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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도가 폭염에 신음하고 있다…올림픽 전까지 도쿄를 식혀라

 '신국립경기장 출발 때 35.2도, 30km 지점인 도쿄 황궁앞 도착하니 36.9도, 오르막길이 많은 35km 지점 이치가야(市ケ谷)역 주변 40.4도~.'
 
지난 19일 일본의 유력 민영 방송인 TV아사히 취재팀이 손에 온도계를 들고 2020년 도쿄 올림픽 마라톤 코스를 그대로 따라가며 기온을 측정한 결과다. 
 
일본 도쿄도와 인접한 사이타마현 구마가야시에 설치된 온도계가 40.3도를 표시하고 있다. 오후 2시 넘어서는 41.1도를 기록해 관측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AP=연합뉴스]

일본 도쿄도와 인접한 사이타마현 구마가야시에 설치된 온도계가 40.3도를 표시하고 있다. 오후 2시 넘어서는 41.1도를 기록해 관측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AP=연합뉴스]

지표에서 발생되는 열기 때문에 기상청의 공식 기온보다 훨씬 높은 아찔한 기온이 이른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관측됐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의 마라톤 풀코스는 "관광 일본의 매력을 어필하겠다"는 취지로 도쿄역, 아사쿠사, 긴자, 도쿄타워, 황궁앞 등 도쿄의 명소들을 모두 거치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관광 홍보도 좋고 경치도 중요하지만 최근 가장 문제로 지적되는 건 사우나를 방불케하는 도쿄의 무더위다.
 
23일 도쿄 거리를 걷던 한 시민이 수건으로 땀을 닦고 있다. 이날 도쿄 시내 기온은 39도를 기록했다. [AP=연합뉴스]

23일 도쿄 거리를 걷던 한 시민이 수건으로 땀을 닦고 있다. 이날 도쿄 시내 기온은 39도를 기록했다. [AP=연합뉴스]

23일 사이타마현에서 관측사상 최고인 41.1도가 기록되고, 도쿄 도심의 기온이 39도를 찍는 등 열도 전체가 신음하고 있다. 
 
그래서 “과연 이런 사우나에서 올림픽을 치를 수 있느냐”는 우려가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마라톤이나 철인 3종경기처럼 인간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일부 종목들의 경우 경기력은 당일 날씨 변수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기록이 문제가 아니라 경우에 따라 무더위로 인한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과거 30년간 개최된 하계올림픽 가운데 대회 기간 중 하루 최고 기온의 평균이 가장 높았던 건 2004년 아테네(33.2도), 1996년 애틀란타(30.6도)순이었다.
 
2020년 도쿄는 이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이사회가 대회 조직위원회와의 협의를 통해 일부 종목의 경기 시간을 조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마라톤은 당초 계획보다 30분 빠른 오전 7시, 남자 경보 50km는 1시간 30분 앞당긴 오전 6시로 출발시간이 조정됐다. 철인 3종도 오전 10시에서 두 시간 빠른 8시에 열리고, 골프의 티 오프 시간도 오전 9시에서 7시로 앞당겨졌다. 
 
하지만 “선수들의 몸을 생각한다면 마라톤 경기의 시작은 새벽 4시나 5시쯤으로 더 당겨야 한다”(전 마라토너 지바 마사코),“지금대로라면 선수뿐만 아니라 응원하는 어린이나 노인들이 극히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도쿄대 요코하리 마코토 교수)는 우려도 줄을 잇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와 도쿄도는 물론 일본 사회 전체가 '도쿄 사우나'해소를 위한 올인 체제에 돌입했다. 2020년 올림픽까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보겠다는 것이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도쿄도 지사는 23일 언론 인터뷰에서 “한마디로 더위와의 총력전을 벌일 계획”이란 포부를 밝혔고, 세계 제일의 안전 제일 중시 국가라는 일본에서도 “시큐리티(안전)보다 더위 대책이 우선”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23일 도쿄 히비야에서 열린 폭염 억제 상품 전시회에서 시민들이 '미스트 샤워' 등을 체험하고 있다. 도쿄 도심은 이날 39도까지 기온이 올렸다. 서승욱 특파원

23일 도쿄 히비야에서 열린 폭염 억제 상품 전시회에서 시민들이 '미스트 샤워' 등을 체험하고 있다. 도쿄 도심은 이날 39도까지 기온이 올렸다. 서승욱 특파원

먼저 논란이 되고 있는 마라톤 코스와 관련해선 아스팔트에 특수한 포장재를 씌우는 작업이 곳곳에서 진행중이다. 태양광을 반사해 아스팔트 표면의 온도를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이 특수 포장재는 보습성도 좋아 수분이 증발하면서 주변의 열기를 빼앗도록 고안됐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잎이 넓은 가로수를 심어 응달을 넓히는 작업도 시작했다. 
 
이밖에 마라톤 코스 주변 건물이나 학교의 옥상 등에 대한 녹화 사업을 통해 주변 온도를 낮추는 작업도 병행하기로 했다. 또 거리 곳곳에 송풍기 등을 많이 설치할 계획이다.  

 
2020년 올림픽을 겨냥한 '도쿄 기온 낮추기' 총력전엔 일본 기업들과 대학 연구팀까지 뛰어들었다. 
23일엔 도쿄 도심 히비야에선 관련 전시회까지 열렸다.
 
23일 도쿄 히비야에서 열린 폭염 억제 상품 전시회에서 시민들이 '미스트 샤워' 등을 체험하고 있다. 도쿄 도심은 이날 39도까지 기온이 올렸다. 서승욱 특파원

23일 도쿄 히비야에서 열린 폭염 억제 상품 전시회에서 시민들이 '미스트 샤워' 등을 체험하고 있다. 도쿄 도심은 이날 39도까지 기온이 올렸다. 서승욱 특파원

전자업체 파나소닉이 개발한 ‘차세대 미스트 샤워’ 는 물을 안개 모양으로 뿜어내는 장치인데, 새 기술의 특징은 물에 압축공기를 혼합시켜 분출하는 방식으로 입자의 크기를 과거의 10분의 1 수준으로 축소시켰다. 
 
물이 증발하면서 체감 온도를 약 4도 정도 낮출 수 있는데, 곧바로 증발되기 때문에 물을 맞는 사람이 "젖었다"는 불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게 특징이다.
 
내년 여름께 상용화된 제품을 도쿄의 거리 곳곳에 설치할 예정이다. 파나소닉측은 이날 “도쿄를 찾는 외국인들을 시원하게 대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도쿄도시대학 연구팀은 선인장과 같은 다육식물을 전철 선로에 심어 선로 표면의 온도를 떨어뜨리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다육식물은 사막 등의 건조한 날씨에 적응하기 위해 땅 위의 줄기나 잎에 많은 양의 수분을 저장하는 식물을 말한다. 열 차단 효과가 좋은 다육식물을 활용해 한여름 섭씨 50~60도까지 오르는 선로의 표면온도를 30~40도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것이 목표다.
 
음료 제조업체 이토엔(伊藤園)은 녹차 지꺼기가 배합된 특수 시트를 활용해 음료자판기가 배출하는 열을 억제하는 실험에 매달리고 있다.
  
녹차 지꺼기가 함유된 특수 시트를 자판기에 붙이면 표면온도를 섭씨 60도에서 약 45도로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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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