 소매점에서 현금을 거부하는 일이 빈발하자 인민은행이 상황 정리에 나섰습니다. 인민은행의 공지를 함께 볼까요.   
"중국의 법정화폐는 런민비다. 관광명소,음식점,일반 소매점에서 현금 결제를 거부하거나 차별해서는 안된다."  
모바일 페이가 새로운 산업 영역을 개척하는 것은 좋지만 화폐정책의 근간을 위협해서는 안된다며 차단막을 친 겁니다. 금융당국이 규제의 고삐를 죄기 시작한 것은 이런 저간의 기류와 맞물렸기 때문인거죠.  

여기서도 우리는 언제든 심판이 게임에 뛰어들어 공도 차는 ‘플레잉 심판’ 구조의 독특한 중국 시장의 캐릭터를 확인하게 됩니다.
국유 은행이 주도하는 금융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민간의 혁신을 수혈한다는 명분 아래 핀테크를 봐도 못본척 회색지대에 남겨뒀다가 국유 금융 제도권으로 빠르게 흡수하는 겁니다. 지난 6월 상하이에서 열린 차이나챌린저스데이에 참석한 한 전문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중국은 공산당이 전권을 쥔 사회주의 국가적 특성상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규제의 칼을 들이 댈 수 있다. 시장에 대해 자신감이 넘치기 때문에 일단 시장을 만들어 돈을 벌게 한 다음 그 때 가서 규제해도 늦지 않는다는 여유가 있다.”
이렇게 자국 시장에선 심판이 끼어들어 시장 재편에 나섰습니다. 돈 놀이도 못하고 점유율도 나눠가져야 합니다. 두 공룡은 이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상황이 녹록한 편은 아닙니다. 베트남 같은 국가들은 위챗페이를 쓸 수 없도록 막았습니다. 해외 은행과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신용카드가 성숙단계에 접어든 선진 경제에선 일상의 전 영역에서 신용카드 사용이 대중화돼 있기 때문에 시장 진입이 만만한 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간편결제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빅데이터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을 벗어나면 프라이버시 침해 역풍 가능성도 간과해선 안될 거 같습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믿을 건 '차이나 페이'에 길 든 중국 소비자와 그들의 구매력입니다. 한해 1억명이 넘는 중국인 해외 관광객은 모바일 결제의 전도사들입니다. 이들은 지갑 없이 다니던 습관대로 해외에서도 편하게 위챗ㆍ알리페이를 쓰고 싶어합니다. 
 
워낙 구매력이 크니 안들어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실제로 위챗페이는 프랑스 파리와 일본 홋카이도의 쇼핑몰들과 업무제휴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도 노크 중입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예상되는 난관에도 불구하고 편리와 속도로 무장한 차이나판 상업 혁신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합니다.  

 
차이나랩 정용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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