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유해 돌려받는 백악관 “첫걸음” … 북한은 “종전 선언해야”

한·미 의장대 병사들이 27일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에서 미군 수송기로부터 미군 유해가 담긴 유골함을 운구하고 있다. 이날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이곳으로 송환된 유해는 모두 55구였다. [사진공동취재단]

한·미 의장대 병사들이 27일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에서 미군 수송기로부터 미군 유해가 담긴 유골함을 운구하고 있다. 이날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이곳으로 송환된 유해는 모두 55구였다.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미사일발사장 폐쇄 착수에 이어 정전협정 65주년인 27일 미군 유해 55구를 송환했다. 11년 만이다. 그러면서 북한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연일 종전선언 채택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26일 대외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계단을 오르는 것도 순차가 있는 법”이라며 “하루빨리 낡은 정전협정을 폐기하고 종전을 선언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내 기류는 유해 송환 자체는 평가하면서도 종전선언 채택엔 여전히 호의적이지 않다. 이달 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세 번째 방북 당시 미국이 요구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핵시설 리스트와 비핵화 시간표 제시)에 북한이 호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오전 10시57분. 미군 C-17 글로브마스터 수송기가 오산 공군기지 상공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 5시55분 오산 기지를 이륙해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을 들렀다가 돌아온 C-17 수송기에는 한국전 당시 실종됐던 미군 유해 55구가 실려 있었다. 이날은 1953년 7월 27일 오전 10시 유엔군과 조선인민군, 중국인민지원군이 정전협정에 서명한 지 꼭 65년째 되는 날이다.
 
이날 유해 송환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정복을 입은 한·미 장병 55명이 한 명씩 수송기에 들어가 유엔기로 감싼 유해함을 직접 들고나와 활주로에서 대기 중이던 승합차에 실었다. 오전 11시47분쯤 유해함을 실은 승합차 6대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활주로 끝에 1열로 도열해 있던 사병 80여 명이 일제히 거수경례를 했다. 승합차는 오산 기지 내의 보관소로 이동했고 병사들은 마지막 1대가 사라지는 순간까지 경례를 계속했다. 다음달 1일에는 공식 유해 송환 행사(추모식)가 개최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기다렸다는 듯이 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송환 직후인 낮 12시50분(한국시간) 트윗에 “유해가 곧 미국으로 돌아온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정말 많은 가족에게 굉장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에게 고맙다(Thank you to Kim Jong Un)”고 올렸다. 백악관도 즉각 환영 성명을 냈다. 그것도 한·미 군 당국이 합의한 보도 시점보다 한 시간이나 빨랐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오늘 김 위원장이 약속의 일부를 지켰고, 긍정적 변화를 위한 가속도가 붙어 우리는 힘을 얻고 있다. 오늘의 조치는 유해 송환과 공동 발굴 재개를 위한 중대한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유해 송환에 대한 이런 환영 분위기가 당장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종전선언 채택으로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이날 “유해 송환도, 미사일 실험장 해체 착수도 긍정적인 신호이긴 하지만 직접적인 비핵화 조치는 아니다”며 “아직 비핵화와 관련된 신고나 동결 등 초기 조치도 하지 않으면서 종전선언을 이야기하는 것을 미 행정부로선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은 여전히 핵분열 물질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이 대북제재 주의보를 발령하면서 대북 압박의 고삐를 죄는 것도 이 같은 북한의 움직임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곁가지 조치’로 변죽만 울릴 뿐 비핵화 본류에서는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 데 대한 일종의 경고인 셈이다.
 
이와 관련, 지난 25일 오전 폼페이오 장관은 카운터파트인 외교부 장관이 아닌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이례적으로 직접 통화를 했다. 둘 사이의 첫 통화였다. 통일부는 이번 통화와 관련, “비핵화와 최근 남북관계 진행 상황을 폭넓게 협의했다”고만 밝혔지만 최근 정부의 대북제재 일부 면제 추진과 관련된 협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남북 합의에 따라 남북 간 군 통신선 복원, 이산가족 상봉 행사 관련 시설 개보수 등을 위해 이미 제재 면제를 신청해 인정받았고 개성공단 연락사무소 개설을 위한 면제 신청도 추진 중이다.
 
앞서 방한한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대행도 지난 26일 남북 경협 관련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제재 해제 전에 대북 경협이 앞서나가는 것은 곤란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또 미국은 지난 3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 선수들이 올림픽 참가를 준비할 수 있도록 스포츠 장비를 북한으로 제공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에 반대했다.
 
관련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평창 겨울올림픽 때만 하더라도 미국은 대북제재의 예외를 인정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에 적극 호응했지만 최근 분위기는 냉랭하다”며 “정부의 제재 일부 해제 요청에 대해 느리고, 꼼꼼하게 점검한 후 예외를 인정해 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오산=외교부 공동취재단,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