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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백신 파동에 중국 전역 공분 확산

중국인들의 뇌리에 깊이 박힌 쓰라린 아픔이 하나 있다. 멜라민 분유 사건이다.
 
'멜라민 분유 파동'은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중국을 충격에 빠뜨린 최악의 식품안전 사고다. 분유 생산 업체가 단백질 함량 기준치를 맞추기 위해 멜라민을 분유에 넣은 사실이 적발된 사건으로, 당시 6명의 아이가 멜라민 분유로 인해 세상을 떠났고, 30만 명의 환자를 발생시켰다.  
[사진 시나닷컴]

[사진 시나닷컴]

 
'내 아이에게 살인 분유를 먹이다니!!!'  
 
중국 국민들은 모두 분노했고, 멜라민 분유 사건은 지금까지도 중국인들의 머릿 속에 최악의 참극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8년 현재, 그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번에는 불법 백신 파동이다.
 
창성바이오의 불법 백신 생산은 죄질이 나쁘고 끔찍한 사건, 관련부처는 즉각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할 것
 
7월 23일, 중국 시진핑 주석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듯 직접 전면에 나서 강한 어조로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불법 백신 사태는 중국 지린성 창춘(长春 장춘)시 소재 백신회사 창성바이오(长生生物)의 백신 생산 및 판매 과정에서 위법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시작됐다. 중국인들은 10년 전 전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고 간 '멜라민 분유 파동'을 떠올리며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사진 신화사]

[사진 신화사]

 
무엇보다 중국 국민들의 뇌관을 건드린 것은 창성바이오의 영유아용 디피티(DPT  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 백신 결함 문제였다. 7월 20일, 창성바이오는 "디피티 백신이 불합격 판정을 받아 지린성 당국의 행정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어린 자녀를 가진 부모들은 특히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왜 선택지가 창성바이오 약 뿐이었나" "예방접종 주사약을 해외에서 수입해와야 하는 것이 아니냐" "비싸더라도 해외에 가서 예방접종을 해야겠다" "내 아이를 또 죽일 셈인가?" 등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10년 전 멜라민 분유 사태 이후 중국 당국이 식품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불안감에 수입산 분유를 선택하는 부모들이 많다. 이번에 발생한 영유아용 백신 품질 결함 문제는 그나마 회복해 가고 있던 신뢰를 다시 한 번 무참히 짓밟았다는 분석이다.
 
더군다나 창성바이오는 과거에 이미 백신 결함 문제가 불거졌던 기업으로 밝혀지며, 왜 이제서야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밝혀진 바에 따르면, 2017년 10월 디피티 백신 관련 사건에 대해 조사가 들어갔고, 회사 역시 해당 백신 생산 공장 운영을 중단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이 대외적으로 알려지기까지는 약 9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당국이 비난 받는 이유다. 현지 업계 전문가는 "이번에 광견병 백신 사건이 언론에 폭로되면서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디피티 백신 결함 문제까지 밝혀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창성 바이오 [사진 중궈신원저우칸]

창성 바이오 [사진 중궈신원저우칸]

 
7월 23일, 중국 매체 신징바오(新京报) 보도에 따르면, 2017년 11월 창성 바이오의 디피티 백신이 기준치 미달로 판명됨에 따라 당국은 즉각 접종 금지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이미 24만개의 주사약이 접종됐고, 21만명의 아이가 문제의 백신 주사를 맞은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부모들은 내 아이가 맞은 백신이 무엇인지 전전긍긍하며, 만약 문제의 백신을 맞았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당혹감과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같은 날 창성바이오의 뇌물청탁 사실까지 보도되며 여론은 더욱 악화되는 분위기다. 23일 중국 다수의 매체는 "창성바이오 영업사원이 4개 성(省) 공무원 21인에게 뇌물을 준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들은 판결문을 열람할 수 있는 공식사이트에 게재된 판결문을 근거로 제시하며, 창성바이오가 2003년부터 수두, 광견병, 독감 등 각종 백신 제품 관련 뇌물청탁 사건에 연루된 것을 알 수 있다고 폭로했다. 푸젠, 광둥, 허난, 안후이 등 지역의 공무원 21명에게 뇌물을 상납했다는 것이다.
 
이번 백신 파동은 도덕적 마지노선을 넘어선 일, 중국 국민들에게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내야 할 것
창성 바이오 [사진 중궈신원저우칸]

창성 바이오 [사진 중궈신원저우칸]

 
앞서 7월 16일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주문한 리커창 총리는 22일 다시 한번 사태의 엄중함을 지적하고 명명백백한 처리를 촉구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리 총리의 사진이 문제가 됐다. 중국 국무원이 정부 관련 소식을 발표하는 중궈정푸왕(中国政府网 중국정부망) 사이트에 2년 전 불법 백신 사건이 발생했을 때와 동일한 사진이 게재된 것. 네티즌들은 "2년이 지났는데, 사진이 똑같네? 사진 하나 제대로 바꾸지 않으면서, 무슨 진상을 제대로 밝히겠다고? 어떻게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겠다는 것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땅에 떨어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차이나랩  홍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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