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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군수 임명도 못하나' 부산시장-기장 군수 갈등, 왜

오규석 기장군수가 23일 오전 부산시청 광장 앞에서 기장군수의 부단체장 임명권 반환 요구를 주장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 1]

오규석 기장군수가 23일 오전 부산시청 광장 앞에서 기장군수의 부단체장 임명권 반환 요구를 주장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 1]

오규석(59) 부산 기장군수가 부군수 임명권 반환을 요구하며 23일부터 부산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부산시가 실질적으로 부단체장 임명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오 군수는 "군수가 부군수 임명도 제대로 못 하면 지방분권과 지방자치라는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부산시의 부군수 임용권을 반드시 돌려받아 풀뿌리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부단체장은 구의 경우 부구청장, 군의 경우 부군수에 해당하는 3급 부단체장(인구 10만 명 이하의 구는 4급)이다. 이름 앞에 '부'가 붙지만 실질적으로 기초자치단체의 인사·재정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지방공무원들은 말한다. 익명을 요구한 일선 구청 6급 공무원은 "공무원 세계는 잠공(잠깐 공무원)과 평공(평생 공무원)으로 나뉜다. 보통 선출직을 잠공, 시험을 쳐서 들어와 정년까지 있는 사람을 평공으로 부른다. 구청장은 잠공이지만 부구청장은 평공이라 부구청장 눈밖에 안 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청장 임명권보다 시장 인사교류 힘이 더 커
 
부단체장은 지방자치법 제110조 4항에 따라 지방자치법상 단체장이 임명한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광역단체인 시장이나 도지사가 인사교류협의회를 통해 기초단체에 부단체장을 '보내는' 방식으로 인사가 이루어진다. 구청 내 5급 공무원이 시청으로 가고, 이에 대응해 시청 내 4급 공무원이 부구청장으로 인사발령이나 구청으로 가는 식이다. 
시장의 입장에선 국장급(4급) 공무원들을 관리·지휘하고, 기초자치단체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구청장이나 군수들도 통상적으로 이를 받아들여 왔다. 구청 총무국장을 지낸 한 퇴직 공무원은 "시에서 보내는 교부금 등이 없다면 구청에서 자체 예산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따라서 구청장이 시장의 인사 지시를 거절할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신연희 전 서울 강남구청장은 2014년부터 서울시의 인사교류(부구청장 임명)를 꾸준히 거부한 바 있다. 당시에도 재정이 넉넉한 강남구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부산대 강재호 교수(행정학)는 "부구청장, 부군수를 구청 내에서 혹은 구청장 측근으로 할 경우 기초자치단체 조직이 굉장히 경직될 수 있는 반면 시에서 부구청장을 1년 단위로 낙하산으로 보내는 것도 전문성을 약화하고, 지방자치를 훼손하는 결과로 치닫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부구청장 인사권은 시장과 구청장·군수가 협의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2014년 민선 6기 출범 당시 전국공무원노조 부산지역본부는 "부산시는 일방적인 부단체장 낙하산 인사를 중단하고, 부단체장 인사권을 기초단체장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오 군수의 1인 시위에 대해 기장군 공무원노조는 “2015년 인사 파동으로 재판을 받는 오 군수가 갑자기 부구청장 임명권을 주장하는 것은 지방분권을 핑계로 자신의 측근을 임명하기 위한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조소희 기자 jo.sohee@joo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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