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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 중앙일보 부동산팀장

강남 분양권 증여로 6000만원 절세하려다 잘못하면 1000만원 더 낸다

디에이치자이개포 조감도. 이 단지 계약자 1600여명 중 절반에 가까운 700여명이 분양권 명의로 부부 공동으로 바꿨다.

디에이치자이개포 조감도. 이 단지 계약자 1600여명 중 절반에 가까운 700여명이 분양권 명의로 부부 공동으로 바꿨다.

지난 3월 역대 최고 ‘로또’로 꼽혀 25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한달만에 모두 팔린 서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개포. 분양가가 3.3㎡당 평균 4160만원으로 가구당 9억~30억원에 달했지만 분양가 규제를 받아 주변 시세보다 최소 3억원 이상 저렴하다는 업계 평가를 받았다.  
 
이 아파트 계약자(1690명) 중 절반에 가까운 739명이 지난 6월 증여 신고를 거쳐 부부 공동명의로 분양권 명의를 바꿨다. 서울이 투기과열지구여서 준공 후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분양권 전매를 할 수 없다. 다만 예외적으로 배우자 증여는 허용된다.  
 
올해 상반기 주택 매매거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다소 줄었지만 주택 증여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국 증여 주택 수가 5만4655가구로 실거래 신고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반기별로 가장 많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34% 늘었다. 
 
서울은 더 많이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 역대 처음으로 반기 증여 주택 수가 1만건을 넘어선 1만2850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8353건)의 두 배에 가깝다.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증여한 주택 3채 중 하나는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 3700가구)이다. 지난해 상반기(1459가구)의 두 배가 넘는다. 
 
집값이 비쌀수록 증여가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증여 상당수는 부부간에 이뤄지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6억원까지 증여세가 없기 때문이다. 직계 존·비속은 5000만원까지다.  
자료: 국토부

자료: 국토부

주택 증여를 하는 주된 이유는 절세 목적이다. 주택 지분을 부부간 둘로 나누면 보유세와 양도세를 아낄 수 있다. 지난 4월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됐고 내년부터 과세표준(세금 산정 기준 금액) 인상, 다주택자 중과 등으로 종합부동산세도 늘어난다.  
 
양도세와 종부세는 개인별로 계산하기 때문에 지분을 쪼개면 종부세 과세표준을 낮추고 양도차익을 줄일 수 있다. 그만큼 세율이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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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문가들은 증여가 절세의 능사는 아니라고 말한다. 증여에 숨은 복병이 많다는 것이다.  
 
대납하는 분양대금도 증여 
 
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인 분양권은 기존 주택과 증여재산가액 산정 등이 다르다. 증여 액수는 분양가가 아니라 증여 때까지 분양업체에 불입한 금액과 증여 당시 웃돈(프리미엄)을 합친 금액이다. 
 
당첨 후 계약금(주로 분양가의 10%), 중도금(10%씩 여섯 차례), 잔금(30%) 순으로 내기 때문에 증여를 빨리할수록 증여 액수를 낮출 수 있다.  
 
전매 금지 적용을 받는 분양권은 거래 사례가 없어 웃돈이 없는 것으로 본다. 
 
디에이치자이개포의 증여 금액은 그동안 들어간 돈의 지분 비율이 된다. 이 단지는 아직 중도금 납입을 시작하기 전이고 분양가의 10%인 계약금만 받았다. 배우자에게 2분의 1을 증여했다면 증여금액이 4900만~1억5000만원이다.  
 
증여받은 배우자는 중도금·잔금을 낼 때 증여 지분만큼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만약 배우자가 중도금·잔금을 대신 내면 중도금·잔금 중 증여 지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추가로 증여받은 셈이다.  
 
배우자 증여 공제금액 6억원은 10년간 합산한 금액이다. 계약금과 중도금·잔금 중 증여 지분에 해당하는 금액이 6억원이 넘으면 증여세를 내야 한다.  
 
디에이치자이개포에서 전용 76㎡ 일부 가구부터 계약금 등 총 분양가가 12억원이 넘는다. 지분 절반을 증여하고 중도금 등을 대신 납부하면 증여세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럴 경우 분양가가 14억360만원인 전용 84㎡의 증여 금액은 7억180만원이고 증여세는 1215만원이다. 19억690만원인 전용 118㎡ 증여세는 7100만원이다.  
 
준공 후 양도할 때까지 증여로 줄일 수 있는 보유세와 양도세가 증여세보다 많아야 이득이 되는 셈이다.  
 
전용 84㎡를 준공 후 거주하지 않고 보유만 하다가 5년 뒤인 2026년 26억원에 판다고 보자. 증여하지 않을 경우 5년간 보유세(재산세+종부세)와 양도세가 총 3억2100여만원이다. 증여하면 보유세·양도세는 2억8000만원으로 4000여만원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증여세를 합치면 2억9200만원으로 늘어 절세 금액이 3000만원 정도다.  
자료: 김종필 세무사

자료: 김종필 세무사

전용 118㎡을 단독 명의로 갖고 있다 2026년 34억원에 팔면 보유세·양도세 합계액이 4억2800만원이다. 부부 공동명의의 세금은 3억7000만원으로 세금이 6000만원가량 줄어든다. 그런데 여기다 증여세 7100만원을 더하면 오히려 전체 세금이 더 많아진다.
 
집값이 비싸고 많이 오를수록 보유세·양도세·증여세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증여받으면 취득세 내야 
 
기존 주택 증여에서는 증여받는 사람의 취득세를 무시할 수 없다. 증여받는 사람은 주택을 일부라 하더라도 취득했기 때문에 취득세를 내야 한다. 증여 취득세는 매매 취득세와 다르다. 매매의 경우 취득세율이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전용 85㎡ 이하·초과로 나눠 1.1(6억원 이하, 85㎡ 이하)~3.5(9억원 초과, 85㎡ 초과)%다. 증여 취득세는 거래가격이 없어 공시가격에 세율 4%를 적용한다.  
 
배우자에게 증여받은 시가 6억원은 공시가격으로 4억2000만원(시세 반영률 70% 적용)이고 취득세는 1680만원이다. 증여로 줄일 수 있는 보유세·양도세가 이보다 더 많아야 증여가 절세에 유리하다. 
 
1주택자가 현재 시세 16억원인 주택을 5년 뒤 20억원에 팔면 5년간 보유세와 양도세는 총 5600만원이다.  
 
16억원 중 6억원어치를 배우자에게 증여할 경우 보유세·양도세는 4300만원으로 1300만원 줄어든다. 하지만 증여세 1680만원을 더하면 300여만원 더 많다.  
 
증여에 취득세와 같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집값이 많이 올라 증여에 따른 보유세·양도세 절감액이 많아야 증여가 나은 셈이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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