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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관 방화로 일가족 잃은 가장 “살인자가 뚫린 입이라고…”

서울 종로구 서울장여관 방화 사건 피의자와 현장 사진.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서울장여관 방화 사건 피의자와 현장 사진. [연합뉴스]

성매매를 거절당했다는 이유로 서울 종로의 한 여관에 불을 질러 7명이 숨진 사건의 유가족이 “방화범을 사형을 처해 달라”고 호소했다.
 
자신을 종로 여관 방화 사건으로 아내와 두 딸을 잃은 가장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방화범을 재판장에서 볼 때면 아버지이자 남편인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제발 사형이란 판결이 나길 바라며 재판을 방청할 뿐”이라고 답답해했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지난 1월 20일 어머니(34)와 중학생(14), 초등학생(11) 세 모녀는 서울로 여행을 떠났다가 여관 방화 참사로 희생됐다. 사건 당일은 전국을 여행하던 세 모녀가 서울에서 묵은 첫날이었다. 모녀는 여행을 함께하지 못한 남편과 아빠에게 미안했는지 숙박비가 저렴한 여관에 짐을 풀었다가 참변을 당해 주위를 더 안타깝게 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여관에 불을 질러 7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유모(53)씨는 재판장에서 눈물을 흘리며 반성문을 읽었다. 유씨의 반성문에는 “나 또한 아들 결혼식 날까지 받아놓은 아버지다. 부모를 모시고 있는 아들로서 말할 수 없는 큰 죄를 지었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한다.  
 
청원인은 “이 글을 읽어가는데 저는 아내와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었다. 살인자가 어디 뚫린 입이라고 아들 결혼식 이야기를 하느냐”며 “제 삶은 하루하루가 지옥이고 답답하고 성질난다. 아내와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자책감에 ‘나까지 죽으면 세상이 알아줄까?’ 하는 나쁜 생각을 갖곤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한 남자의 비뚤어진 욕정에 7명이 희생당했다. 이런 가해자에게 무기징역이란 선고가 내려졌다. 어이가 없다”며 “7명 사망자와 유가족에게 정중한 사과, 그리고 사형으로서 죗값을 치르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검찰은 1심에서 “욕정을 채우지 못한 피고인이 분풀이를 위해서 치밀하게 방화 계획을 세우고 불특정 다수가 숙박하는 여관에 불을 지른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생전에 느꼈을 공포와 고통을 고려한다면 죄책에 상응하는 선고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그러나 1심은 “법이 허용하는 한 가장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면서도 검찰이 구형한 사형은 사법제도가 상정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라며 유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은 형량이 적정하지 못하다며 항소했고, 지난 12일 원심과 같이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유씨는 지난 1월 20일 오전 2시쯤 술을 마신 뒤 종로구 서울장여관에 들어가 업주에게 성매매 여성을 불러달라고 요구했고, 이를 거절당하자 같은 날 오전 3시쯤 홧김에 여관에 불을 낸 혐의를 받는다. 업주에게 앙심을 품은 유씨는 근처 주유소에서 산 휘발유 10ℓ를 여관 1층에 뿌리고 불을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로 7명이 숨지고 3명이 크게 다쳤다. 항소심 선고는 다음 달 6일 오전 10시에 이뤄진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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