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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 넘어 범죄로 '적대적 공생'…일베·워마드 놔둬야 하나







【서울=뉴시스】 손정빈 류병화 기자 = 정의당 원내대표 노회찬 의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23일 오전부터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와 워마드에는 노 의원의 죽음을 조롱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일베에는 "덕분에 노노브라더스가 탄생했다"는 글이 게시됐다. 이 사용자는 지난 2009년 5월 숨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노 의원을 한 데 묶어 희화화했다. "자살을 축하한다" "노회찬 XX기념 잔치국수 맛집 모음집"이라는 글도 있었다.



워마드도 다르지 않았다. 한 사용자는 "한남충들이 얼마나 소심하고 심약한 새가슴인지 알겠다. 의심받고 추궁만 받으면 다 죽어버린다"고 비하했다. "'아파트 투신자살'을 '회찬하다'"로 부르자는 워마드 회원도 있었다. 일베는 극우주의 여성혐오 커뮤니티, 워마드는 극단적 남성혐오 사이트로 불린다.



이른바 '고인 능욕'에 네티즌들은 "해도 너무 한다"며 분개했다. "사회악인 두 사이트를 폐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일탈? 하루이틀 일이 아냐…2010년 초부터 논란



인터넷 문화의 영역 확장과 페미니즘의 확산으로 최근 더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들은 2010년대 초중반부터 줄곧 논란의 대상이었다.



2010년에 만들어진 일베는 2011년께부터 극우주의 성향을 띄기 시작해 이후에는 특정 지역을 비하하고,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끊임 없이 비하하는 행위로 악명을 얻었다. 이와 함께 여성 혐오 성향까지 띄어 '비주류 남성들의 극단적 탈출구'로 불렸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조롱한 것도 이들이었다.



워마드는 '미러링'을 통해 남성 중심 사회를 비판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5년 만들어진 이후 점차 목적을 잃고 일그러지기 시작해 올해 초부터 막무가내식 남성혐오 기조를 띄게 됐다. 남성 누드모델 몰카 사진이 처음 유포된 곳이 바로 워마드다.



두 '극혐' 사이트는 인터넷 하위 문화 중 하나로 불리며 서로를 물어뜯고, 극도로 자극적인 글과 사진 등을 통해 성장·유지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젠 범죄 행위로…몰카, 아동살해 예고까지



문제는 최근 이들의 온라인 활동이 용인 불가능한 실제 범죄 행위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2일 일베에는 '32세 일게이 용돈 아껴서 74살 박카스 할매 XX왔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에는 한 노년 여성의 적나라한 나체 사진이 첨부됐다. 댓글에는 이 여성의 신체를 비하하는 댓글들이 달렸다. 이후 해당 게시물이 다른 커뮤니티로 퍼져나가며 논란이 되자 작성자는 게시글을 삭제했다. 글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해당 사진은 명백한 몰카 범죄 행위다.



워마드에는 지난 18일 오전 아동 살해 예고 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들어가기도 했다. '동래역(부산) 앞이다. 칼 들고 유충 기다리고 있노'라는 제목의 게시물에는 동래역 사진과 흉기가 담긴 사진 두 장이 첨부됐다. 유충이라는 건 한남(한국남자)유충, 즉 남자아이를 의미한다. 이 밖에도 최근 워마드에는 태아 낙태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사진이 비판에 휩싸이자 구글링해서 얻은 사진이라는 변명과 함께 게시물은 삭제됐다.



이와 함께 현행법에 저촉되지는 않더라도 두 커뮤니티를 통해 지속적으로 각종 혐오발언이 광범위하게 생산·유포되면서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한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법적 제재 vs 표현의 자유



상황이 이렇다보니 더이상 일베와 워마드를 그냥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아예 이들의 범죄 행위를 적극 처벌하는 것은 물론 일부 혐오 발언에 대해서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 제재에 들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표현의 자유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일베나 워마드는 극히 소수의 네티즌이 공유하는 극단적 인터넷 문화에 불과하다며 대부분 네티즌은 이미 쏟아지는 정보를 걸러낼 수 있는 자정 능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는 옹호론도 있다. 언제 어느 시대에나 극단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있기 마련인 만큼 표현의 자유에 일단 제재를 가하기 시작하면 해당 규제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악용될지 알 수 없다는 우려도 있다.



◇법, 무관심, 자정능력, 언론쏠림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법적 대안과 사회적 대안을 함께 언급했다. 이 교수는 "법적 대안은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가령 최소한 인종적 편견이나 성(性) 편견을 담은 혐오 발언과 같은 경우에는 '표현의 자유'라는 방어막을 걷어줘서 법적인 제재를 가하는 방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과 같은 경우 편견에 의한 혐오발언을 가중 처벌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사회적 대안으로 '무관심'을 짚었다. "범죄라서 처벌할 게 아니라면 극단적 폭력이 담긴 발언이나 게시물에 (언론 등이) 관심을 주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임운택 계명대학교 교수는 "극단적인 혐오 발언을 독자들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겠느냐"며 "결국 독자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 임 교수는 "언론의 '쏠림 현상'이라는 걸 감안할 때 (일베나 워마드의 발언 등은) 특정 시점에 과대포장된 것일 수도 있다"며 "법적 규제는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문제는 아이들…'혐오'에 물든다



일베와 워마드의 폐해로 가장 자주 언급되는 건 '혐오'의 영향이 아이들에게까지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성인으로서 가치관을 확립하지 못한 청소년이 자극적인 글·사진·영상에 반복해서 노출되다보면 사회와 이성에 관한 그릇된 사고를 갖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최근 초·중·고교생들이 가장 자주 접속하는 사이트인 유튜브(Youtube) 내에는 일베·워마드 용어가 무차별적으로 쓰이는 콘텐츠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또 청소년이 직접 만든 영상 등에도 혐오 발언이 심심치 않게 포함돼 있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포르노 영상처럼 가린다고 가릴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직접적인 접속 제한을 두는 건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이웅혁 교수는 "해당 커뮤니티를 유해사이트로 지정하고, 학교 교육을 강화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임운택 교수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비방과 같은 극단적인 폭력에는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겠지만, 마냥 제재를 가하는 것보다는 청소년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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