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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차별·고용우려"…종량세 무산 위기에 수제맥주·노조 반발



【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국산맥주와 수입맥주가 이원화돼있는 세금구조인 현행 종가세를 종량세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최근 제기됐지만 결국 내년 세제개편안에 이 같은 방안이 담기기 힘들어지는 분위기로 돌아서면서 주류업계 일각에서는 강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결국 '1만원에 4캔'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공정한 경쟁환경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수제맥주업계를 비롯해 맥주 대기업 노조에서도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수제맥주협회는 지난 24일 입장문을 내고 "종량세 체계와 관련해 '만원에 4캔'이 사라진다는 것과 증세의 프레임으로 흘러가며 소비자들과의 오해가 생기고 종량세로의 개정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있다"며 "매우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현재 종량세 논란이 ‘만원에 4캔’이라는 프레임에 집중돼 본질이 흐려지는 측면이 있으나 종량세 도입의 목적은 국산을 애용하자는 것이 아니고 증세를 하자는 것도 아니다"라며 "종량세 도입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세제도를 확립해 다양하고 품질 좋은 맥주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이를 통해 그 효익을 소비자에게 돌려주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산맥주 맛없어서 수입맥주 먹는다'라고 말하며 품질 낮은 맥주를 만들도록 유인하고 품질 좋은 맥주를 비싸게 판매하게 만드는 현재 구조를 변경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31개국은 맥주에 대해 종량세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칠레, 멕시코, 터키 등 4개국만 종가세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1만원에 4캔'이라는 부분과 관련해서는 종량세를 도입하면 오히려 경쟁을 통해 선택권이 늘어 가격이 저렴해질 것임을 강조했다.



협회는 "최근 논란이 됐던 저가 맥주들은 시장에서 퇴출되고 고가의 맥주들은 가격이 저렴해지고 다양한 수제맥주들이 출시돼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늘어날 것"이라며 "오히려 더욱 품질 좋은 맥주를 '만원에 4캔'에 팔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다"고 호소했다.



또 "종량세가 도입되더라도 국내 수제맥주업체들은 중소기업 기준상 소기업(음료제조업 소기업 120억 이하·중기업 800억 이하)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은 업체들로써 규모가 작고 주세보다 제조원가의 비중이 높아 종량세의 실질적인 효과는 미비하다"면서 "수제맥주업체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보다 부담 없이 좋은 맥주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종량세 도입과 관련해 본질에서 벗어난 소모적인 논쟁을 즉시 멈추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과세제도 및 소비자 효익이라는 관점에 집중해 정부기관에서 추진하고 있는 종량세가 도입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기존 맥주기업에서는 노조도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소비자의 선택권을 들어 종량세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오비맥주지회는 이날 화섬노조 명의의 성명을 통해 "종가세는 맥주시장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국내 생산맥주와 수입맥주 사이에 기형적인 역차별을 야기시켜 왔던 주세법 체계"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시장 역차별적인 과세체계는 높은 품질 수준의 국내 생산맥주의 가격경쟁력을 잃어버리게 하고 소비자들의 선택 과정에 속칭 '가성비'에 따른 국내 생산맥주 선택 기피와 불신을 일으켜 수입맥주 대비 국내 생산맥주의 소비 감소를 지속적으로 발생시키고 있다"며 "국내 맥주 제조산업을 보호 육성하고 공정한 시장 경쟁을 유도해 국내 맥주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일자리를 늘리려는 정부 정책에도 부합하지 않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 "국내 맥주산업과 맥주산업 종사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정부의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공정한 시장경쟁이 가능한 환경 조성을 바라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진경섭 오비맥주노조위원장도 "우리는 국내맥주만의 특혜를 바라지 않는다. 최소한 동등한 룰 속에서 국산맥주와 수입맥주 간의 차별 없는 소비자의 선택권 부여를 요구한다"며 "조속한 맥주 세제개편을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울러 "해외 공장에서 생산된 국내 브랜드 맥주가 국내에서 만들어진 맥주보다 가격이 큰 폭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국산 브랜드 맥주 생산이 해외로 이전될 우려가 날로 커지고 심각한 고용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미 위스키 제품들은 이러한 주세부과 체계의 맹점으로 생산기지를 해외로 모두 옮긴 상태다. 이로 인해 1000여명의 직접 고용과 1조원 이상의 경제효과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진 위원장은 "종량세 개편이 좌초되면 이번에는 위스키에 이어 맥주 제품들이 한국을 떠날 것은 시간문제"라며 "정부가 주세개편에 계속 미온적인 태도를 보일 경우 노동자들은 생존권 확보 차원에서 대정부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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