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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뼈에 금 가서 울었다 … 9월, 목에 금 걸고 웃겠다

22세 젊은 수비수 김민재는 한국 축구가 믿고 쓰는 수비자원으로 진화했다.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 지은 뒤 태극기를 펼쳐들고 기뻐하는 김민재. [연합뉴스]

22세 젊은 수비수 김민재는 한국 축구가 믿고 쓰는 수비자원으로 진화했다.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 지은 뒤 태극기를 펼쳐들고 기뻐하는 김민재. [연합뉴스]

 
지난해 8월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처음 등장해 ‘괴물’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22세 중앙수비수. 그는 ‘5월의 아픔’을 잊지 못한다. 월드컵 본선 직전이던 5월 2일 프로축구 전북 현대와 대구FC의 K리그 경기 도중 상대 슈팅을 막다가 다쳐 그라운드 밖으로 실려 나갔다. 라커룸에 도착한 그는 자신의 몸 상태를 깨닫고 눈물을 흘렸다. 오른쪽 종아리뼈 미세골절(실금). 전치 4주 진단을 받은 그는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수비괴물 김민재 아시안게임 출사표
러시아월드컵 직전 부상으로 낙마
한달 반 12경기 소화한 강철 체력
“이란·일본은 꼭 이겨야 할 상대”

 
그로부터 두 달 반. 청년은 또 한 번 태극마크를 달고 중요한 도전을 앞뒀다. 섭씨 40도 가까운 무더운 날씨지만 훈련을 멈추지 않는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 주축 수비수로서, 월드컵 출전 좌절의 아픔을 씻어내겠다는 각오다. 그의 이름은 김민재(전북), 한국대표팀 중앙 수비수다.
 
26일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중앙일보와 만난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민재. 완주=프리랜서 오종찬

26일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중앙일보와 만난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민재. 완주=프리랜서 오종찬

 
26일 전북 완주군 봉동읍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그를 만났다. 숨쉬기조차 힘든 무더위였지만 그는 활기가 넘쳤다. 재활을 마치고 지난 18일 제주 유나이티드 전에 복귀한 그는 “날씨가 더우니까 오히려 몸이 빨리 올라온다. 인도네시아 날씨도 덥다는데, 적응 훈련하는 셈 치겠다”며 “지금 몸 상태는 70~80%지만, 아시안게임 때는 100%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재는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했다. 어린 나이에도 안정적인 수비력으로 전북과 축구대표팀 주전 수비수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엔 K리그 영플레이어상을 받았고, 지난 4월엔 ‘리버풀·토트넘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구단이 관심을 보인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불의의 부상으로 축구 인생에 제동이 걸렸다.
 
김민재는 “월드컵 최종예선 막판 대표팀에 들어가면서 갑자기 본선 출전 기회까지 찾아왔다. 그러다 부상을 당했다. 그 전까지 아파서 경기장 바깥으로 나온 적이 없었기에 불안한 마음이 컸다. 결국 혼자 있을 때 눈물까지 났다”고 고백했다. 진단 결과를 받은 뒤 오히려 안정을 찾았다는 그는 같은 팀 선배이자 역시 부상 때문에 월드컵에 못 나간 김진수(26)의 조언에 힘을 냈다. 김민재는 “진수 형은 4년 전 (브라질월드컵)에 이어 이번에 또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그런 진수 형은 ‘월드컵에 못 나간 나도 이렇게 뛰는데, 너도 4년 뒤엔 기회가 올 거’라고 하더라. 그 말에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26일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중앙일보와 만난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중앙수비수 김민재. 완주=프리랜서 오종찬

26일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중앙일보와 만난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중앙수비수 김민재. 완주=프리랜서 오종찬

 
집에서 TV를 통해 러시아 월드컵을 지켜본 김민재는 “형들이 존경스러웠다”고 말했다. 그에게 김영권(광저우 헝다), 장현수(FC도쿄) 등 함께 월드컵을 준비했던 형들의 분투는 인상적이었다. 그는 “비록 (형들과) 함께 뛰진 못했지만, 선수로서도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차근차근 올라가서 4년 뒤엔 직접 월드컵 본선에 뛸 기회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 첫걸음의 무대가 다음 달 18일 개막하는 아시안게임이다. 김민재는 그간 연령별 청소년 월드컵과 올림픽, 월드컵 대표팀 어디에서도 최종명단까지 살아남은 적이 없다.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린 건 이번 아시안게임이 처음이다. 그는 “그만큼 내게 중요하고, 어느 때보다 잘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축구대표팀 중앙수비수 김민재(왼쪽)가 지난해 8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에서 상대 선수를 막아서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축구대표팀 중앙수비수 김민재(왼쪽)가 지난해 8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에서 상대 선수를 막아서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 25일 아랍에미리트(UAE)가 조별리그에서 같은 E조에 추가 편성돼 한국은 4경기를 치러야 한다. 손흥민(토트넘), 황의조(감바 오사카·이상 공격수), 조현우(대구FC·골키퍼) 등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에 수비수가 없어 부담도 크다. 상대가 약체다 보니 역습도 대비해야 한다.
 
김민재는 “시즌 초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면서 한 달 반 동안 12경기를 치른 적도 있다. 그만큼 체력 관리는 자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안게임에선 공격수가 부담을 덜 수 있는 수비를 펼치고 싶다”며  “뒷문이 불안하면 공격수도 마음 놓고 공격을 못 한다. 공격수가 편하게 플레이하도록 뒷문 단속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함께 뛸 동갑내기 공격수 황희찬(잘츠부르크)에 거는 기대도 은근히 내비쳤다. 김민재는 “희찬이와 예전 청소년 대표팀 시절 나름대로 약속한 플레이가 있다. 반대 진영으로 공격 전환할 때 뒷공간으로 빠지며 빠르게 움직이는 희찬이를 보고 길게 내지르는 걸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이번에도 그런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26일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중앙일보와 만난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민재. 완주=프리랜서 오종찬

26일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중앙일보와 만난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민재. 완주=프리랜서 오종찬

 
김민재는 아시안게임에서 꼭 이기고 싶은 상대로 이란과 일본을 꼽았다. 그는 지난해 8월 31일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에 출전했다. 당시 그는 이란 선수에게 머리를 밟히면서도 투혼을 펼쳤다. 그는 “수비가 견고한 이란 만큼은 꼭 이겨보고 싶었다. 일본은 말 안 해도 꼭 이겨야 할 상대”라고 말했다.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 그것도 무실점 금메달이다. 그는 “내 목표는 ‘무조건 실점하지 말자’다. 8경기(조별리그 4경기, 토너먼트 4경기) 모두 무실점으로 끝내겠다”고 다짐했다. 
 
김민재는 …
출생: 1996년 11월 15일, 경남 통영
체격: 키 1m89㎝, 몸무게 88㎏
가족: 아버지 김태균(유도선수 출신)
어머니 이유선(육상선수 출신) 2남 중 막내
소속: 연세대-실업축구 한국수력원자력(2016)
프로축구 전북 현대(2017~현재)
포지션: 중앙수비수
기록: 2017 K리그 영플레이어상, A매치 7경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
별명: 괴물(본인이 가장 선호)
 
완주=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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