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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마크] 김진표 “전해철 확실한 우군…이해찬 출마 알았으면 말렸을 것”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8·25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가 꼭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당 대표 선거에 초선부터 7선까지 총 8명이 출사표를 낸 가운데 민주당은 26일 당 중앙위원회를 열고 본선에 나설 후보 3명을 가린다.

 
관전 포인트는 역시 친문 표의 향배란 관측이 많다. 친문 성향의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이 이전보다 10%포인트 높아진 40%여서다. 이들의 표심은 지난 20일 이해찬 의원이 출마 선언을 한 뒤로 요동치고 있다.

 
8.25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에 출마한 김진표 의원이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혁신 매니페스토 공약을 발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8.25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에 출마한 김진표 의원이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혁신 매니페스토 공약을 발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이 의원의 출마 여부에 누구보다 촉각을 곤두세웠던 이가 4선의 김진표 의원이다. 이 의원이 노무현 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친노·친문 진영의 좌장 격이지만, 김 의원 역시 노무현 정부 경제부총리·교육부총리 등을 역임한 원조 친노·친문이란 평가를 받는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맡아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설계했다.

 
당 중앙위 예비경선(컷오프)을 앞두고 표심 잡기에 분주한 김 의원을 지난 23일 밀착마크했다. 그의 나이는 올해 71세다. 하지만 8인의 후보 중 최고령인 게 무색할 정도로 그의 동선은 길었다. 차량에 올라타 양복 재킷을 벗는 그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이날 서울의 기온은 38도였다.

 
힘들지 않나.
나보다 경제가 더 힘들다. 경제에 희망을 만들어야 중앙권력과 지방권력에 이어 다음 총선에서 의회권력을 교체할 수 있다. 민주당은 오랫동안 야당을 하다 보니 비판하고 공격하는 건 잘하고 익숙한데, 여러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유능함과 안정감은 부족하다. ‘김진표 당 대표’가 필요한 이유다.
 
그는 당 대표 출마 선언 슬로건으로 ‘유능한 경제 정당을 이끄는 경제 당 대표’를 내세웠다.

 
24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초선 국회의원 주최로 열린 당대표 후보 초청토론회에서 후보들이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인영, 최재성, 김두관, 박범계, 김진표, 송영길, 이해찬, 이종걸 후보. [연합뉴스]

24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초선 국회의원 주최로 열린 당대표 후보 초청토론회에서 후보들이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인영, 최재성, 김두관, 박범계, 김진표, 송영길, 이해찬, 이종걸 후보. [연합뉴스]

이해찬 의원의 출마는 예상했나.
장고를 거듭하셔서 다들 안 나오실 거라고 생각했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 중 한 분이다. 하지만 후배들과 경쟁하기보다는 당이 어렵거나 꼭 필요할 때 추대하고 모셔야 할 분이다. 출마 전에 만났다면 ‘나오지 마시라’고 했을 거다. 이제 서로 예의를 갖춰서 경쟁하는 수밖에 없다.
 
지난 15일 출마 선언하는 날 친문 핵심인 전해철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했다. 사전에 조율했나.
그렇다. 지난 19일 발표한 ‘혁신 매니페스토’의 두 축은 경제혁신본부와 정당혁신본부다. 이 중 정당혁신본부는 전해철 의원의 아이디어다. 내가 더 구체화해서 발표했더니, 전 의원도 대만족하더라. (전 의원은 확실한 우군인가.) 그렇게 이해해도 좋다.
 
‘올드보이(old boy)’ 이미지가 있다. 경쟁자인 송영길·최재성·박범계 의원 등은 세대교체론을 주장한다.
선거에서 패배한 야당에서 나올 법한 이야기다. 이번 전당대회는 차기 대권 주자를 뽑는 선거가 아니다. 경제를 살리는 전문성과 안정감, 포용과 협치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8명의 후보 중에는 내가 가장 적합한 사람이다.
 
김 의원은 이날 서울 서초동 한국벤처투자 회의실에서 중소벤처기업 대표들과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과감한 규제 완화”와 “중소벤처 기업에 대한 금융권 투자 활성화” 등을 강조한 김 의원은 진지한 태도로 업계 관계자들 발언을 경청했다. 그의 수첩에는 깨알 메모가 가득 찼다.
 
김진표 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서울 서초동 한국벤처투자 회의실에서 열린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하준호 기자

김진표 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서울 서초동 한국벤처투자 회의실에서 열린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하준호 기자

검증 안 된 벤처기업에 은행이 뭘 믿고 투자하나.
미국 등 선진국의 금융그룹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융자 중심에서 투자 중심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이런 세계적 흐름에 비춰볼 때 우리는 너무 안정적인 은행 경영에만 의존하고 있다. 이런 금융 생태계를 혁신해서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다.
 
김 의원은 당 대표 출마 회견에서 “나는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의 설계자인 만큼 문재인 정부와 정치적 생명을 같이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한때 70~80%에 육박했던 문 대통령 지지율은 최근 고용지표 악화와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 등의 영향 탓에 60% 초반대로 떨어진 상태다.  
 
하락세인 대통령·민주당 지지율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 않나.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들에게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의 정책이 획일적으로 적용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얼마 전 당·정이 강력한 보완책을 내놔서 안정 단계에 접어들 거라고 보지만, 좀 더 미리미리 현장 목소리를 반영했어야 했다. 소득주도성장의 문제를 넘어서는 혁신성장을 앞당긴다면 지지율을 회복시킬 수 있다.
 
국정운영이 지나치게 청와대 위주란 지적이 많다.
청와대가 내각보다 먼저 구성돼 일을 시작하다 보니 지난 1년간 그렇게 보인 측면이 있다. 현재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은 큰 원칙·방향·논리를 세워 국민을 설득하는 데는 유능한데, 학자 출신이 많다 보니 세부 행정이나 문제 해결능력은 서툴다. 내각이 더 목소리를 키워야 하는 이유다. 당이 그 매개 역할을 해야 한다. 책임 있는 집권 여당답게 당·정·청이 정책을 놓고 긴밀히 협의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정책을 최종적으로 입법화하는 건 현재 여소야대인 국회다.
그래서 전략적 협치가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야당 인사의 입각은 좋은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위적인 선거연대나 당 대 당 통합 등 정치공학적 접근에는 반대다. 여당 대표의 덕목은 포용과 협치의 리더십이다. 추미애 대표는 촛불시민 뜻을 받아 정권교체를 실현하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여당으로 바뀌고 나서는 그런 점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김진표 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민주당 부산시당 중구영도구 지역위원회 개편대회에 참석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하준호 기자

김진표 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민주당 부산시당 중구영도구 지역위원회 개편대회에 참석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하준호 기자

이날 오후 김 의원은 비행기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다. 민주당 부산시당 각 지역위원회에서 열린 개편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그는 당원들 앞에서 인사를 마친 뒤에도 부산 지역 기초단체장과 지역위원장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돌리며 한 표를 호소했다.
 
차기 당 대표는 2020년 총선 공천권을 쥔다. 국민경선과 당원경선 중 어느 쪽에 가깝나.
공천에서 권리당원 권한을 넓혀주는 것이 민주정당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중요한 건 너무 자주 공천의 규정과 기준이 바뀌면 안 된다는 것이다. 적어도 선거 1년 전에는 공천의 세부 규정과 기준을 공시해서 투명성과 공정성, 당원 참여율을 높이겠다.
 
밀착마크를 마무리할 무렵, 김 의원은 논란을 일으켰던 종교인 과세에 대해 한마디 보탰다. 그는 지난해 8월 2018년 1월 1일 종교인 과세 법안 시행을 앞두고 이를 2년 더 유예하자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가 국회 조찬기도회장을 맡을 만큼 신실한 기독교인이라 당시 거센 비판이 일었다. 김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제대로 준비가 안 된 점을 지적한 것인데, 오해가 있어 억울한 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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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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