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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통상마찰 넘어 통화전쟁으로 치닫는 미·중 갈등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글로벌 통화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중국을 겨냥해 “미국은 금리를 올려 달러화가 강해지는데 중국 등은 통화가치를 조작하고 이자율을 낮추고 있다”고 지적하자 23일 중국이 맞받아쳤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인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은 위안화 환율을 조작하지 않으며 환율은 시장 논리에 따라 움직인다”고 반박했다.
 
현재 달러화 대비 위안화값은 5월 초보다 6% 정도 떨어졌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환율 상승) 중국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올라간다. 이는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매긴 미국의 의도를 무력화한다. 트럼프가 통화전쟁에 불을 붙인 이유다.
 
중국의 경제가 가라앉으면 주요 수출국인 한국 경제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다. 이미 징조가 나타났다. 달러화에 견준 원화값은 5월 초에 비해 5% 이상 절하됐다. 원화값이 떨어지면 수출 기업에는 유리하지만 무역전쟁이 확산해 관세장벽이 높아지면 수출 경쟁력을 확신할 수 없다. 오히려 수입 물가가 올라가 가뜩이나 부진한 내수가 더 저조해질 수 있다. 국내에 투자한 외국 자본이 환차손을 우려해 투자금을 본국으로 가져갈 수도 있다. 이미 국내 금융시장은 원화값 하락에 따른 부정적 효과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어제 코스닥 지수는 4% 넘게 하락했다.
 
외환 당국은 비상대응 체제를 갖춰야 한다. 철저히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다면 스무싱 오퍼레이션(미세조정) 등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1994년의 급속한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가 아시아 외환위기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성장 엔진이 힘차게 돌아가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지난주 “낡은 관행과 제도,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겠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선언이 실행에 옮겨지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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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