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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식당] 한우·딱새우·큰송이버섯 등 한국 식재료 이용하는 이탈리안 맛집

어디로 갈까’ 식사 때마다 고민이라면 소문난 미식가들이 꼽아주는 식당은 어떠세요. 가심비(價心比)를 고려해 선정한 내 마음속 최고의 맛집 ‘심(心)식당 ’입니다. 이번 주는 모던한 고깃집 한육감의 이준수 대표가 추천한 ‘갈리나데이지’입니다.  

갈리나데이지의 대표 메뉴인 보타르가 파스타. 얇게 썬 어란과 주키니 호박을 올려낸다.

갈리나데이지의 대표 메뉴인 보타르가 파스타. 얇게 썬 어란과 주키니 호박을 올려낸다.

 
“신선하고 특이한 재료 사용하는 이탈리안 맛집”
한육감 이준수 대표.

한육감 이준수 대표.

이준수 대표는 허영만의 만화 『식객』에 나온 쇠고기구이전문점 ‘참누렁소’를 운영하는 이명호씨의 아들이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을 보며 자연스레 식재료 선별부터 식당 운영 등을 익혔다.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드러낸 건 2014년 독립해 한육감을 열면서부터다. 파인 다이닝을 연상시키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전채·후식을 강화한 요리 구성으로 화제가 됐고 광화문과 서울로에 있는 매장은 늘 사람들로 붐빈다. 

[송정의 심식당]
이준수 한육감 대표 추천
이탈리안 레스토랑 ‘갈리나데이지’

음식 자체를 좋아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맛집을 찾아다니는 그가 마음속 최고의 식당으로 꼽은 곳은 서촌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갈리나데이지’다. 이 대표는 “한국에서 드문 여성 오너셰프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특유의 섬세함과 밝은 분위기 때문에 언제 찾아도 즐거운 곳”이라며 “특히 이탈리아 요리는 기술이 중요한 프랑스 요리보다 재료를 중시 하는데 이곳의 셰프는 신선하고 특이한 재료가 있다면 국내외 어디든 직접 찾아간다”고 소개했다. 
 
3년 만에 수셰프 된 노력파 셰프
서촌 통인시장에서 경복궁역 방향으로 100m 정도 걸어오면 오른쪽에 작은 골목이 나온다. 그 골목에 ‘갈리나데이지’가 있다. 1950년대 지어진 오래된 양옥 건물은 2014년 봄, 박누리 셰프에 의해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변신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경상북도 향토 음식 전문가인 어머니 이신옥씨의 어깨너머로 한식을 배웠다. 고등학교 때 한식을 비롯해 양식·일식·중식·베이커리 자격증까지 모두 취득했다. 그런 그가 이탈리아 요리에 빠진 건 이태원 ‘솔티노스’에서 파스타를 맛보고 부터다. 그 길로 ‘솔티노스’의 셰프 산티노 소르티노의 주방에 취직했다. 2006년부터 8년간 소르티노 셰프가 오픈한 ‘그라노’ 등 레스토랑을 거치며 기본부터 실력을 쌓았다. 
갈리나데이지 내부는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사진은 2층 모습.

갈리나데이지 내부는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사진은 2층 모습.

‘그라노’는 국내에서 이탈리아 셰프 사관학교로 불릴 만큼 수많은 셰프를 배출했는데 박 셰프는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그도 그럴 것이 2006년 주방 막내부터 시작해 3년 만에 주방을 총괄하는 수셰프가 됐기 때문이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유명 레스토랑에서 3년 만에 수셰프가 되는 일은 드물다. 그 비결을 묻자 박 셰프는 “잠자는 시간을 빼곤 요리에 모든 시간을 쏟았다”며 “모처럼 쉬는 날 데이트를 하다가 주방에 일손이 부족하다는 연락을 받으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어갔다”며 웃었다. 
하지만 요리를 할수록 이탈리아 요리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스승인 소르티노 셰프에게 가장 많이 한 질문은 ‘왜 이렇게 요리하냐’였다. 그때마다 돌아오는 답변은 “이탈리아에선 원래 그렇게 요리한다. 한국에서 김치에 마요네즈를 안 넣는 것과 똑같은 거다”였다. 이탈리아 현지 식당을 다녀보지 않은 그에겐 이해하기 힘든 답변이었다. 
결국 그는 2009년 이탈리아로 떠났다.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현지 요리를 맛보고서야 이탈리아 사람들이 즐겨 먹는 요리가 지역마다 왜 다른지, 왜 그렇게 조리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큰 소득은 자신이 만드는 이탈리안 요리가 현지 맛과 다르지 않다는 자신감이었다. 한국에 돌아온 후에도 그는 소르티노 셰프와 5년간 일했다. 다른 식당에서 좋은 조건들을 제시해도 그는 “더 배우겠다”는 마음이 컸다고 한다. 그는 “소르티노 셰프는 재료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깐깐하고 엄격한 사람이라 함께 일하며 재료에 대한 기준이 확실해졌다”고 설명했다. 
 
한국 식재료들로 이탈리안 요리를 만들다
그렇게 8년을 보내고 자신의 영어이름인 ‘데이지’를 내건 레스토랑을 서촌에 열었다. “내가 한국 사람이고, 이곳이 한국인만큼 한국적인 정서가 남아있는 곳에 레스토랑을 열고 싶었다”는 게 서촌을 선택한 이유다.  
이탈리안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그는 재료를 차별화했다. 예를 들어 스테이크는 한우를 사용한다. 박 셰프는 “와규 등 다른 쇠고기도 사용해봤지만 한국 사람 입맛엔 마블링이 적당한 한우가 맛있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어란도 이탈리아산이 아닌, 국내에서 꼼꼼하게 손질한 후 문배주를 발라 말린 양재중어란을 사용한다. 이 어란으로 만든 메뉴가 박 셰프의 시그니처 메뉴인 보타르가 파스타다. 얇게 썬 어란과 잘게 부순 어란을 모두 올려 함께 먹으면 어란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치악산큰송이버섯에 시금치와 리코타치즈를 올려 구워낸 메뉴 '풍기'.

치악산큰송이버섯에 시금치와 리코타치즈를 올려 구워낸 메뉴 '풍기'.

좋은 식재료가 있는 곳이라면 강원도부터 제주도까지 가리지 않고 찾아간다. 그는 “레스토랑에만 있으면 갇혀 있는 느낌이라 그날그날 예약 현황을 확인하고 시간을 비워도 될 때는 식재료를 찾아 떠난다”고 말했다. 우연히 들른 식당에 나온 밑반찬 역시 허투루 보지 않는다. 원주의 한 식당에서 나온 버섯 볶음이 맛있으면 어떤 버섯이고,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그렇게 찾아낸 게 ‘원주 치악산 큰송이버섯’이다. 표고버섯의 풍미와 새송이버섯의 식감을 가진 식재료로 애피타이저 메뉴인 ‘풍기’에 사용한다. 풍기는 치악산 큰송이버섯에 포항초(또는 시금치)와 직접 만든 리코타 치즈를 올려 진한 맛과 향미를 느낄 수 있는 메뉴다. 이탈리아·태국 등 해외도 즐겨 찾는다. 특히 이탈리아는 맛집 위주 여행을 했던 과거와 달리 자신이 사용하는 파스타나 트러플(송로버섯) 등의 식재료 공장을 방문한다. 최근엔 트러플 공장을 찾아 트러플 헌터와 함께 채집·제조 과정까지 지켜봤다.
 
개인 나무젓가락 들고 오던 단골 회장님과의 추억  
오너셰프인 만큼 요리와 경영을 모두 챙겨야 하는데 이 중 정성을 들이는 건 직원이다. 3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게 2주의 유급휴가와 500만원의 여행 경비를 지원한다. 경영자가 아닌 선배로서의 배려다. 그는 “취미가 아닌 업으로 요리를 하려면 종착지까지 가기 위해 정보와 즐거움 둘 다 필요한데 내겐 여행이 그 역할을 해줬다”며 “많이 보고 느껴야 요리사로서 롱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배주를 발라 말린 어란을 얇게 썰어 얹어낸 보타르가 파스타.

문배주를 발라 말린 어란을 얇게 썰어 얹어낸 보타르가 파스타.

가장 보람을 주는 건 단골손님이다. 그는 “내가 만든 파스타를 맛보기 위해 꾸준히 찾아오는 사람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웃었다. 잊을 수 없는 단골도 있다. 늘 개인 나무젓가락을 들고 와 파스타를 드시는 80대 어르신이 계셨는데 알고 보니 중소기업 회장님이었다고 한다. 해외 여행 중 그 분의 별세 소식을 듣고 마음 아팠는데 얼마 후 어르신의 뒤를 이어 회사를 운영하는 아들이 임원들과 함께 찾아와 식사를 하며 “회장님이 가장 즐겨 찾던 곳이자 마지막으로 찾은 양식당”이라고 소개하는 모습을 보며 또 한 번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갈리나데이지는 정오부터 오후 10시30분까지 운영하며 매주 일요일은 쉰다. 메뉴는 1만~3만 원대로 다양하다. 2층에선 코스도 선보인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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