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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영의 빅 데이터, 세상을 읽다]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다는데

송길영 Mind Miner

송길영 Mind Miner

어릴 적 읽은 ‘그림 형제 동화’의 원전은 호러에 가깝습니다. 시작은 전해 내려오는 민담을 모아 만들어졌고 그 이야기를 전해온 농민의 삶은 그야말로 비참했기에 자식을 유기하거나 황량한 숲을 헤매는 내용이 있는 그대로 묘사되어 있었다 합니다. 후일 아동용으로 개정돼 할리우드의 해피 엔딩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로 변했다는 것이죠.
 
외동이 흔한 세상, 함께 키우던 아이가 대학에 들어가면 그간 미뤄둔 이혼을 감행하는 부부가 급증하고 있다 합니다. 20년 이상 함께 했던 부부의 갈라섬, 세칭 ‘황혼 이혼’의 증가는 삶을 향한 우리의 태도 변화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신혼 이혼 역시 만만치 않은 숫자라 하니 예전 공익 광고를 장식했던, 공원 잔디밭 위를 부부가 두 명의 자녀들의 손을 잡은 채 뛰어가는 단란한 가족의 모습만이 ‘평범한 가정’이 아닙니다. 혼자 아이를 키울 수도, 아이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부모를 일찍 여읠 수도, 살아계셔도 건강이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 모두가 ‘평범한 가정’입니다.
 
빅데이터 7/27

빅데이터 7/27

위화의 소설 『인생』 속 주인공의 삶은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처럼 비극적입니다. 자신이 사랑했던 이들을 모두 잃어버리고 ‘살아간다는 것’은 인간 삶의 어려움을 절실하게 보여줍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 이야기한 천재 예술가 찰리 채플린은 그 누구보다 삶이 쉽지 않은 여정임을 통찰했습니다.
 
지금 우리의 삶 역시 그리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매일 눈을 뜨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 하루가 굳은 의지를 가진 사람에게만 허락되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일에도 웃고 즐기는 나의 태도에서 시작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먼 훗날 큰 행복이 영원히 약속되는 것보다, 일상 속 작은 행복들이 유쾌한 ‘미니언즈’ 무리처럼 매일같이 다가오기를 희망합니다.
 
그렇지만 인생이 본질적으로 힘들지라도 그 모든 어려움을 개인이 감내하고 작은 행복으로만 살기를 바라는 사회는 암울한 중세와 다르지 않습니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지능화와 초연결의 혁신으로 만들어낸 여유를 모두에게 나누려는 배려가 더해질 때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다는 해피 엔딩에 우리 모두가 조금씩 가까워질 것이라 믿습니다.
 
송길영 Mind Mi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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