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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있는 여름 … 각계 45인이 권하는 ‘이 책만은 꼭’

타는 듯한 불볕더위를 독서 몰입으로 슬기롭게 넘어가고 싶은 당신. 문제는 어떤 책을 읽느냐다. 감동과 위안을 주는 작품으로, 구성진 강연으로 우리의 마음을 뒤흔든 독서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출판가의 인플루언서(Influencer·영향력 있는 개인)들이다. 중앙일보 출판팀이 교보문고와 함께 45명에게 물어 총 43권(2권 중복)을 추천받았다. 이문열·김훈·최장집 등이 포함된 ‘고급’ 추천단이다. 짧은 추천글도 각각 받았다. 추천글 전문은 본지 인터넷판 (joongang.join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뜨거운 여름 휴가는 이 책들과 함께.
 
김연수 소설가

김연수 소설가

김연수 소설가 『열하일기』(전 3권, 돌베개)=여름이니까 이 책을 추천해도 좋겠다. 여러 판본을 읽어봤는데 김혈조 선생의 한문 번역이 제일 낫다. 『열하일기』는 말하자면 박지원이 청나라 문물을 홈비디오 카메라로 찍듯 모조리 기록한 여행기다. 비문(碑文) 등 지루한 부분은 건너뛰고 본격적인 여행기 부분만 읽어도 굉장히 재미있다. 날것 그대로의 당대 중국이 보인다. 그 시절 정보가 이런 식으로 유통됐구나, 알 수 있다.

 
김영하 소설가

김영하 소설가

김영하 소설가 『밀레니엄』(전 4권, 문학동네)=범죄율이 매우 낮고 정치는 안정돼 있으며 소득이 최고 수준으로 높은 나라에 사는 이들은 길고 긴 겨울밤을 어떻게 보낼까. 최고의 방법은 벽 난롯가에 놓인 소파에 앉아서 범죄 소설을 읽는 것이다. 전 세계에 난데없는 스칸디나비아 스릴러 붐을 일으킨 너무나도 유명한 소설.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김훈 소설가

김훈 소설가

김훈 소설가 『한국 1950 전쟁과 평화』(나남)=6·25 때 어떤 일이 있었는가를 쓴 책이다. 이번 여름에 우리가 평화의 씨앗을 잉태할 수 있을까. 지금 우리에게 닥친 최대 문제다. 이 책은 한국전쟁 동안에 우리가 우리에게 저지른 죄악을 증언한다. 악의 진앙이 사람의 마음 속이다. 우리는 남쪽이건 북쪽이건 울면서 이 책을 읽자. 평화는 울음의 진정성 위에 깃든다. 
 
손열음 피아니스트

손열음 피아니스트

손열음 피아니스트 『메밀꽃 필 무렵』(문학과지성사)=부정적 뉘앙스의 “교과서적이다”이라는 표현에 나는 자주 반기를 들고 싶어진다. 애틋한 작품 중 교과서에 나왔던 것들이 참 많은데 말이다. ‘메밀꽃 필 무렵’이 그중 하나다. 우리 아빠의, 나의, 또 오늘날 꼬마들의 눈시울을 적셔온 우리의 고전. ‘숨이 막힐 지경으로 흐뭇한’ 메밀 꽃밭의 서사가 ‘등줄기를 훅훅 볶는’ 무더위에 지친 심신을 여전히 ‘청청하게’ 울리나니.
 
이문열 소설가

이문열 소설가

이문열 소설가 『백경』(홍신문화사)=19세기 바다에서 벌어지는 그리스 비극의 잔영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젊어서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 소설의 화자 이스마엘은 성경에서는 지금 아랍인의 조상이다. 추방된 자, 떠도는 자를 상징한다. 그가,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 죽을 줄 알면서, 그래도 가서 싸우다 죽는 것, 그게 바로 그리스 비극의 정수인데, 모비 딕을 쫓는 선장 에이허브의 비극을 목격한다.
 
이해인 수녀

이해인 수녀

이해인 수녀 『단순한 기쁨』(마음산책)=“수도원의 고요한 평화도 분주히 활동 중임을 알라.” 홀로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사랑할 것인가. 우리는 끊임없이 선택해야 한다. 오직 우리는 영원히 사랑 안에서 사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 산다. 이 길을 끝까지 가도록 서로서로 돕자. 혼자서 어떻게 거기에 이를 수 있겠는가? 이렇게 역설하는 피에르 신부의 말을 새기고 또 새기면서 그의 책을 이 여름에 다시 읽어본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의식의 강』(알마)=신경학자 올리버 색스가 남긴 마지막 에세이들이다. 현미경 같은 관찰력과 해박한 지식들, 그리고 아이 같은 호기심으로, 진화, 시간, 창의력, 의식 등 흥미로운 주제들을 다룬다. 특히 그가 동경했던 과학자들의 연구를 서술한 부분은 애정이 넘친다. 올리버 색스처럼 글을 쓰고 싶다. 우주와 자연과 생명과 의식을 그처럼 경이로움이 가득 찬 눈으로, 아름다운 문장으로 기술하고 싶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정치철학』(문학동네)=철학을 거쳐, 루소, 토크빌, 그리고 애국심에 이르기까지 12개의 장을 통해 주요 정치철학자들의 사상과 이론을 다룬 이 분야의 명작 중 하나이다. 서양 정치철학 고전의 핵심내용을 상대적으로 짧은 분량으로 압축하면서 깊이 있게 다뤘다. 또한 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반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평이하게 쓰였으면서도, 정치철학의 심오함으로 끌어들이는 힘을 지닌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상상의 책꽂이』(효형출판)=저자 서현은 집도 많이 짓지만 그 못지않게 글도 많이 짓는 ‘이상한 마을의 건축가’다. 그가 고른 현대판 ‘사자성어’ 32개가 여러분을 무더위의 찜통으로부터 구원해내 시원한 상상의 마을로 인도할 것이다. ‘개굴개굴’이 정치와 외교에 무슨 연관이 있으며 ‘오토바이’가 과학과 사회에 내뿜는 함의는 무엇일까? 그가 지은 글집에서 세상을 내다보라.
 
명사 45명이 추천한 여름에 읽을 책

명사 45명이 추천한 여름에 읽을 책

(※이름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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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