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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의혹 … 윤석헌 “암호화폐 사기 살펴보겠다”

가상화폐업체 신일그룹 조사. [뉴스1]

가상화폐업체 신일그룹 조사. [뉴스1]

보물선이라는 유령이 한국 사회를 떠돌고 있다. 150조원가량의 금괴가 실려 있는 보물선이 발견됐다는 미확인 소문 때문에 금융시장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면서 정부가 결국 칼을 빼 들었다.
 
금융감독원이 보물선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러시아 군함 ‘드미트리 돈스코이호’의 실체와 관련해 지난주 기획조사에 착수한 데 이어 25일에는 윤석헌 금감원장이 조사 의지를 피력했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한 윤 원장은 보물선 논란에 대해 “유사 수신, 불법 다단계, 사기 등을 중심으로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보물선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신일그룹이 암호화폐를 발행해 투자금을 모집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그 부분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발행의 적정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융 당국이 조사에 나서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이번 보물선 논란은 온통 미스터리 투성이다. 돈스코이호가 1905년 5월 울릉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하지만 그 배에 금괴가 실려 있다는 사료나 증거는 발견된 적이 없다.
 
보물의 양도 논란의 대상이다. 2000년대 초 이 배의 인양을 추진했던 동아건설이 당시 해양수산부에 제출한 서류에는 금괴 추정 무게가 500㎏으로 돼 있다. 현재 가치로 250억원 정도로 신일그룹이 주장하는 150조원과는 큰 거리가 있다.
 
업체 자체도 의문투성이다. 당초 이 회사 홈페이지에는 ‘1979년 설립된 신일건업을 모태로 한 글로벌 건설·해운·바이오·블록체인 그룹’이라고 소개돼 있었다. 하지만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올해 6월 1일이 창립일로 돼 있고 업태도 건강기능식품제조업체다.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스캠(사기) 코인’ 의혹이 나온다. 이 회사는 보물선 자산을 담보로 신일골드코인(SGC)을 발행하는데 이미 세 차례 사전판매(pre-sale)를 했고 12만 명이 구매했다고 주장했다. 올 9월 말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에 1만원에 정식 상장(ICO)할 예정이라는 게 신일그룹 주장이다. 현재 한국 내 ICO는 금지돼 있지만 한국인 대상의 사전판매는 가능하다.
 
보물선 돈스코이호 논란 일지

보물선 돈스코이호 논란 일지

홈페이지 등에는 이 회사가 지난 5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신일골드코인을 개당 30~120원씩에 다단계 방식으로 판매했다는 정황이 나온다. 윤 원장이 “불법 다단계도 살피겠다”고 말한 배경이다.
 
다만 암호화폐의 실체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 암호화폐를 사전판매하려면 코인 발행 목적과 규모, 운용 계획 등을 담은 백서(white paper)를 공개해야 하지만 신일골드코인은 백서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더리움 정보 사이트인 ‘이더스캔’에서도 조회되지 않는다.
 
금융 당국은 신일그룹이 사전판매로 모은 투자금을 제일제강 지분 인수에 썼는지, 보물선 발견 정보를 이용해 제일제강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신일그룹은 지난 6일 제일제강 지분 17.33%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계약금 18억5000만원을 납부한 상태다.
 
그런데 이 사실이 공개적으로 알려지기 전부터 제일제강 거래량과 주가는 급등했다. 주당 1500원 안팎이던 주가는 6월 중순부터 올라 지난 18일에는 장중 54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제일제강이 “보물선과 관계가 없다”고 공시하고 금융 당국이 조사에 착수하면서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25일 제일제강은 전날보다 21% 급락하면서 174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런 의혹에 대해 신일그룹 홈페이지에는 “신일골드코인을 돈스코이호와 관계없이 예정보다 앞당겨 상장하겠다. 한국 내의 잘못된 정보와 시기(猜忌)에 절대 굴복하지 마시라”는 송명호 싱가포르 신일그룹 회장의 글이 올라와 있다. 또 신일그룹은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공언했다. 금융권에서는 이 기자회견 내용에 따라 보물선 실체에 대한 여론의 향배와 금감원 조사 방향 및 강도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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